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화의 자연과 환경] 수소와 수소에너지

  • 정성화 경북대 화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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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2-14 06:48  |  수정 2024-02-14 07:00  |  발행일 2024-02-14 제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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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화 경북대 화학과 교수

수소는 가장 가볍고 간단한 원소로 우주 질량의 75%(원소 개수 기준 88%)를 차지할 정도로 우주에서 가장 흔한 원소이다. 수소는 에너지로 활용 시 공기와 함께 연소시킬 수도 있지만, 수소연료전지(수소를 연료로 사용해 에너지를 얻는 장치)를 이용하여 전기·열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데 이때 공해 물질은 물론이고 이산화탄소(CO2) 같은 온실가스가 배출되지 않는다. 특히 연료전지는 매우 깨끗한 공기를 사용해야 하므로 수소를 동력원으로 사용하는 차량은 초미세 먼지를 걸러주어 달리는 공기청정기라고 불릴 정도이다. 따라서 수소는 화석연료를 대체할, 고갈되지 않는 친환경·미래 에너지원이라고 흔히 불린다.

한편, 수소는 에너지로 곧바로 활용할 수 있는 수소 분자(H2)로 존재하기보다는 대부분 다른 원소와 결합하고 있고(예로, 물의 경우 산소와 결합함) 그러한 결합된 화합물 상태에서 활용 가능한 수소 분자를 제조하는 것이 필요하다. 현재 수소는 주로 천연가스로부터 얻는데 1㎏ 수소를 얻을 때 약 10㎏의 CO2가 배출되며(수소 이용의 큰 단점으로 부각) 이렇게 온실가스를 배출하며 얻어진 수소를 그레이 수소라 한다. 그레이 수소 생산 시 얻어지는 CO2 등의 온실가스를 포집·저장하면서 생산되는 수소는 블루 수소라고 하고, 태양 등의 신재생 에너지를 이용해 물을 전기분해하여 얻는 수소는 CO2 문제가 없으므로 그린 수소라고 한다. 현재 생산되는 수소의 약 96%를 차지하는 그레이 수소를 블루 수소, 궁극적으로는 그린 수소로 대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최근 수소 도시 및 수소 시범도시란 말도 자주 듣게 되는데 수소 도시란 생산에서부터 이송·활용까지 시스템을 갖추고 일상생활에서 수소를 도시가스처럼 사용하는 사회와 도시를 말한다. 수소 시범도시는 수소 도시를 미리 경험·대비해 볼 수 있는 개념이며 포항과 울산 등이 수소 시범도시 사업을 추진 중이다.

수소는 폭발 위험성이 상존하며, 너무 가벼워 운송·저장의 어려움이 크다. 예로, 먼 거리 이송을 위하여 액화를 하려면 매우 낮은 온도(-253℃)까지 냉각해야 하고 비용이 크게 든다. 또한 수소연료전지차에 사용되는 수소는 약 700기압으로 충전되는데 상당한 고압으로 인해 안전과 비용의 문제점이 존재한다. 이러한 문제점에도 수소는 궁극적인 미래의 에너지원이며, 피할 수 없는 대세가 될 것으로 예측되므로 착실히 준비하여 언젠가 우리 가까이에 와 있을 수소 시대를 대비해야 할 것이다. 석기 시대가 종말을 고한 것은 돌이 없어서가 아니듯, 석유·석탄이 충분히 남아도 어느덧 수소 시대가 도래할 것이기 때문이다.
정성화 경북대 화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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