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화 25년, 노동자는 더 고통스럽다

  • 김상진
  • |
  • 입력 2012-10-20   |  발행일 2012-10-20 제16면   |  수정 2012-10-20
민주화 25년, 노동자는 더 고통스럽다
최장집 지음/ 폴리테이아/176쪽/ 1만원

저자는 이 책에서 “한 노동자는 10년 가까이 현대차에서 일했는데, 그 사이 자신을 고용한 인력회사가 일곱 번이나 바뀌었다고 말한다. 어느 날 문득 ‘내가 지금 회사에 다니고 있는 건가’라고 자문하게 됐다고 한다. 그 말에서 나는 존재감을 상실한 채 헤매는, 카프카의 소설 속에 등장하는 소외된 한 인간의 모습이 떠올랐다”고 밝혔다.

이 책은 평생 노동문제와 민주주의를 연구 주제로 삼았던 정치학자인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가 한국 민주주의의 현장을 탐사한 결과물이다. 이 책은 보통사람들의 상처투성이 삶을 들여다보고, 그 것이 노동 없는 한국 민주주의의 결과임을 주창한다. 자신의 노동으로 소득을 얻고, 가족을 건사해야 하는 우리 사회의 생산자 집단이 생활세계와 시민사회, 나아가 정당체제의 영역에서 사실상 무권리 상태에 있다는 증언인 셈이다.

저자는 질문한다. “민주화 25년이 지난 지금, 도대체 우리가 꿈꾸고 바랐던 민주화의 수혜자는 과연 누구인가?” 그리고 저자는 말한다. “우리가 권위주의와 싸우면서 민주화에 걸었던 가장 큰 기대는 정치적으로 자유롭고, 경제적으로 공정한 분배가 이뤄지는 사회가 되었으면 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그런 기대와는 달리, 민주화 이후 시간이 갈수록 노동자들이 시장상황에 무력하게 휘둘리는 종속적인 지위로 빠져들게 될지는 누구도 예측하기 힘든 일이었다.”

김상진기자 sjkim@yeongnam.com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문화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