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경제를 육성하자 .1] 사회적 경제, 왜 필요한가 ?

  • 유선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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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08-20 07:23  |  수정 2014-08-20 09:11  |  발행일 2014-08-20 제3면
고령·취약계층 일자리 지속적 창출…함께 사는 건강한 사회 만든다
권영진 대구시장 사회적 경제 육성 강한 의지
“제2의 새마을운동 승화” 전담 부서까지 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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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들로 구성된 협동조합 ‘청연’의 창립기념 예술제가 지난 6월24일 아트팩토리 청춘에서 열려 호응을 얻었다(위). 지난해 8월30일 오후 대구 수성못 상단공원에서 열린 ‘음악회와 함께하는 사회적기업 한마당 장터’를 찾은 시민들이 ‘협동조합 곰네들’ 부스에서 친환경 식품을 둘러보고 있다. <영남일보 DB>

최근 세계를 뒤흔든 금융위기는 자본주의에 대한 근본적 반성을 요구하고 있다. 시장논리에 따라 이윤창출만을 목표로 하는 신자유주의 경제는 더 이상 인간사회의 행복을 위해 작동하지 않는다는 각성이 일고 있다. 그렇다면 자본주의 모순을 극복할 대안은 무엇인가. 사회적경제다. 개인의 탐욕보다 사회적 가치를 우선시해 공공의 행복에 기여하는 경제를 추구하는 것이다. 권영진 대구시장도 사회적경제의 중요성과 유용성을 깊이 인식하고, 새로운 경제부흥운동에 앞장서고 있다. 사회적경제의 의미와 전망, 해외사례, 대구시의 추진계획, 전문가 의견 등을 10회에 걸쳐 연재한다.

흔히들 지금의 대한민국 사회는 위기에 빠져 있다고 말한다. 극단의 시장경쟁 체제와 양극화 문제, 청년실업 100만명, 베이비붐 세대의 노후 불안, SSM(기업형 슈퍼마켓)과 지역 소상인과의 갈등 등이 한국사회에 엄존하고 있다. 과거보다 경제는 성장했지만 삶의 질은 좋아지지 않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새로운 시대정신이 출현하고 있다. 자본주의 문제를 어떻게 하면 해결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에서 출발한 ‘사회적경제’가 그 범주 안에 있다. 1990년 후반 이후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태동한 사회적경제는 2007년 ‘사회적기업육성법’ 제정을 계기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사회적경제는 1970년대 프랑스에서 처음 등장했다. 그후 유럽을 중심으로 90년대부터 정부 차원에서 지원하기 시작했다. 이후 복지국가를 지향하던 유럽의 위기 속에서 시장의 실패를 보완하는 제3섹터로서, 또한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따른 고용 없는 성장과 실업문제 해결사로서 사회적경제가 새롭게 인식되고 있다.

유럽의 사회적경제가 시민사회의 조직적 실천을 기반으로 한 것이라면 우리나라는 정부의 제도적 지원과 결부되면서 국가의 고용, 복지 등 사회정책 수단의 하나로 인식되고 있다.

◆사회적경제란 무엇인가

사회적경제는 넓은 의미로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경제활동’이라 정의할 수 있다.

취약계층에 사회적으로 가치있는 활동이 가능한 일자리나 사회서비스를 제공해 영리를 창출하는 것이다. 자선단체와 달리 수익을 냄으로써 일회성이 아닌 지속가능한 사회적 가치를 실현한다. 또 주주나 소유자를 위한 이윤극대화를 추구하기보다는 우선적으로 사회적 목적을 추구하면서 이윤을 사업 또는 지역공동체에 재투자한다. 우리나라의 영농조합법인, 농업협동조합, 신용협동조합이 전통적이면서 대표적인 사회적 경제 조직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1980~90년대 경제위기와 복지국가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나타난 새로운 사회적경제 조직은 구성원에 대한 연대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에 대한 기여를 목적으로 하는 다중 이해관계자 조직의 성격을 띤다. 사회적기업, 커뮤니티비즈니스, 마을기업, 자활기업, 연대협동조합, 사회적협동조합, 비영리조직(NPO) 등을 그 예로 꼽을 수 있다.

우리나라는 저성장·고실업시대를 맞았다. 산업구조 고도화에 따라 고용 흡수력 감소와 일자리 없는 성장이 만연해 실업문제의 심각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와 함께 노동 유연성 증가에 따라 완전고용 및 평생직장 개념이 사라지고 있다.

대구도 양질의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으며 고용 불안정성이 커지고 있다. 또 저소득층, 보육, 노인 복지와 관련한 지방재정 부담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의 하나로 사회적경제 육성이 꼽히고 있다. 사회적경제의 기반이 공동체인 만큼 이를 바탕으로 적정 수요와 지속가능한 발전을 확보하면서 지역 순환경제를 정착시킬 수 있는 것이 사회적경제 기업이라는 것이다.

특히 사회적경제관련 기업들은 기존의 경제부문(대기업, 중소기업 등)이 하지 못하는 역할(취약계층 일자리 창출, 고령화 대응 등)을 담당해 지역사회를 건강하게 만든다.

◆대구시, 사회적경제 육성방안은

신임 권영진 시장은 사회적경제 육성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제2의 새마을운동으로 승화시키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을 뿐 아니라 대구시 조직개편을 통해 사회적 경제를 전담할 과(사회적경제과)를 신설했다.

권 시장이 계획한 사회적경제 육성방안은 크게 △사회적경제 관련기업 성장 지원 △사회적경제 인재 발굴 및 육성 △사회적경제 중간지원시스템 강화 △사회적경제생태계 구축 등으로 나눌 수 있다.

권 시장은 교육프로그램 운영, 전문인력 양성, 활동가 발굴 과정을 거쳐 사회적경제 인재를 찾아내는 한편, 시민 협동조합교실을 운영할 방침이다.

사회적경제 중간지원시스템이 중요하다고 인식한 권 시장은 사회적경제 통합지원센터를 설립해 성장 단계별로 인사, 노무, 마케팅, 회계 등과 관련된 컨설팅을 해 주기로 했다.

권 시장은 사회적경제 생태계를 구축하는 방안으로 구·군 단위 관련기업, 민간단체 등 사회적경제협의회 구성을 준비하고 있다. 또 생산, 판매, 유통을 아우르는 지역단위 특화사업도 추진한다.

권 시장은 “앞으로 협동과 연대의 원리, 정부·시민사회의 협력을 통한 통합적인 접근으로 새로운 사회경제 모델을 창출한다면 대구가 우리나라 사회적경제의 거점 지역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선태기자 youst@yeongnam.com

■ 사회적 경제의 대표적 실체 개요
구분 사회적기업 마을기업 협동조합
정의 사회적 목적을 우선으로 추구하면서 영업활동을 수행하는 기업 및 조직
주민 스스로 지역 자원을 활용하여 소득과 고용을 확대하는 마을단위 기업
재화와 용역의 구매, 생산, 판매, 제공 등을 협동으로 영위함으로써 조합원의 권익을 향상하고 지역사회에 공헌하는 사업조직
관련 법 사회적 기업 육성법(2007년 1월13일 제정) - 협동조합기본법(2012년 12월1일 제정)
목표 일자리 창출, 사회서비스 확충 지역 경제 활성화, 소득 및 일자리 창출 조합원의 경제·사회·문화적 필요와 욕구 충족
유형 일자리 제공형, 사회서비스 제공형, 혼합형, 기타형, 지역사회공헌형 생활지원·복지형, 지역 자원 활용형, 친환경녹색에너지형 소비자협동조합, 사업자협동조합, 직원협동조합, 다중이해관계자협동조합
 <출처:대구경북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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