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드러운 감촉과 멋스러움…벨벳의 계절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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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11-28   |  발행일 2014-11-28 제40면   |  수정 2014-11-28
[정미화의 패션스토리] 2014 F/W 벨벳 트렌드
부드러운 감촉과 멋스러움…벨벳의 계절 돌아왔다
부드러운 감촉과 멋스러움…벨벳의 계절 돌아왔다

풍성함을 자랑하는 모피부터 부드러운 울과 캐시미어까지. 전반적으로 포근함을 상징하는 소재가 쏟아져 나오는 겨울, 거리를 점령할 많은 겨울 소재 중 하나는 벨벳이다. 하지만 유럽 고성의 묵직한 커튼이나 고전적인 종교 의상을 상상한다면 생각을 달리해야 할 것이다.

요즘 벨벳 아이템은 아주 트렌디하고 매끈하게 디자인되어 나타났기 때문이다. 견사나 면사를 부드럽고 밀도 있게 짠 벨벳은 한때 웅장함과 무거움의 상징이었지만 이제 젊음과 멋스러움, 우아함, 절제미와 섬세한 색상 구현을 위해 다양하게 활용된다. 아주 짧은 솜털의 부드러운 감촉과 빛에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소재 고유의 특성만 이해한다면 아마 이번 시즌 벨벳이 화려하게 컴백할 수 있었던 이유를 충분히 알 수 있을 것이다.

2014~2015 톰 포드 F/W 의 오프닝은 블랙 컬러의 벨벳 튜닉 원피스가 장식했다. 1960년대를 테마로 한 이번 톰 포드 컬렉션에서는 레이스, 퀼트, 시퀸 등 다양한 소재로 블랙 컬러를 다채롭게 구현했다. 단연 블랙 벨벳 미니 드레스의 존재감은 그야말로 대단했다. 별다른 기교가 들어가지 않은 심플한 실루엣의 블랙 드레스임에도 불구하고 움직임에 따라 고급스러운 윤기를 그려냈기 때문이다. 망사 스타킹과 카우보이 부츠까지 더하니 섹시한 톰 포드 스타일이 순식간에 탄생했다.

생로랑의 디자인 수장인 에디 슬리먼은 칠흑 같은 벨벳 원단으로 미니 돌 드레스를 완성했다. 화이트 컬러의 실크 칼라와 커프, 큼직한 주얼리 단추를 곁들인 드레스로 눈길을 끌었고, 이 드레스는 ‘루루 미니’라는 이름까지 붙여졌다. 여기에 블랙 타이즈와 블링블링한 메리 제인 슈즈를 매치한 모델은 영락없는 과거 입생로랑의 뮤즈 ‘루루’의 재탄생이었는데, 고풍스러우면서도 광택이 살아있는 벨벳은 현대판 루루를 위한 소재로 안성맞춤이었다. 아마도 타 소재(가죽 또는 실크)로는 톡톡 튀면서도 우아한 이미지를 연출할 수 없었을 것이다. 영국의 모델 겸 방송인이며 트렌드 세터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알렉사 청이 얼마전 어느 행사에서 생로랑의 레드 컬러 벨벳 스커트 슈트를 입고 나타나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완벽하게 재단된, 견고하고 다소 직선적인 느낌의 벨벳 슈트를 입은 그녀의 모습에선 생동감 있으면서도 젊음을 나타내는 이 시대의 벨벳을 느낄 수 있었다.

매 시즌 화려한 프린트와 색감으로 이탈리안 글래머러스를 표현하는 에밀리오 푸치는 이번 2014 F/W 역시 테일러링이 돋보이는 에메랄드와 레드 컬러의 벨벳 팬츠 슈트를 선보였다. 에밀리오 푸치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피터 던다스는 인터뷰에서 “벨벳이 여성의 관능미를 표현하는 또 다른 방식”이라고 했다. 또 짙은 네이비와 선명한 블루 컬러를 동시에 드러내는 부드러운 색감과 굴곡없이 직선으로 툭 떨어지는 테일러드 벨벳 재킷을 선보여 ‘벨벳이 겨울 슈트의 옷감으로도 충분히 매력 발산을 할 수 있는 소재’임을 확실히 증명했다.

이 밖에도 돌체 앤 가바나에서는 동화 속 시칠리아의 풍경을 담은 자수를 벨벳 소재와 조화를 이루어 여성스럽게 표현한 의상과 가방, 신발 등의 액세서리를 선보였다. 또 가벼운 시스루 소재의 블라우스에 벨벳 소재의 벨트를 더해 계절감을 나타내 주면서도 고풍스러운 숙녀룩을 제안한 지방시도 눈여겨볼 만하다. 이 밖에 풍성한 베이비 돌 느낌의 벌룬 드레스에 굵은 벨벳 벨트를 매치해 유럽의 전통의상을 떠올리게끔 하는 알렉산더 맥퀸, 크리스털을 활용한 벨벳드레스로 럭셔리한 파티에 어울릴 만한 의상을 내놓은 엠포리오 아르마니 등 수많은 디자이너가 한동안 관심 밖이었던 겨울 소재 벨벳에 대한 새로운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데 성공했다. 패션저널리스트 mihwacc@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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