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책·영화 통한 전직 대통령 열풍, 판단은 각자의 몫

  • 논설실
  • |
  • 입력 2024-02-21 06:52  |  수정 2024-02-21 06:52  |  발행일 2024-02-21 제27면

전직 대통령들의 생각과 삶이 책이나 영화를 통해 다시 주목받고 있다. 그냥 의례적인 출판이나 상영 수준이 아니라 열풍에 가까운 반응이 나올 정도로 관심도가 예사롭지 않다. 특히 총선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이어서 표심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정상적인 사고와 상식을 가진 국민이 책이나 영화를 보고 스스로 판단하면 될 일을 두고 인터넷에는 가스라이팅에 가까운 '보라' '마라' 논쟁이 뜨겁다. 강요된 선입견과 편견은 건강한 사회를 멍들게 한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회고록 '어둠을 지나 미래로'는 이달 초 발간과 동시에 각 서점 분야별 베스트셀러 집계에서 1위를 차지하는 등 꾸준히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승만·김대중 전 대통령의 일대기를 다룬 다큐영화도 인기몰이 중이다. 지난 1월 개봉했던 '길위에 김대중'은 재외동포들의 요청으로 미국·중국·일본 등지의 37개 도시에서 상영회가 이어지고 있다. '건국전쟁'은 개봉 당시 별다른 주목을 못 받았으나 설 연휴를 기점으로 역주행하며 관객 70만을 돌파하는 기록을 썼다.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 유력 정치인과 연예인들이 잇따라 책을 구입하거나 영화를 관람한 뒤 소감을 밝히면서 보수와 진보 각 진영의 추천과 비추천이 치열하게 대립하고 있다. 역대 대통령 그 누구도 예외 없이 재임 기간의 공과(功過)는 있기 마련이다. 어느 한쪽만 부각시켜 주입한다면 합리적인 평가는 어렵다. 읽거나 보는 것 자체를 강요하거나 막아서는 곤란하다. 미처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됐거나 그동안 잘못 알고 있었던 부분이 인식된다면 생각과 판단을 새롭게 정립하면 된다. 이는 침해받아서는 안 되는 소중한 가치이자 권리이다.

기자 이미지

논설실 기자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오피니언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