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결국 시작된 의료대란, "환자 곁 지켜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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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2-20 07:00  |  수정 2024-02-20 07:01  |  발행일 2024-02-20 제23면

이른바 '빅5' 병원 전공의들이 집단 사직서를 낸 뒤 오늘 병원을 떠난다. 전국 의대생들 역시 '선배'들이 병원을 떠나는 것에 맞춰 동맹휴학에 들어갔다. 전공의 중 700명 넘게 사직서를 제출했다는데, 점점 확산하는 게 걱정이다. '사직 행렬'은 대구도 예외 아니다. 응급 당직의 핵심인 전공의들이 한꺼번에 빠지면 혼란은 피할 수 없다. 정부가 어제 전체 수련병원 전공의를 대상으로 '진료유지명령'을 발령할 정도로 상황이 다급해지고 있다. 암 수술이 무기한 늦어지고 쌍둥이 출산이 연기되고 있다는 소식이 모두를 안타깝게 한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어제 △공공병원 평일 진료 확대 및 주말·공휴일 진료 △국군병원 응급실 민간 개방 및 외래진료 확대 △비대면 진료 전면 허용 △상황 악화 시 공보의·군의관 투입 등 긴급 대응 방안을 내놨다. 다 적절한 조치들이다. 효과를 거두려면 간과해선 안 될 게 있다. 국민이 어디에서 어떻게 긴급 의료 서비스를 받는지를 모르면 효과가 반감된다. 긴급 의료 체계에 접근하는 데 국민이 불편함이 없도록 이를 잘 알리고 이해시켜야 한다.

의료계와의 대화도 멈출 수 없다. 우리보다 국민 1인당 임상의사 숫자가 더 많은 선진국도 우리보다 먼저, 큰 규모로 의사를 증원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급격하게 고령화가 진행되어 의료 수요가 가파르게 치솟는 상황에서 의사들이 충분히 증원되지 못한다면, 지역·필수의료 분야는 버티지 못한다. 의료 현장 최일선에서 뛰는 전공의들의 노고를 모르지 않는다. "국민의 마음과 믿음에 상처를 내지 말아달라. 부디 의료현장과 환자의 곁을 지켜주시기를 부탁드린다"는 한 총리의 당부가 국민 모두의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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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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