[사설] 제3지대 뭉친 '개혁신당', 정치 야합으로 끝나선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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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2-13 06:55  |  수정 2024-02-13 06:56  |  발행일 2024-02-13 제23면

각자도생의 길을 가던 제3지대 신당 세력이 이른바 '빅텐트'를 완성했다. 설 연휴가 시작된 지난 9일 이준석 대표의 개혁신당, 이낙연 대표의 새로운미래, 금태섭 대표의 새로운선택, 이원욱·조응천 의원의 원칙과상식이 '깜짝 통합'을 발표했다. 여야에서 갈라진 4개 세력이 뭉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정가의 대체적인 분석도 그러했다. 실제로 통합 과정에서 당명과 지도체제 등을 둘러싼 진통도 꽤 컸다고 한다. 하지만 총선에서 살아남기 위한 절박함이 각 세력의 대승적 결단을 이끌어낸 것으로 보인다. 이번 통합이 물리적 결합을 넘어 화학적 융합에 성공할지, 나아가 총선판을 얼마만큼 뒤흔들지는 지켜볼 일이다.

제3지대 연합 세력은 당명을 개혁신당으로 정하고 이준석·이낙연 공동대표 체제로 운영키로 했다. 사실상 '낙준연대'가 총선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최근까지도 두 대표가 한 지붕 아래에서 합칠 가능성은 낮아 보였다. 30살도 넘는 나이 차이는 별개로 치더라도 정치 기반과 성향, 지지층이 너무나 다르기 때문이다. 어쩌면 정체성 논란이 불거지는 게 당연하다. 여당 일각에선 '잡탕밥'이라는 비아냥이 나오고, 이준석 지지층의 탈당 행렬도 잇따르고 있다. 개혁신당이 출범 초기의 고비를 어떻게 넘길지가 관심이다.

개혁신당 지도부는 지난 11일 첫 회동을 갖고 "거대 양당 꼼수 정치의 상징인 위성정당을 안 만들기로 했다"고 밝혔다. 통합의 명분인 양당 기득권 타파를 위해 의석수 손해를 감수하겠다는 것이다. 일단 방향은 옳다. 하지만 이 정도로는 부족하다. 개혁신당이 정치 야합의 산물이란 비판을 듣지 않으려면 국회의원 특권 폐지를 포함한 고강도 개혁카드를 내놔야 한다. 그래야만 민심을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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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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