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하! 우리예절] 혼인예식 때 신랑은 동쪽 신부는 서쪽에 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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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6-22 08:20  |  수정 2015-06-22 08:20  |  발행일 2015-06-22 제18면
[아하! 우리예절] 혼인예식 때 신랑은 동쪽 신부는 서쪽에 위치

며칠 전 필자는 안양의 지인 결혼식에 참석하였다. 메르스 때문인지 마스크를 착용한 일부 하객의 모습을 여기저기서 볼 수 있었다. 곧 이어 예식을 지켜보고 있던 중 신랑과 신부의 위치가 바뀌어 예식이 진행되고 있음을 보고 깜짝 놀랐지만, 위쪽 지역과 다른 지역은 지역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어 예절의 방위에 대해 우리의 전통 혼례에서는 어떻게 하는지 한번 알아보기로 한다.

우선 예절의 방위는 바른 위치와 상하석의 기준을 안다 하더라도 그것을 실제의 예의생활에 적용하지 못하면 아무 가치가 없다. 또한 어떤 행사를 주관하는 사람이 좌석의 배치를 바르게 하지 못하면 참석하는 손님을 불쾌하게 한다. 위계(位階)와 석차(席次)가 일치하면 바른 손님 대접이 되어 주인과 손님이 모두 즐겁고 떳떳하지만, 위계와 석차가 뒤죽박죽이 되면 손님이 엉성하고 무례한 대접을 받는 것으로 생각되고 주인도 민망하기 짝이 없는 것이다.

전통의식 중 혼인예식에서의 신랑, 신부의 위치는 동양의 전통 혼례에서는 신랑이 동쪽이고 신부가 서쪽에 위치한다. 이것은 가톨릭의 혼배성사나 불교식 혼인 예식 등도 마찬가지다. 이와 같이 동서양과 종교 의식이 모두 남자를 동쪽, 여자를 서쪽에 위치하게 하는 까닭은 어디에서나 해가 동쪽에서 뜨고 해뜨는 곳이 양이며 양이 남자이기 때문이다. 또 동서의 기준은 동양의 전통 혼례에서는 신랑·신부가 선 위치, 즉 병풍을 친 곳이 북쪽으로 간주되고 가톨릭에서는 성좌(聖座)가 상좌이며, 불교에서는 불좌(佛座)가 상좌이므로 그곳을 북쪽으로 간주해 설정되는 것이다.

이와 같이 동양의 전통 혼례와 기타 지역의 관습 및 종교의식이 모두 상좌를 북쪽으로 간주해 신랑이 동쪽이고, 신부가 서쪽인 데 반해 우리나라의 신식 혼인예식은 신랑이 서쪽, 신부가 동쪽으로 정반대로 되었다. 남자가 서쪽, 여자가 동쪽에 위치하는 것은 죽은 사람의 경우임을 설명하고 신위와 시신의 위치에서 밝혀지듯이 현재의 신식 혼인 예식장에서의 신랑과 신부는 죽은 신위, 또는 묘지에 매장된 시체의 남녀 위치인 것이다. 당연히 바르게 바꿔야 할 것이다.

대부분의 혼주가 아무 생각 없이 예식장에서 시키는 대로 따라 하고 있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하지만 앞으로는 예식장에서 하는 대로 따라할 것이 아니라 우리의 전통과 근본을 알고 혼주들께서 예식장에 혼인 예식만큼은 우리의 전통 혼례에 따라 격식을 갖추어 해야 한다고 요청을 한다면 예식장 측에서도 바로잡아 주리라 생각한다.

한금조<명가예다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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