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도시재생, 이제부터 시작이다 .5] 도시재생 해외 우수사례2. 佛 스트라스부르·美 보스턴

  • 정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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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11-17   |  발행일 2014-11-17 제3면   |  수정 2014-11-17
살 만한 도시 만드는 길, 답은 친환경 교통·보행자 중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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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북동부에 위치한 스트라스부르는 친환경 도시재생 정책을 성공적으로 마쳐 세계 관계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스트라스부르의 대표적인 대중교통인 트램. 작은 사진은 운행 중인 트램 옆으로 차량이 지하주차장으로 들어가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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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보스턴은 도시재개발청의 성공적인 운영으로 도시재생의 모범 도시로 떠올랐다. 도시재생사업을 통해 고속도로를 지하화하고 지상을 공원으로 만든 로즈 피츠제럴드 케네디 그린웨이.

국토교통부는 지난 9월 도시재생 사업 활성화를 위해 ‘도시재생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조례 표준안’을 배포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시행된 특별법령 외에도 지자체가 도시재생을 추진하기 위해 조례를 제정할 때 참고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이다. 이 표준안은 지역 주민과 전문가들이 역사·문화자산을 활용하는 것이 핵심이다. 도시재생지원센터 등 추진주체 구성과 교육을 통해 주민 스스로 지역의 자산을 활용해 실행력 있는 계획을 수립할 수 있도록 했으며, 지자체에 지방도시재생위원회나 전담조직(행정부서), 지원센터(민·관 협업 중간지원조직)를 구성·운영해 지역 상황에 맞는 도시재생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번 시리즈에서는 지역의 역사·문화 자원을 활용하고 지원 부서를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와 미국 보스턴의 사례를 통해 대구시가 배워야 할 점을 짚어본다.


트램·자전거 중심 교통체계 마련…카쉐어링도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프랑스 북동부 라인 강 서쪽 강변에 위치한 인구 26만명의 도시 스트라스부르는 유럽의 수도라는 별명으로 더욱 유명하다. 유럽평의회(Conseil de l’Europe)를 비롯해 유럽 기구(Quartier europeen)와 유럽 의회(Parlement europeen) 등 공공기관이 들어서 있기 때문이다.

78.27㎢ 규모의 면적을 가진 스트라스부르는 프랑스와 독일의 경계 지역을 일컫는 알자스-로렌 지방의 대표 도시로도 잘 알려져 있다. 스트라스부르 역시 양국이 번갈아 가며 점령했던 탓에 두 나라의 문화가 모두 공존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그 때문에 스트라스부르는 많은 문화 유산을 보유하고 있는 관광도시이기도 하다. 스트라스부르 대성당 외에도 프티프랑스라 불리는 구도심은 1988년 유네스코에 의해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최근에는 정치·외교 도시로 발전하면서 2차 산업 외에도 금융, 연구, 기업 컨설팅 등에 집중된 3차 산업이 발달했다. 이외에도 글로벌 기업들의 연구개발(R&D)센터가 있어 의·약학과 자동차 산업 등이 육성되고 있는 지역이다.

이와 같이 다양한 특징이 있는 스트라스부르는 도시재생에서도 두각을 보이고 있다. 트램 건설과 도보 개선 등 친환경 도시재생 사업을 통해 세계 도시재생 선도 지역으로 손꼽히며 관련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스트라스부르가 이와 같은 친환경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한 이유는 차량의 증가로 교통 정체와 환경 오염 등 다양한 피해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스트라스부르시는 이를 위해 시민이 중심이 된 제1차 지역발전계획(1990~99년)을 통해 도심의 생활 환경을 개선했다. 또한 ‘Strasbourg Eco 2020 프로젝트’를 통해 대중교통·보행자 중심의 친환경도시를 만들어 냈다.

Eco2020 프로젝트에서는 대중교통의 개선을 위해 트램, 자전거, 카셰어링, 보행 사업을 운영했다. 먼저 A에서 F까지 6개의 노선, 총 69개의 역을 보유하고 있는 스트라스부르의 트램은 2015년까지 계속해서 확장되고 있는 진행형 사업이다. 시민들은 저렴한 한 달 정기권으로 이용할 수 있어 하루 30만명에 달하는 탑승자로 프랑스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또한 집 주변에 트램역이 없을 경우 트램역 주변에 주차를 하고 도심 내로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이동할 수 있도록 Park-and-Ride 주차장을 만들어 시민들의 높은 호응을 이끌어 내고 있다. 자가용 이용자는 주차비용과 트램비용이 결합된 티켓을 살 수 있다.

또한 시내 곳곳에 자전거 주차장과 대여 시스템을 만들어 이용을 편리하게 했으며, 카셰어링으로 차를 보유하지 않고도 필요할 때 편리하게 차량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스트라스부르 역시 도시 재생 사업 과정에서 문제점도 있었다. 도심이 유네스코 지정 문화유산이라 유리창도 함부로 바꿀 수 없는 단점이 있어 재생사업이 다소 더디게 이뤄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민 공동체를 통해 충분한 의견 교환으로 이를 극복해 냈다.

스트라스부르시청의 도시재개발 담당 크리스텔 콜러씨는 “최근에는 친환경 먹거리를 위해 도시 근교에 자급자족할 수 있는 농장을 분양하는 등 Eco 2020 프로젝트 외에도 다양한 도시재생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다. 스트라스부르는 앞으로 유럽을 대표하는 ‘그린시티’로 더욱 유명해질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이러한 시의 노력은 무엇보다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함이었다. 대구시 역시 도시재생을 추진한다면 지역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방향을 선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심 고속도로 12㎞ 지하화…지상에는 공원 건설
미국 보스턴

보스턴은 미국의 역사와 교육을 대표하는 도시다. 세계 최고의 인재들이 모인 하버드, MIT 등 다수의 명문대와 명문 고등학교가 있으며, 미국의 독립선언서가 발표된 지역이기 때문이다. 미국은 물론 세계 각국에서 우수한 학생들이 모여들면서 꾸준히 인구가 유입되고, 여기에 대학교와 관련한 각종 연구기관과 기업까지 몰려들며 성장한 지역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런 보스턴 역시 1990년대 들어 도시 탈산업화 이후 다양한 문제점을 겪게 된다. 공장과 대규모 기업들이 있던 도시가 슬럼화된 것이다.

이를 탈피하기 위해 보스턴은 시가 주도적으로 재개발청(boston redevelopment authority)을 창설해 도시재생 계획을 세워 나가기 시작했다. 이들의 도시재생 계획은 사회적, 경제적, 물리적, 그리고 지역사회에 영향을 미치는 자연 요인까지 고려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대학, 병원, 그리고 자연 지형이 풍부하게 혼합된 역사적 장소이기에 살기 좋은 지역을 만들기 위한 다양한 연구가 이 기관에서 이뤄졌다.

또한 도시 재생을 기획할 때 개발 검토부터 다양한 분석이 이뤄졌다. 각 분야의 연구원은 지역, 기관, 또는 물가 계획에 대한 프로젝트 제안이 이뤄질 수 있도록 개발자와 함께 일을 했다. 특히 환경 개발 및 교통 부서를 포함해 다른 부서와 긴밀하게 교류한 것은 물론, 교통 개선을 실행하기 위한 다양한 대책들이 나왔다.

이렇게 해서 탄생된 정책이 보스턴 ‘로즈 피츠제럴드 케네디 그린웨’이다. 1952년 건설된 보스턴 도시고속도로(Central Artery)는 초기에는 하루 통행량이 7만5천대에 불과했으나, 80년대 들어 20만대로 늘었다. 때문에 환경오염과 경관훼손 등 문제가 발생했다. 특히 이 도로는 도심과 대서양 연안지역을 단절하여 도시 내 공간을 왜곡하고 있었다.

도시재개발청은 도심고속도로 12㎞를 지하화하고, 상부에 선형 공원 설치 사장교인 ‘벙커 힐 브리지’를 함께 건설함으로써 랜드마크를 형성, 도심경관을 회복했다. 미국 식민지 시절 유산 등의 복원 추진도 이뤄졌다. 이외에도 바다와 도심을 연결하여 보스턴 항구 인근지역 개발을 촉진하고, 도시에 광범위한 공원녹지 확보를 통해 시민들의 만족도를 이끌어 냈다.

프랑스 스트라스부르·미국 보스턴에서 글·사진=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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