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산단과 구도심 부활. 구미의 르네상스 기대

  • 박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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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4-01 07:07  |  수정 2024-04-01 07:07  |  발행일 2024-04-01 제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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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기기자〈경북부〉

1970~80년대 구미국가산업1단지(이하 1산단)가 있는 구미시 공단동은 불이 꺼지지 않는 화려한 도시였다. 구미세관 인근 식당은 호황을 누리던 1산단 내 회사들의 계속되는 회식으로 점심, 저녁이면 빈자리가 없을 정도였고 지금은 사라진 대우전자, 한국전기초자 사원 아파트 앞 포장마차에는 늦은 시간까지 그날 피로를 풀며 건배를 외치는 근로자들로 넘쳐났다. 모두 갓 취업한 청춘 남녀이거나 결혼해 사원 아파트에 입주한 근로자가 대부분이었다.

같은 시기 구미시 원평동 구미역 앞(1번 도로)과 2번 도로(지금의 문화로)는 구미 대표 젊음의 거리였다.

평일 늦은 오후 시간 구미는 물론 인근 지역은 중·고등학교 학생들의 만남의 장소였고 밤에는 오늘의 즐거움과 내일의 희망을 꿈꾸는 대학생 등 20대 초중반 남녀들로 가득했다. 주말에는 온 가족이 이곳으로 모였다.

이처럼 1산단과 구미역 일대 구도심은 지난 반세기 구미는 물론 대한민국 경제발전을 견인한 화려함과 자부심이 가득한 곳이다.

이후 구미국가산업 2·3·4·5단지가 잇따라 조성되고 이에 따른 새로운 신도시가 탄생했지만, 노후화로 경쟁력을 잃어 빈자리가 늘어나는 1산단과 구미역 일대 구도심 쇠퇴는 구미 경제 침체의 상징이 됐다.

그동안 온갖 해결책에도 지난 시간의 영광을 되돌릴 수 없을 것만 같았던 1산단과 구미역 일대 구도심 일대가 부활할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

경북도와 구미시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추진하고 있는 1산단 'Again(어게인) 1973 청년 드림타워'가 최근 정부 지역활성화펀드 1호 사업으로 선정됐다. 앞서 1산단 내 도시재생 혁신지구 국가시범지구 조성사업 시행계획도 지난해 12월 최종인가를 받았고 1산단 공간혁신 실행 사업 계획도 추진 중이다. 이들 사업을 통해 1산단은 주거·문화·복지·상업시설 확충을 통한 청년들이 다시 찾아오고 일하고 싶은 산단으로 부활한다. 1산단 전성기인 1970~80년대로 다시 돌아가는 것이 목표다.

때마침 구미역 일대 구도심도 예전 명성을 되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인근에는 4천여 세대의 미니 신도시급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고 올해 하반기에는 경산~대구~구미를 연결하는 광역철도가 개통한다. KTX-이음 구미역 정차도 가시화하고 있다.

반세기를 맞은 1산단과 구미역 일대 구도심 부활이 반도체 특화단지 선정과 방산 혁신클러스터 유치로 경제 회복의 날개를 단 구미 르네상스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박용기기자〈경북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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