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강인의 사과 손흥민의 포옹, 국민 모두 성원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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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2-22 06:58  |  수정 2024-02-22 13:47  |  발행일 2024-02-22 제23면

근 열흘간 대한민국은 '특별한 논란'에 휩싸였다. 이번엔 정치가 아닌 축구였다. 카타르 아시안컵 축구 대회 말미에 불거져 나온 대표팀 내 불화와 하극상이었다. 한국을 대표하는 스타 손흥민과 이강인의 주먹질 다툼이 영국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국민 감정을 들끓게 했다. 여론은 대체로 후배인 이강인의 불손함을 질타하는 쪽으로 기울었다. 여기다 한국 스포츠 세계의 선후배 관계, 축구 대표팀 감독의 태도를 놓고 정치권 인사들까지 입을 대면서 일파만파 번져나갔다.

프랑스 생제르맹에서 뛰고 있는 이강인 선수가 21일 마침내 영국 런던을 찾아가 선배이자 대표팀 주장인 손흥민 선수(토트넘 훗스퍼)를 직접 만나 사과했다. 이강인은 "흔쾌히 만나준 흥민이 형께 진심으로 사과했다. 뉘우치고 있고 큰 실망을 끼쳐 드렸다"는 장문의 글도 남겼다. 손흥민도 화답했다. "나도 어릴 때 실수를 많이 했다. 선배로서 또 주장으로서 옆에서 특별히 보살펴 주겠다"고 했다. 손흥민은 인스타그램에 이강인과 어깨동무한 사진을 올렸다.

승패를 가리는 스포츠 세계는 육체적 경합을 하기에 격렬한 요소가 불가피하다. 특히 프로 스포츠는 팬심과 어우러지면서 뜻하지 않는 사회적 파장을 낳기도 한다. 이번 사안도 그런 범주이다. 다만 편을 가른 감정적 논쟁 속에 지나치다 할 정도로 과열된 언론보도와 특정 선수를 매도하는 식의 광경이 펼쳐져 상식 있는 국민들을 당황하게 하기도 했다. 이강인의 나이는 이제 불과 21세이다. 국가를 대표하는 이들에게 국격에 부합한 모습이 요구되지만, 일상과 인격 모든 태도에서 완벽함을 보여달라는 것은 지나친 기대일지도 모른다. 이쯤에서 두 선수의 어깨동무를 격려하고, 젊음의 건투를 빌어주는 것이 국민적 상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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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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