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들이 대구로 몰려온다, 글로벌 신약 개발을 위해

  • 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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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12-22   |  발행일 2014-12-22 제10면   |  수정 2014-12-22
대경첨복단지 ‘글로벌 의료산업의 허브’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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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첨단의료복합단지에 의료산업의 기초가 될 다양한 연구원과 제약회사가 잇따라 입주하고 있다. 첨복단지 내에 입주한 신약개발지원센터 연구원이 단백질 샘플 분석을 하고 있고(위), 한국뇌연구원 연구원이 뇌질환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영남일보 DB>

2030년 대구경북첨단의료복합단지. 이곳에는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소와 기업 300곳이 자리해 있다. 덕분에 대구는 메디시티라는 별칭을 얻게 됐다. 특히 첨복단지 내 한국뇌연구원과 한국뇌병원, 신약개발지원센터, 실험동물센터가 알츠하이머병, 치매, 파킨슨병 등 다양한 뇌질환 치료물질을 개발하면서 세계적 관심을 모으고 있다. 매년 국내외 뇌질환자 수천 명이 한국뇌병원에서 치료를 받거나 입원하기 위해 몰려든다. 뇌연구분야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독일의 막스프랑크뇌연구소조차 대경첨복단지에 분원을 만들 정도다.

대경첨복단지에는 뇌 분야뿐 아니라 제약회사, 의료장비기업 등 다양한 의료산업기업이 첨복단지를 중심으로 자리하고 있다. 대구가 제2의 르레상스시대를 펼쳐가고 있다.


국책연구기관 추가 유치 계획
한국뇌연구원 등 연구기관과
4개 대학병원의 인프라 강점
작년 하반기 분양 시작 이후
단지내 연구소 건립 계약 러시

연구인력 700∼800명으로 늘려
원천기술 개발·실용화 지원
대구시 기술부문 기반조성 위해

◆대구의 미래, 첨복단지

어디까지나 상상 속의 이야기다. 하지만 가장 현실적인 이야기가 될 수 있다. 그 징후는 벌써 나타나고 있다. 대경첨복단지는 제약기업들이 외면할 것이란 당초 우려와는 달리, 중견제약사를 중심으로 입주 계약 체결을 하고 있다. 2013년 하반기 첫 분양을 시작한 이후 한림제약과 대우제약이 이곳에 둥지를 틀기로 했다. 최근에는 한국파마와 동성제약과도 연구소 건립 계약을 체결하는 등 속도를 내고 있다. 대구시는 국내외 다양한 의료산업 기업과도 투자 유치를 조율하고 있다.

그렇다면 제약사와 의료 관련 기업이 왜 대경첨복단지에 관심을 보이는 것일까.

전문가들은 대구가 국내 중견제약사를 대상으로 신약개발에 필요한 인력과 첨단장비를 지원하는 등 글로벌 합성신약 개발지원단지로서 핵심적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대경첨복단지에는 지난 4일 개원한 한국뇌연구원을 비롯해 신약개발지원센터, 동물실험센터, 임상시험신약생산센터 등 제약사의 연구 활동에 필요한 맞춤형 지원을 할 수 있는 연구기관이 많다. 여기에다 대구에만 4개의 대학병원과 의과대학이 자리한 것은 물론 약학대, 수의과대, 치의대 등 의료인프라가 잘 구축돼 있다는 강점을 갖고 있다. 특히 한국뇌연구원은 국내 뇌연구 역량 결집 및 세계 7대 뇌강국 진입을 목표로 한다. 향후 한국뇌병원까지 유치되면 뇌질환 치료제 개발은 물론 뇌 과학, 뇌 의약학, 뇌 공학, 뇌 인지 등의 연구가 본격화된다.

실제 지난 16일 대구시와 투자협약을 체결한 동성제약은 광역학치료 및 음역학치료를 활용한 항암치료제 개발, 커큐민 성분에 대한 합성, 동물실험 등을 통해 항암치료 영역에서의 혁신신약 개발을 위한 연구활동을 본격적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지난달 30일 연구소 건립 계약을 체결한 한국파마도 염증성 장질환에 대한 연구를 첨복단지 내 신약개발지원센터, 실험동물센터를 이용해 하기로 했다. 이곳에서 염증성 장질환을 효율적으로 치료하는 경구용 저분자화합물 후보물질을 개발하고 2년 내에 완료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홍석준 대구시 첨단의료산업국장은 “첨복단지는 향후 10년 내 글로벌 신약과 첨단의료기기 제품 10개 개발을 목표로 하고, 2022년까지 6조4천억원의 의료산업 생산과 4만명의 고용창출 효과를 기대한다”고 했다.

◆첨복단지 제2의 도약

지난 10일 대경첨복단지를 찾은 정승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첨복단지 입주기업의 연구성과가 신속하게 제품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첨복단지로 본부 인력의 파견과 대구청 이전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대경첨복단지가 제2의 도약을 시작하고 있다.

대구시는 내년도 첨복단지 조성예산 473억원, 한국뇌연구원 건립운영 203억원, 첨단의료유전체연구소 설립 7억원, 연구중심병원 육성에 40억원, 암진단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한국인 암분석 플랫폼 기술개발에 10억원, 한방산업진흥원의 국가기관 전환 사업비 10억원 등의 국비를 확보했다.

첨단의료복합단지 내에 건립될 예정인 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KTC) 영남본부는 의료기술훈련원 사업과의 연계를 통해 의료기기 신뢰성 사업 추진에 동참하기로 협약을 체결했다. 이 업무협약으로 KTC는 첨단의료복합단지 내에 시험, 평가, 인증, 특화센터를 설립해 대구시 주력사업을 지원하게 된다.

정부는 지난 1월 국무총리 주재로 제9차 첨단의료복합단지위원회를 열어 ‘첨단의료복합단지 제2차 종합계획’을 확정했다. 이 계획에 따르면 정부·지자체·민간 합동으로 2016년까지 연구개발비 등 약 1조원을 투입하고, 연구인력도 현재 178명에서 700~800명으로 확대하는 등 유망첨단의료분야의 원천기술 개발과 실용화를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2016년까지 170여개 우수연구기관 유치(대구경북 70개, 오송 102개) 및 산·학·연 간 협력적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첨단의료복합단지를 글로벌 첨단의료 산업의 허브로 육성하기로 했다.

대구시는 첨복단지 활성화를 위해서는 하드웨어뿐만이 아니라 소프트웨어 부분의 노력, 특히 ‘기술·사람·환경’의 조화로운 발전을 통한 의료연구혁신의 기반 조성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기술부문 기반조성을 위해 대구시는 입주가 확정된 한국뇌연구원, 한국한의학연구원, 한의기술응용센터, 3D융합기술지원센터 외에도 추가적인 국책연구기관 또는 임상기관 유치에 나선다.

또 지역 의과대학과 수의대, 치의대, 지역 대학병원 등의 우수인력을 의료산업분야에 유치하기 위해 노력한다. 이와 함께 첨복단지 내 교육, 취업, 산학협력 연구의 선순환을 위해 산학융합지구를 조성해 단지 내 대학캠퍼스와 기업연구관을 설치하고 적극적인 인력양성 노력 및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어 나갈 계획이다.

김태운 대구시 첨복단지지원과장은 “첨복단지가 본궤도에 올라서면서 단지 내 앵커기업이 될 글로벌 기업이나 대기업 연구소 유치도 현실화된다”고 했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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