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유연해진 정부…이젠 전공의들이 돌아올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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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4-04 06:52  |  수정 2024-04-04 06:53  |  발행일 2024-04-04 제23면

정부가 의대 정원과 관련해 유연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2차장을 맡고 있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3일 "더 좋은 의견과 합리적인 근거가 제시된다면 (의대 증원 정책이) 더 나은 방향으로 바뀔 수 있다"고 밝혔다. 2일에는 대통령실이 "윤석열 대통령은 전공의들을 만나 직접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한다"고도 했다. 의대 정원 2천명 증원 방침 포기라는 말은 하지 않았지만, 여러 가능성을 열어둔 셈이다.

윤 대통령이 전공의들을 만나고 싶다는 것에 대한 전공의들의 통일된 의견은 아직 없다. 대통령이 전공의들과의 대화를 제의한 만큼 전공의들도 '의대 증원 2천명 백지화'를 대화의 전제 조건을 달아서는 안 된다. 동시에 하루라도 빨리 환자 곁으로 돌아와야 한다. 전공의들이 환자를 돌보면서 자신들의 요구를 이야기할 때, 환자와 일반 국민이 그들의 주장을 경청하게 될 것이다. 의사들은 환자 곁에 있을 때 빛이 나고, 그들이 내는 목소리에도 힘이 실린다.

전공의들이 환자 곁을 떠난 지 7주가 지나면서 정부 대책에 대한 불만이 쌓이지만, 의사들을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은 갈수록 차가워지고 있다는 것을 의료계는 직시해야 한다. 지금까지 의사들은 그들을 대체할 인력이 없다는 것을 알고 환자 곁을 떠나는 초강수로 자신들의 뜻을 관철시켜 왔다. 그 결과 고소득과 직업 안정성을 유지해 왔다는 사실을 국민은 잘 기억하고 있다. 그래서 이번만큼은 의사들의 직역 이기주의에 국민이 희생양이 돼서는 안 된다며 정부에 힘을 실어주는 국민이 많다. 의사가 정부를 이긴 적이 있다 하더라도 국민을 이길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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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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