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국 의료 '수도권 一極' 드러낸 세계 최고 병원 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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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3-08 06:57  |  수정 2024-03-08 06:59  |  발행일 2024-03-08 제27면

대구가톨릭대병원이 국내 비수도권 가운데 유일하게 '2024 세계 최고 병원'에 또다시 선정됐다. 톱 250 가운데 235위로 지난해(243위)보다 8단계 오르며 국내 17위를 기록했다. 미국 뉴스위크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아산병원(22위)·삼성서울병원(34위)·세브란스(40위)·서울대병원(43위)·분당서울대병원(81위) 등 수도권 빅5 병원이 이름을 올렸다. 수도권의 내로라하는 대형 병원들과 함께 당당히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대구가톨릭대병원에 심심한 축하와 격려를 보낸다.

하지만 1곳을 빼고는 모두 수도권 병원이 '세계 최고 병원'에 포함된 것은 심각하게 생각해 볼 문제다. 지역 간 의료 불균형을 극명하게 보여주기 때문이다. 수도권 대형 병원은 이미 '블랙홀'이 된 지 오래다. 수도권 빅5 병원을 찾은 지방 환자는 2022년 기준 71만3천284명으로 10년 전 대비 40% 이상 늘었다. 반면, 일본의 경우 '세계 최고 병원'에 포함된 15곳 중 7곳이 비수도권 병원이란 점은 주목할 만하다. 특히 비수도권 병원 중 5곳이 지방 국립대병원인데, 우리나라는 단 한 곳의 지방 국립대병원도 포함되지 못했다. 그동안 네임밸류를 내세워 온 경북대병원 등 지방 국립대병원이 무겁게 곱씹어야 할 대목이다.

때마침 의과대학 증원 로드맵이 진행 중이다. 단순한 증원이 아닌 수도권과 지역의 의료 격차를 해소하는 방향이 돼야 함은 두말할 나위 없다. 관련해 일본에선 '의사 지역정원제'를 통해 지역 거점 국립대병원에 지속적인 지원을 하고 있는 점은 눈여겨 볼 만하다. 차제에 우리도 지역에서 일정 기간 의무 복무하는 '지역 의사제' 도입을 논의해야 한다. 붕괴 위기의 지역 의료를 되살리는 길 가운데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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