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기투합' 시민 기지에 강도범 편의점에 갇혀 '발동동'

  • 입력 2014-08-26 11:50  |  수정 2014-08-26 11:50  |  발행일 2014-08-26 제1면
종업원과 행인이 가게 밖 출입문 붙들고 112신고

 지난 24일 오후 5시 50분 서울 동대문구의 한 편의점. 종업원 A(24·여)씨에게 손님 김모(28·여)씨가 진열대에서 고른 커터칼을 계산하기 위해 다가왔다.


 그러나 김씨는 손에 든 커터칼을 계산대에 내려놓는 대신 A씨에게 들이밀고 금품을 요구했다. 손님이 '편의점 강도'로 돌변하는 순간이었다.


 자칫하면 김씨의 요구대로 현금을 빼앗기거나 위험에 처할 수도 있는 긴박한 상황이었지만 A씨는 순간 기지를 발휘했다.
 A씨는 재빨리 계산대를 벗어나 편의점 밖으로 나온 다음 유리문을 밖에서 걸어 잠갔다. 김씨의 발을 묶는 데 성공한 것이다.
 A씨는 이어 마침 지나가던 40대 남성 B씨에게 도움을 청해 112에 신고를 하도록했다.


 편의점 유리문이 밖에서 잠기기는 했지만, 안에서 열 수 있는 구조였기에 이들은 경찰이 도착할 때까지 약 3분간 유리문을 붙들고 김씨가 나오지 못하도록 막았다.


 신고를 받고 신속하게 출동한 경찰은 A씨로부터 편의점 열쇠를 받아 유리문을 열고 들어가 김씨를 현장에서 검거했다. 유리문 안쪽에서 밖으로 나오려고 하던 김씨는 경찰이 도착한 것을 보자 순순히 체포에 응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동대문경찰서에 따르면 김씨는 A씨가 일하던 편의점에 오기 30여분 전에도 인근의 또 다른 편의점에서 강도 행각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는 이 편의점에서 와인오프너를 계산하는 척하며 이를 종업원에게 들이밀어 45만원을 뺏었다.
 경찰은 김씨에 대해 특수강도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한편, 그를 상대로 범행 동기와 경위를 추궁하고 있다.
 경찰은 "김씨가 주거가 일정치 않고 죄질이 나쁜 데다가 재범의 우려가 있어 영장을 신청했다"며 "시민의식을 발휘한 A씨에게 감사장 수여를 검토하겠다"고 전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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