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김종도 대구도시재창조국장 “역사문화자산 관광과 연계해 특색살린 주력산업 만들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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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12-17   |  발행일 2014-12-17 제14면   |  수정 2014-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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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공간은 시민들의 삶과 그들의 다양한 활동을 담는 그릇이다. 이 그릇을 어떤 모양으로 만드느냐에 따라 각각의 기능이 원활하게 발휘되기도 하고, 반대로 잘못 빚어진 그릇은 꼭 필요한 역할을 하기 어렵게 만들기도 한다.

최근 도시재생의 역할이 부각되고 있는 것은 바로 이러한 관점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어떤 합의에 도달한 결과라 할 수 있다. 왜냐하면 도시재생의 주된 역할이 도시공간이라는 이 그릇을 고쳐서 제대로 기능하도록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다. 즉 도시재생은 경제적, 사회적, 물리적 침체가 더 이상 시장의 힘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단계에 이른 지역에서 이러한 침체를 역전시키기 위한 총체적인 과정으로 정의될 수 있다.

그렇다면 도시 내에 어떠한 것이 도시재생을 위한 경쟁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요소로 활용될 수 있을까. 문화와 예술이 그 첫째 고려대상이 될 수 있다. 문화와 예술이 가진 본질적인 특성이 도시 내에 창조성을 더하고 이를 통해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을 조장하고 시민의 지성을 자극하는 것이다.

둘째로 역사자산의 활용을 들 수 있다. 미래를 이끌어 나갈 젊은 세대의 도시에 대한 역사적 자부심을 높이고 시간의 흐름 속에 축적된 도시의 맥락과 기억을 보존한다는 관점에서 역사자산의 보존과 활용은 큰 강점을 가진다. 더욱이 역사문화자산은 관광과의 연계가 가능하다는 장점도 빼놓을 수 없다.

마지막으로 지역 대학 역시 또 다른 경쟁우위요소가 될 수 있다. 이미 세계 각 도시는 국제관계의 주도적 참여자이자, 지역 내 지식과 기술의 공급자로서, 또 도시의 야망을 실현하는 조력자로서 대학을 활용하고 있다.

그렇다면 대구가 가진 경쟁우위는 무엇일까. 사실 대구는 통상적으로 얘기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잠재력을 갖고 있다. 대구라는 도시는 국채보상운동이나 2·28민주운동에서 볼 수 있듯이 역사적으로 나라가 위기에 빠졌을 때 시민들이 스스로 결집해 저항한 애국과 민주의 도시다. 6·25전쟁 시기를 전후해서는 수많은 문학·예술인이 둥지를 틀었던 문화와 예술의 도시이며, 산업화시대의 압축성장기 이후로는 한국 정치사의 모태이자 심장부로서 기능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도시공간의 핵심인 사람, 특히 도시의 미래를 책임질 청년, 학생들의 잠재력 역시 결코 적지 않다. 문화와 예술, 역사자원, 지역 대학 등을 포함해 다양한 요소에서 대구는 충분한 잠재력을 갖고 있는 것이다.

내년은 대구가 이러한 스스로의 강점을 보다 정확하게 파악해서 체계적인 정책수립을 본격화하는 원년이 될 것이다. 대구시에서는 이미 2007년 7월부터 도시재생을 전담하는 부서를 설치해서 다양한 도시재생사업과 프로그램을 동시에 추진하며 도시 공간 내에 그 성과를 쌓아왔다. 특히 시민들이 정책 수립이나 사업 추진 과정에 어떻게 하면 보다 쉽고 효율적으로 참여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내년 착수하는 도시재생 전략계획 수립은 이러한 노력의 연장선 위에 있는 동시에 도시의 미래를 위해 보다 정교하고 논리적인 재생전략을 수립하는 새로운 출발점이 될 것이다.

이제 우리가 가진 강점과 잠재력을 찾아 시민들과 함께 힘을 모을 때다. 대구 경제를 이끌 주력산업이 자리할 터를 다지고, 창조경제의 전진기지를 만들어야 한다. 청년들이 마음껏 소통하고 즐길 수 있는 젊은 공간과 시민들의 삶의 질 향상과 여가를 위한 생활문화공간도 늘려야 하며 창의적인 문화예술가가 마음껏 활동을 위한 공간도 마찬가지다. 변화와 혁신, 창의적인 대구 만들기는 이제 도시재생을 통해 본격화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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