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경제를 육성하자 .3] 사회적 기업

  • 유선태
  • |
  • 입력 2014-09-12   |  발행일 2014-09-12 제4면   |  수정 2014-09-12
사회약자에 일자리 제공·수익 일부 환원…이윤보다 ‘공익’ 좇는 기업
생소하게 들렸던 ‘사회적기업’이라는 단어는 이제 사회 곳곳에서 익숙하게 쓰이고 있다. 학용품, 식자재, 생활용품 등 사회적기업이 생산한 다양한 물품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사회적기업은 자사에서 생산한 물품을 팔아 이익을 낸다는 점에서 일반기업과 같은 수익 구조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윤 추구’가 일차적인 목표인 일반기업과 달리 ‘공익 추구’를 가장 우선시 한다. 더 많은 수익을 내려고 애쓰기보다 취업이 어려운 사회적 약자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수익 일부를 다시 사회에 되돌려 사회적 가치를 선순환하는 데 그 의의가 있는 것이다. 올해로 설립된 지 7년째를 맞은 사회적기업은 우리 사회에서 어디까지 성장했을까. 본란에서는 사회적기업의 역사와 지역에서 자리 잡은 사회적기업을 소개한다.

양극화 속 일자리 문제 해결 위해 자생적으로 성장
일자리·사회서비스 혼합형 등 다양한 형태로 활동
7년 만에 1124곳으로 급증…대구는 116곳 운영중

◆사회적기업은 어떻게 시작됐나

우리나라에서 사회적기업이 출범한 것은 2007년이지만, 설립 배경은 그보다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7년 IMF 외환위기가 닥치면서 실업자가 늘어나고, 계층 간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일자리 창출이 큰 문제로 떠올랐다. 정부는 이를 ‘복지’ 차원의 사회적문제로 판단, 해결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결국 전국적인 문제로까지 번지게 되자 사회공동체가 주체로 나섰다. 복지가 아닌 자생으로 해결하겠다는 것이었다.

이 같은 시도로 2007년, 고용노동부 장관의 인증을 받은 사회적기업이 생기기 시작했다. ‘사회적기업육성법’에 따라 첫해 인증받은 기업은 모두 36곳. 초기에는 다양한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전반적인 인식 개선이 이뤄지면서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올 8월 기준으로 1천124곳까지 늘었다. 대구시에는 고용노동부의 인증을 받은 기업 47곳, 직전 단계인 예비 사회적기업 69곳 등 모두 116곳이 있다.

◆어떻게 운영되나

우리나라의 사회적기업은 목적에 따라 △일자리제공형 △사회서비스 제공형 △혼합형 △기타형 △지역사회공헌형의 5가지로 분류된다.

기업 형태는 비영리법인·단체부터 조합, 상법상 회사 등 다양하지만 공통적으로 일정 수준 이상의 취약계층(유급근로자)을 고용해야 한다. 현재 사회적기업의 유급근로자 수는 기업당 24.1명이다. 대구지역에서는 사회적기업 종사자가 1천명 이상으로 추산된다. 인건비(노무비)는 영업활동을 통한 수입과 지역별로 지원되는 국·시비 등에서 지급된다.

대구의 경우 2007년 사회적기업 시범도시로 지정된 뒤 2008년 시 차원에서 ‘사회적기업 육성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 매년 100억원 이상을 지원비로 투입하고 있다. 이 가운데 인건비(일자리창출 사업비)로 80억원, 판로개척부터 홍보, 제품개발비 등의 사업개발비로 20억원가량이 들어간다. 사업개발비는 업체당 5천만원까지 지원된다.

◆다양한 지원책

사회적기업에 대한 지원은 예비·인증을 포함해 모두 5년간 이뤄진다.

대구시는 연 2회 예비 사회적기업 모집 공고를 내는데, 사회적기업이 널리 알려지면서 현재 신청률은 200%를 웃돌고 있다. 20곳을 모집하는 공고에 40곳이 지원하는 셈이다.

공고를 통해 예비 사회적기업으로 지정되면 2년간 대구시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시·구청이 분기별·월별 업체점검을 시행하는데 점검 시 일정 수준 이하의 평가를 받으면 매년 치러지는 실적평가(재심사)에서 탈락하게 되며 이 경우 예산지원을 받지 못한다.

이후 예비 사회적기업이 고용노동부의 인증 사회적기업으로 선발되면 다시 3년간 시의 지원을 받는다.

예비 사회적기업에서 인증 사회적기업으로 선발되는 비율은 대구를 포함해 전국적으로 30%가량이다. 요건이 다소 까다롭고, 인건비나 사업개발비 등 국비로 지원되기 때문에 고용노동부에서 일정비율로 조정한다.

유선태기자 youst@yeongnam.com

<자료 제공=대구시>

20140912
ODS다문화교육연구소의 강사가 칠곡교육문화회관에서 영어권 다문화 여성을 대상으로 영어지도사 과정을 교육하고 있다.
결혼이민여성 사회·경제적 자립 돕는 ‘ODS다문화교육연구소’

서적·강사파견·출장교육 등
폭넓은 교육문화사업 펼쳐
공공기관·기업 통·번역도

ODS다문화교육연구소는 다문화사회의 이해와 소통을 위한 교육전문기업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걸고 2009년 설립됐다. ODS는 ‘Our Dream in Society(공동체 속 우리들의 꿈)’의 약자다.

결혼이민여성을 방과후수업 강사 등으로 고용해 사회적·경제적 자립을 돕는 것이 주요 목표다. ODS다문화교육연구소를 통해 결혼이민여성은 세계문화지도사가 돼 직접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지난해 포스코와 함께하는 다문화 사회적기업 창업 팀으로 선정됐다. 지난 3월에는 대구시 예비사회적기업으로 등록됐다. 현재 정규직 5명, 프리랜서 20명이 근무하고 있다.

서비스·서적 지원, 강사파견 및 출장교육, 교육콘텐츠 개발을 주사업으로 삼고 넓은 범위에 걸쳐 교육문화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찾아가는 세계문화체험 프로그램’은 원하는 장소와 시간에 결혼이민여성이 가이드가 돼 자국의 문화를 소개하고 다양한 전통물품, 놀이, 음식, 의상을 선보이는 체험식으로 진행된다. 중국과 일본부터 우즈베키스탄, 캄보디아, 베트남 등 11개국 통·번역이 가능해 공공기관과 기업체의 통번역도 맡고 있다.

대표 제품으로는 8개국 대표 전래동화 원서와 번역동화를 읽어주는 다문화도서관, 국가별 대표 캐릭터 등을 만들면서 다문화사회에 대한 지식을 배우는 장인 다문화 북아트가 있다. 자세한 설명은 홈페이지(cafe.daum.net/rainbowongdalsam)를 통해 접할 수 있다.

이나현 대표는 “소통하는 과정 안에서 우리 아이들의 눈은 세계를 향하고, 이민여성들은 교육인으로서의 자부심을 느낌과 동시에 자립인으로 성장할 것”이라며 “우리 연구소는 희망, 열정, 나눔 세 가지 가치를 우리 사회와 함께 기꺼이 나누는 여성공동체”라고 말했다.

유선태기자 youst@yeongnam.com

20140912
호미아동청소년센터의 교사가 아동에게 그림책을 읽어주고 있다.

발달·학습 어려움 겪는 아동·청소년 지원 ‘호미아동청소년센터’

 

지역 보육·교육기관과 연계
언어치료 등 다각적 프로그램
매출액 1억3천여만원에 달해

호미아동청소년센터(이하 호미)는 아동과 청소년, 가족복지를 위한 전문기관으로 2009년 출범했다.

호미는 발달상, 정서적 어려움을 겪는 아동과 학습에 문제를 보이는 청소년, 자녀양육에 어려움이 있는 부모 등을 지원한다. 장애인 보육부터 교육·관련서비스 종사자를 대상으로 한 연수프로그램도 주요 사업이다.

장애 위험요인을 조기에 발견하고 교육이 이뤄질 수 있도록 지역 내 보육·교육기관과 연계하고 있다. 크게 △장애인 보육·교육 서비스 △서비스 제공자 연수·교재판매 △장애아동과 고위험 아동(발달장애아)에 대한 사회서비스 제공을 지원하는 것이다.

호미는 사회적기업 중 일자리제공형 사회적협동조합으로 분류된다. 현재 대구시 인증 사회적기업 중 하나로, 호미아동청소년센터를 포함한 <사>가족행복은 한국 정서 행동장애아 교육학회 이사장인 강위영 박사 등 관련 분야 전문가들을 운영위원으로 두고 있다. 근무 인원은 8명으로 많지 않지만, 2012년 기준 매출액이 1억3천100만원에 달하고 있다.

호미에서는 적절한 교육을 받지 못하고 있는 장애인을 찾아내고, 교육과 보육서비스로 연계될 수 있도록 무료진단평가와 상담을 시행한다. 대상아동을 중심으로 각 분야 전문가들이 다각적 측면에서 통합 평가시스템을 운영하고 지역사회서비스투자사업(월 16만원), 장애아동 재활치료 바우처사업(월 최고 22만원) 등 교육비 지원서비스도 연계한다. 이어 통합평가를 통해 부모와의 협력회의를 통해 교육계획안을 수립하고, 맞춤식 치료를 지원한다.

△언어치료 △미술치료 △인지학습 △행동치료 △심리운동 △치료지원교육 등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각 분야의 전문가와 1대 1로 진행된다.

홈페이지(child.homi.kr)나 전화(070-7012-2405)를 통해 이용할 수 있다.

유선태기자 youst@yeongnam.com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기획/특집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