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세가 어떻길래…與는 공격 野는 방어

  • 조진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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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06-03 07:19  |  수정 2014-06-03 08:40  |  발행일 2014-06-03 제1면
대구시장 선거戰 막판 예측불허…치열한 싸움
[6·4 지방선거] D-1
권영진 캠프 “김부겸, 朴 대통령에 무서운 말”
김부겸 “朴 대통령과 인연…충분히 협조 가능”

살 떨리는 승부다. 대구시장 선거전이 예측불허다. 선거일을 하루 앞둔 3일에도 뚜렷하게 우열을 가리기 어렵다.

새누리당 권영진 후보와 새정치민주연합 김부겸 후보의 맞대결이 치열하다. 대구시장 선거 사상 초유의 현상이다. 진보진영의 후보가 새누리당의 텃밭에서 이토록 긴장감을 불러일으킨 적이 없다.

1995년 대구시장 선거에서 열전이 펼쳐졌지만, 진보 진영의 후보는 경쟁 대열에서 사실상 제외됐다. 당시 보수 성향인 무소속 문희갑 후보가 여당인 민자당 후보를 물리치고 승리했다.

선거전도 예년과 판이하다. 새누리당 권 후보가 오히려 공격적이다. ‘박근혜 마케팅’과 남부권 신공항 문제와 관련해 새정치민주연합의 김 후보를 대놓고 비판한다. 그동안 대구 선거에서 야당의 공격에 느긋하게 대응했던 여당 후보의 모습이 아니다. 김 후보는 정반대로 방어적이다. 여야 후보가 뒤바뀐 듯한 착각마저 불러일으킨다.

권 후보의 공격적인 태도는 새누리당 프리미엄에 안주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지만, 위기감을 느끼는 것 아니냐는 인상도 준다.

실제 권 후보가 체감하는 선거전은 결코 녹록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권 후보 캠프도 비상이 걸린 상태다.

권 후보 캠프는 2일에도 김 후보를 공격하고 나섰다. 권 후보 캠프의 대변인인 김상훈 의원은 성명을 통해 “김부겸 후보는 지난 대선 때 독재자의 딸, 분칠한 얼굴, 박근혜를 무너뜨리겠다 등의 무섭고 저주스러운 말을 했던 인물”이라며 “김 후보가 이제 와서 박근혜 대통령과 친분이 있다, 인연이 있다, 환상의 조화를 이룰 수 있다며 ‘박근혜 마케팅’을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읍소작전도 펴고 있다. 새누리당 중앙선대위의 ‘가덕도 회의’로 촉발된 남부권 신공항에 대한 민심을 의식해 반성을 강조하고 있다. 새누리당 대구시당위원장인 주호영 의원은 이날 수성구 신매역 유세에서 “새누리당이 잘못했다. 종아리를 걷겠다. 시민들이 매를 들어달라”고 했다. 또 박근혜 대통령을 지켜달라며 대구의 ‘박근혜 정서’에 호소하고 있다.

김 후보는 권 후보에게 각을 세우지 않는다. ‘박근혜 마케팅’과 관련한 권 후보의 공격에도 “박근혜 대통령과 인연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충분히 협조할 수 있다. 정부와 야당을 설득해 대구 발전을 이뤄내겠다”며 야당 시장 대박론을 강조하고 있다. 새누리당의 텃밭인 대구의 정서를 정면으로 거스르지 않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김 후보는 대구시장에 당선되면 정무부시장 임명을 새누리당과 협의하겠다는 뜻까지 밝혔다.

남부권 신공항 문제에 대해선 적극적이다. 남부권 신공항에 대한 민심이 심상치 않다는 점에서 새누리당의 공격에 날카롭게 반박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대구시당은 이날 성명을 통해 “‘김 후보가 남부권 신공항을 부산 가덕도로 유치하기로 한 민주당의 당론 결정에 반대하지 않았다. 사실상 지지했다’는 권 후보의 주장은 명백한 허위사실 유포”라며 “새누리당의 ‘가덕도 회의’로 뒤통수를 맞은 참담한 심정은 이해하지만, 거짓과 궤변을 선거에 악용하는 것은 후안무치한 짓이 아닐 수 없다”고 비난했다.

대구시장 선거전이 막판까지 불꽃을 튀기면서 투표율이 주목받고 있다. 세대 간 표심이 다르다는 관측이 나오는 상황이라 더욱 그렇다.

여론조사 전문업체인 폴 스미스 이근성 대표는 “젊은 층이 얼마나 투표에 참여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진범기자 jjcho@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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