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빠진 제자 2명 구하려 몸 던진 ‘참스승’…울릉 천부초등 故 이경종선생 39주기 추모제

  • 정용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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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1-20 08:21  |  수정 2015-01-20 08:21  |  발행일 2015-01-20 제29면
바다 빠진 제자 2명 구하려 몸 던진 ‘참스승’…울릉 천부초등 故 이경종선생 39주기 추모제
지난 17일 추모제에 참석한 최근대 울릉교육장과 지역기관단체장들이 교내에 설치된 고(故) 이경종 선생 추모비 앞에서 고인의 숭고한 뜻을 기리며 묵념을 하고 있다. <울릉교육지원청 제공>

바다에 빠진 제자를 구하고 숨지며 올바른 교육자의 길을 몸소 보여준 고(故) 이경종 선생의 39주기 추모제가 지난 17일 오전 11시 울릉 천부초등 내 추모비 앞에서 열렸다.

이 선생은 1976년 1월17일 폭설과 강풍이 몰아치던 날, 타고 가던 배가 전복되면서 제자들과 함께 바다에 빠지자 제자 2명을 구하고 숨져 사랑을 실천하는 스승의 사표가 됐다.

이날 추모제에는 최근대 울릉교육지원청 교육장과 직원 20여명, 관내 지역기관단체장이 참석해 살신성인한 이 선생의 고귀한 희생정신을 기렸다.

이 선생은 대구 출신으로 1972년 천부초등에 부임, 사고 당시(35세)인 76년에는 6학년 담임을 맡고 있었다. 이 선생은 제자 2명이 등록비가 없어 중학교 진학을 포기하자 등록비를 마련해 천부에서 울릉읍 도동의 농협에 들러 등록비를 내고 돌아오다가 변을 당했다.

이 선생이 타고 오던 만덕호는 북면 천부항 앞바다에서 높은 파도에 전복됐다.

사고 당시 만덕호는 도동항에서 철근 1.7t과 정부 혼합곡 10포대, 라면 15상자를 실은 후 50여명의 승객을 태우고 천부항으로 입항하던 중이었다. 당시 배에 타고 있던 승객 가운데 37명이 숨지는 대형 참사였다.

이 선생은 수영 선수로 활동한 경력이 있던 만큼 충분히 살 수 있었지만 함께 타고 있던 제자를 구하기 위해 차가운 바다를 헤집으며 제자 2명을 구한 뒤 숨졌다.

울릉=정용태기자 jyt@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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