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백화점 추석 선물세트 바가지

  • 최우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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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08-30 07:14  |  수정 2014-08-30 09:28  |  발행일 2014-08-30 제1면
낱개로 살때보다 크게 비싸

“포장비가 몇만 원씩이나 하나요?”

대형마트와 백화점 등에서 판매하는 ‘추석 선물세트’의 상당수가 낱개로 구매할 때보다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명절 때마다 반복되는 대기업들의 ‘악덕 상술’에 소비자들은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29일 오후 대구 수성구에 위치한 A대형마트 곳곳에 마련된 ‘추석 선물세트’ 코너. 이른 시간임에도 많은 손님이 친척·지인·직장동료 등에게 선물할 추석 선물세트를 고르고 있었다.

이곳에서 만난 직장인 정기훈씨(35·대구 수성구 범물동)는 직장 동료들에게 선물하기 위해 D사의 통조림햄 세트를 구매했다. 정씨가 구매한 통조림햄 1개 세트의 가격은 5만9천800원으로 200g짜리 통조림 16개로 구성돼 있다. 10g당 가격으로 나누면 186.9원인 셈.

하지만 통조림햄 코너에서 특가판매(340g 3개) 중인 해당 제품의 10g당 가격은 109.7원에 불과했다. 이를 추석 선물세트의 중량으로 계산할 경우 58% 가격인 3만5천104원에 구매가 가능하다.

정씨는 “추석 선물세트가 비싸다는 말은 들었지만 이건 정말 도가 지나친 것 같다. 선물을 해야 하니 안 살 수도 없고 사려고 하니 억울하고 진퇴양난”이라고 하소연했다.

역시 명절 선물세트로 인기가 많은 O사의 참치선물세트(고추·마일드 참치 등 150g 12개)도 마찬가지. 3만5천800원에 판매 중인 해당 세트를 낱개로 구입할 경우 2만9천730원에 구매할 수 있다.

백화점도 사정은 비슷하다. 같은 날 오후 대구 중구의 한 백화점에서 판매 중인 한우선물세트는 등심 2㎏, 안심 1㎏, 채끝 1㎏로 구성해 56만원에 판매 중이었다. 하지만 지난21일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집계한 한우 평균가격으로 계산할 경우, 선물세트의 한우 가격은 31만9천240원에 불과하다.

같은 백화점에서 판매 중인 추석 와인 선물세트의 가격도 시중가보다 10~30% 비쌌다.

이에 대해 유통업계는 “명절 선물세트 제작을 위해 별도로 포장지 등 부자재 비용이 들어가고, 추후 재고 해체를 위한 별도의 비용이 추가로 들기 때문에 기존 판매가보다 더 높게 책정할 수밖에 없다”고 해명했다.
최우석기자 cws092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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