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증시, ‘그리스 쇼크’ 탈출 모드…추경 호재까지 업고 상승

  • 박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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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7-02   |  발행일 2015-07-02 제8면   |  수정 2015-07-02
그리스 디폴트…5일 국민투표에 촉각
20150702
1일 그리스 아테네에서 한 연금생활자가 은행에서 받은 120유로(약 15만 원)를 손에 쥐고있다. 그리스 정부는 전국 약 1천개 은행지점들에 대해 창구를 열어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카드가 없는 생계 연금생활자들에게 1인당 최대 120유로를 지급하도록 지시했다. AFP 연합뉴스

그리스의 디폴트 충격에도 국내 주식시장은 상승세를 확대하며 웃었다. 다만 이번 그리스 사태의 향방을 결정할 국민투표가 5일 시행되는 만큼 여기에 시장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리스인들이 국민투표에서 국제 채권단이 내놓은 구제금융 협상안에 찬성표를 더 많이 던지면 그리스는 채권단과 다시 협상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반면 그리스 국민이 협상안에 반대하면 최악의 경우 협상 결렬에 따른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소용돌이로 빠져들 수 있다. 그럼에도 그리스의 부도 사태가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이 단기적으로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하지만 사태가 계속 악화되면 신흥국을 중심으로 자본유출이 발생하거나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고, 국내 수출에도 간접적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려보다는 해결 기대감 더 커
원화 가치 하락으로 수출 도움

유로존 탈퇴 그렉시트 덮치면
지역 車·기계부품은 타격 전망

◆오름세 확대한 국내 주식시장

1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23.69포인트(1.14%) 오른 2,097.89로 마감하며 2,100선에 바짝 다가섰다. 코스닥도 18.40포인트(2.48%) 급등한 760.67로 장을 마치며 7년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리스 사태에 대한 우려보다는 해결 기대감이 더 부각되며 상승세를 탄 것으로 분석된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이 진정세로 접어들고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이 가시화된 것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날 코스피는 장 초반에는 보합권에서 큰 폭의 등락 없이 조심스럽게 움직였으나 점차 상승 폭을 확대해 장중 최고 2,100.34를 찍었다.

그리스의 디폴트가 이미 예견됐던 이슈인 데다 IMF에 대한 채무 불이행 자체가 공식적 디폴트는 아니라는 점에서 증시에 큰 충격을 주지 않았다. 메르스 환자가 나흘 연속 추가로 발생하지 않으면서 뚜렷한 진정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투자심리를 안정시켰다. 또 이날 정부와 새누리당은 약 15조원 규모의 재정 보강 방안에 대해 오는 20일 이전에 국회 본회의 통과를 추진하기로 했다.

장승호 신영증권 대구지점 이사는 “그리스가 기술적 디폴트에 빠졌지만 이미 예견된 이슈인 데다 추가협상, 국민투표 등을 통해 해결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어 국내 증시는 오름세를 보였다. 그리스 사태는 당분간 국내 증시에 악재와 완화 소재로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치겠지만 결정적 영향을 줄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면서 “또 그리스 사태로 원화 가치가 하락하면서 국내 수출 시장에는 플러스가 되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2.0원 오른 1,117.5원으로 마감했다.

◆그렉시트 땐 자동차 등 영향권

그리스의 디폴트 사태가 지역 경제에는 단기적으로 직접적 타격을 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경제에 단기적으로 미치는 영향도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정부와 시장 관계자들의 예상이다.

임규태 대구경북연구원 경제동향 분석팀장은 “그리스와 우리나라는 교역 규모가 작아 단기적으로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다. 특히 대구·경북의 경우 그리스로 수출하는 금액이 전체 수출액의 1%도 되지 않아 직접적 타격은 없다고 본다”면서 “다만 그리스 사태가 그렉시트로 이어진다면 EU로 수출하는 지역 주력산업인 자동차·기계부품의 수출감소가 우려되는 등 간접적인 영향권에 들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박주희기자 j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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