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서재] 조지 오웰

  • 조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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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5-10 08:36  |  수정 2024-05-10 08:37  |  발행일 2024-05-10 제18면
격동의 세계사로 얻은 통찰력, 정치적 소설로 빛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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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동물은 평등하다. 하지만 어떤 동물은 다른 동물보다 더욱 평등하다."

스탈린 시대 공산주의 독재를 풍자한 소설 '동물농장'의 한 문장이다. 오늘날까지 신문 칼럼에 인용될 만큼 명문이다. 당대뿐만 아니라 현재까지도 저자인 조지 오웰<사진>의 통찰력과 깊은 식견은 빛나고 있다.

조지 오웰은 1903년 인도에서 태어났다. 본명은 에릭 아서 블레어. 영국령 인도행정부 아편부 소속인 아버지의 근무지인 모티하리에서 태어났지만 1년이 채 되지 않아 영국으로 건너갔다. 성적이 우수해 1917년에는 학비를 면제받고 상류층의 학교로 알려진 이튼칼리지에 입학했다. 하지만 졸업 후 대학진학을 포기하고 인도 제국경찰에 지원해 1922년 미얀마로 떠났다. 5년간 경찰관으로 일하며 자신이 꿈꿨던 동양에 대한 동경이 착각임을 깨닫고 영국 제국주의가 저지른 식민지악(植民地惡)을 통감하게 된다. 영국으로 돌아가 1928년 경찰직을 사직하고 이때부터 글을 쓰겠다고 결심했다.

이후 불황 속의 파리 빈민가와 런던 부랑자들의 극빈 생활을 실제로 체험했다. 1933년 파리와 런던에서 밑바닥 생활 체험을 바탕으로 집필한 첫 작품 르포르타주 '파리와 런던의 바닥생활'을 발표했고 필명은 조지 오웰로 했다. 1936년 12월 스페인 내전이 발발하자 파시즘에 맞서 싸우기 위해 자원 입대했다. 하지만 스페인 혁명을 가로막는 세력이 오히려 좌익임을 발견했으며 자신이 소속된 통일노동자당이 공산주의자들의 공격을 받았다. 이로 인해 아내와 함께 스페인을 탈출해 프랑스로 건너갔으며 직접 느꼈던 이데올로기에 대한 환멸을 '카탈로니아 찬가'로 출간했다. 이때부터 그는 정치적인 성향이 짙은 작가로 알려지게 됐다.

2차 세계대전 중 프랑스 전쟁특파원으로 근무를 마치고 런던으로 돌아와 1945년 러시아 혁명과 스탈린의 배신에 바탕을 둔 정치우화 '동물농장'〈작은 사진〉을 펴내면서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작가가 됐다. 이후 스코틀랜드 서해안에 있는 주라 섬에 머물며 집필에만 전념했고 1949년 그의 최대 걸작인 '1984'를 완성했다. 이 책은 현대 사회의 전체주의적 경향이 도달하게 될 종말을 기묘하게 묘사한 공포의 미래소설이다.

1984를 출간하고 바로 다음 해인 1950년 1월 오랫동안 앓아온 결핵이 악화되면서 47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조현희기자 hyunhe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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