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영과 함께 간 ‘객주’…“책 속에 보물이 있다”

  • 이미애 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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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10-15   |  발행일 2014-10-15 제8면   |  수정 2014-10-15
경북도립구미도서관
‘길 위의 인문학’ 청송 객주문학관 방문
김주영과 함께 간 ‘객주’…“책 속에 보물이 있다”
김주영 작가가 진보장터 건어물점에서 안주용 황태를 구입하고 있다.

작가가 살아있는 문학관을 방문하고, 그를 만날 수 있다는 건 신나는 일이다. 지난 3일 경북도립구미도서관에서 시행한 ‘길 위의 인문학’이 향한 곳은 ‘청송 객주 문학관’이었다. 이날 강의 주제는 ‘책(冊)’이었다. 김주영 작가는 어릴 적 홀어머니 슬하에서 경험한 가난, 왕따 등이 자기혐오감으로 이어졌지만 어느 순간 ‘책을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으며, 학교에서 배운 것보다 독학으로 배운 게 많아서 “독학이라면 자신 있다”고 했다.

이날 김 작가는 “책은 누구도 가르쳐 주지 않은 걸 가르쳐 준다. 책을 읽으면 1년도 못 돼서 사람이 180도 달라진다. 책 속에 보물이 있다. 책을 가까이 하면 많은 능력이 생기고 행복을 경험하게 된다. 오프라 윈프리가 말할 수 없이 불우한 환경이었지만 매년 미국에서 존경하는 인물 5위 안에 드는 것은 책의 힘과 그녀의 솔직함 때문”이라고 했다.

강의가 끝나고 지난 6월에 개관한 ‘객주문학관’에 대한 소회를 물었다. 김 작가는 “내가 잘나서가 아니고 청송군청에서 관광자원화하려고 만들라고 한 거지”라고 대답해 강의실을 한바탕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이어 연배 지긋한 단체내방객과 마주친 자리에서 ‘객주문학관’에 대한 바람을 얘기했다.

문학관 이름을 ‘김주영’으로 하지 않고 ‘객주’로 한 것은 특정 인물이나 작품에 대한 자료 수집도 중요하지만 ‘객주’가 조선 후기 보부상들의 활동상이나 상업사를 엿볼 수 있는 작품이듯, 우리 상업사와 관련한 어떤 것이든 이곳에서 전시되면 좋겠다는 생각에서라고 했다. 또 문학관 활성화를 위해서 지역민들과 소통하고 지역 문화예술을 통합해 어울림의 공간으로도 거듭나기를 바란다고 했다. 작가의 바람처럼 개관에 맞춰 이재효 작가의 초대전이 11월 말까지 열리고 있다.

‘객주문학관’은 폐교로 방치된 고등학교 부지를 중앙 예산 50%를 지원받아 리모델링했다. 복도는 길고 운동장은 넓어서 어떤 문화예술 공간으로도 손색없어 보였다. 청송군 조영록 팀장은 “선생님이 계셔서 큰 힘이 된다”며 장터에 있는 옛집도 사들였고, 그와 연계한 프로그램도 준비 중이라고 했다.

강의가 끝나고 옛집으로 가는 길에 “나도 여러분을 만나기 위해 서울에서 일곱 시간을 달려왔으니 막걸리 한 잔씩은 하고 가야 한다”며 진보장터에서 지갑을 꺼냈다. 이날 인문학 팀 40여명은 김 작가의 소탈함에 인정까지 더한 마음을 한 사발씩 받았다. 지역과 연계한 유수의 작가들이 지자체와 더불어 스토리를 만들어가고 있다. 문화는 새롭게 우뚝 솟는 것이 아니라 이미 있는 것들에서 스토리를 더해가는 것이 아닐까.

글·사진=이미애 시민기자 mo57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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