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윤 대통령 기자회견, 숱한 이슈와 도전의 망각을 일깨워

  • 논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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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5-10 07:00  |  수정 2024-05-10 07:01  |  발행일 2024-05-10 제27면

윤석열 대통령의 9일 취임 2주년 기자회견은 많은 것을 생각게 한다. 나라를 진중하게 걱정하는 이들이 아니라도 회견 내용을 잠시라도 들여다보면 작금의 대한민국이 얼마나 숱한 어젠다와 도전에 둘러싸여 있는지를 눈치챌 수 있다. 대통령이 언급한 사안들은 '부인 김건희 여사 및 채 상병 특검법'에서부터 의사 수 증원, 국민연금 개혁, 저출생과 미래세대, 민생물가, 반도체 전쟁, 러시아와 북한의 무기거래에 이르기까지 모든 국정 현안에 걸쳐 있고, 그 하나하나 중요하지 않은 사안이 없을 정도다. 상당수 이슈는 어쩌면 총선이란 정치적 대결투의 시간을 거치면서 망각되거나 정책 우선순위에서 뒤로 밀린 것이라 해도 무방하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기자회견에 대해 "언제까지 고집불통 대통령의 모습에 국민이 절망해야 하느냐"고 혹평했다. 야당의 정치적 계산법을 감안한 측면이라 이해된다 해도 무거운 이슈들을 모처럼 제기한 대통령의 진정성에 대해서는 좀 더 전향적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 총선을 통해 192석이란 거대 야당군(群)을 형성한 만큼 협치(協治)를 바라는 국민적 열망에 부응하는 책임지는 자세가 야당에도 요구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물론 대통령의 만시지탄 기자회견도 앞으로 고쳐져야 할 부분이다.

대통령은 앞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만났고, 이번 기자회견에서도 소통을 늘리고 정치권과 언론과의 접촉을 강화하겠다고 공언했다. 대통령의 언급대로 한방에 모든 것을 해결할 수는 없다. 물가 상승과 실질임금 삭감, 의료개혁, 금융투자세 폐지, 지방소멸과 2차공공기관 이전 등 당장의 민생 사안부터 대통령실과 정부, 국회와 여야 정치권 모두 정치적 유불리를 벗어던지고 모처럼 머리를 맞대는 계기가 되기를 국민들은 소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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