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 TK 국민의힘 후보, '비만 고양이' 될 것인가

  • 서정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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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4-02 19:18  |  수정 2024-04-02 19:21  |  발행일 2024-04-03
수도권 판세 어려운 데도 텃밭에서 편한 선거
선대위 꾸려졌지만, 구심점 없어 성명서 못내
국민의힘 '대주주'로서 책임 경영 자세 가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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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후 3시쯤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서문시장에 도착하기 직전 한 시민이 '집토끼도 뛸 줄 안다'라고 쓰인 팻말을 흔들고 있다. 서민지기자

TK(대구경북) 정치권이 안팎으로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다. 국민의힘 텃밭에서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면서, 총선판에 전혀 영향력을 발휘하지 한다는 못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대구는 '무풍지대'로 변하고 있다. 선거 바람을 느끼기 힘들다. 국민의힘 후보들이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금배지를 단다'며 안주하는 듯하다.


구심점도 없다. 국민의힘 대구시당과 경북도당에 선대위가 꾸려지고 총괄선대위원장까지 선임됐지만, 그 흔한 성명서 하나 나오지 않고 있다. 수도권과 부산울산경남의 '낙동강 벨트'에서 여야 후보들이 치열한 공방을 벌이며 발을 동동 굴리는 모습과 사뭇 비교된다.


윤석열 대통령 대국민 담화로 촉발된 내부 갈등도 '강 건너 불구경'이다. 윤석열 정부를 만든 주역이면서도 '내 일이 아니다'라는 식이다.


서울 마포을에 출마한 함운경 국민의힘 후보의 '대통령 출당' 요구에 TK 정치권에서 나오는 메시지는 없었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나서 '대통령 탓을 하지 말라'고 일침을 놓았을 뿐이다.


또 대구 중-남구의 도태우 후보(무소속)가 성명서를 내고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뒷받침하기는커녕 여론에 영합해 얄팍하게 비판했다"며 "함 후보는 국민의힘 후보직을 사퇴하라"고 했다. 국민의힘 후보와 힘겨운 싸움을 벌이는 무소속 후보가 대통령을 옹호한 셈이다. TK 정치권의 '조용하고 이상한' 선거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다.


최근 수도권에서 영남권을 향한 불만도 나온다. 국민의힘 종합상황실이 영남권 인사로 구성되다 보니 돌발상황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민심과 동떨어진 결정이 나오고 있다는 주장이다. 판세가 어려우니 책임을 전가하는 측면이 강하지만, TK정치권도 스스로 돌아볼 필요가 있다.


특히 TK에서 '편한' 선거를 치르는 국민의힘 후보들이 신경을 기울여야 한다. TK 유권자에게 국민의힘 대표 선수다운 모습을 보여야 한다. 그게 일방적으로 지지해 준 유권자에 대한 예의다.


선거는 민주주의의 축제다. 축제답게 역동적으로 만들 의무가 국민의힘 후보에게 있다. TK 발전을 위한 공약도 점검하고, 청사진도 내놔야 한다. TK정치권이 주도적으로 나서야 지역 발전에 대한 그림이 그려진다.


TK유권자들은 "국민의힘 후보들이 도대체 뭘 하는 지 모르겠다"며 질타하고 있다.


한 시민은 "국민의힘 후보들이 이런 식이면 '비만 고양이'라는 인식을 벗기 어렵다. 대구의 다선 의원들이 적극적으로 역할을 해야 한다. TK를 정치적 변방으로 만들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서정혁기자 seo1900@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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