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충격’ 소비자들 지갑 닫혔다

  • 유선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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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04-22 07:41  |  수정 2014-04-22 07:41  |  발행일 2014-04-22 제15면
대백·동아百 야외의류 등 매출 5∼10% ‘뚝’
지역 유통업계 ‘가정의 달 마케팅’ 축소·취소
홈쇼핑, 여행 관련 상품 보류…모금운동 동참
‘세월호 충격’ 소비자들 지갑 닫혔다
세월호 참사로 인해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으면서 지역 유통가에도 찬바람이 불고 있다. 21일 오후 지역의 한 백화점 매장도 고객들의 발길이 줄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세월호 참사는 지역민들의 지갑을 닫게 만들어 유통업계의 매출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 유통업계는 이 같은 분위기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대책마련에 들어갔다.

21일 대구백화점에 따르면 19~20일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 이상 떨어졌다. 동아백화점은 야외용 의류, 아웃도어, 골프웨어 등의 매출이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전체적으로 판매가 10% 줄었다.

가정의 달 ‘황금연휴’를 앞둔 지역 유통업계는 통상 이맘때부터 화려한 마케팅을 준비하지만 올해는 세월호 참사에 따른 애도 분위기를 고려해 행사를 취소 또는 축소하는 분위기다.

대형마트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이마트 대구지역 8개 지점 모두 지점당 15% 안팎의 매출 감소로 나타났다. 특히 삼겹살, 맥주, 컵라면 등 나들이용으로 잘 팔리던 품목을 중심으로 매출 하락 현상은 더욱 심하게 나타났다. 롯데마트의 경우도 사고 이후인 지난 17∼20일 매출이 작년 동기 대비 3.2%, 의무휴업이 없었던 2주 전에 비해서는 3.7% 감소했다.

세월호 사고로 매출에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곳은 홈쇼핑이다. CJ오쇼핑은 지난 주말인 19일과 휴일인 20일 매출이 전주에 비해 20.0% 줄었다고 21일 밝혔다. GS숍의 경우 지난 16일부터 20일까지 매출이 전주와 전년 동기 대비 10% 이상 하락했다.

홈쇼핑 업계는 방송진행 방식을 바꾸는 한편 출연자들의 치장과 언행에도 각별한 신경을 쓰고 있다.

GS숍은 세월호 참사를 연상시켜 유가족과 국민에게 고통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여행상품 방송과 여행가방 등의 편성을 취소했으며, 이들 상품 편성은 사고 수습이 마무리될 때까지 잠정 보류하기로 했다.

GS숍 관계자는 “최대한 상품설명 위주로 방송을 진행하고, 상품 소개 배경 음악 역시 차분한 것을 고르는 등 국가적인 애도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홈쇼핑은 사회적 애도 분위기를 감안해 주말로 예정됐던 여행상품 방송을 취소했다. 또 사고가 수습될 때까지 당분간 화려하거나 시끄러운 상품방송을 아예 편성하지 않기로 했다. 방송 중 웃고 떠드는 상황을 자제하기 위해 쇼호스트들의 방송 코멘트나 표현 등을 최대한 차분하게 하도록 지시했다. 방송 중에는 세월호 참사에 대한 언급을 아예 하지 말도록 했다.

CJ오쇼핑도 지난 18일과 19일 심야에 편성했던 해외여행 상품 등 모든 여행 관련 상품 판매 방송을 취소했다. 대신 기존에 송출했던 일반상품 판매 방송을 재방송으로 편성해 내보냈다. 또 희생자 애도 차원에서 쇼호스트 및 출연자들의 복장과 발언, 배경음악, 컴퓨터그래픽(CG) 등이 지나치게 현란하거나 밝게 연출되지 않도록 자제하고 있다.

CJ오쇼핑은 이와 함께 한 달에 한 차례 실시하는 모금방송을 이번 사고 관련 프로그램으로 대체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구호물품 지원 등 회사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는지 검토해 적극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글·사진=유선태기자 youst@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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