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산케이, 대한민국 대통령에 도발하다…“朴 대통령 사대주의 ‘민비’ 같다” 망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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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9-02   |  발행일 2015-09-02 제4면   |  수정 2015-09-02
칼럼서 암살된 명성황후 비유
중국 전승절 열병식 참석 비난
‘세월호’ 때 이어 또한번 망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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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우익성향 매체 산케이신문 인터넷판이 박근혜 대통령의 중국 전승절 열병식 참석을 비판하면서 박 대통령을 일본 낭인들에 의해 암살된 명성황후에 비유해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사진은 산케이의 노구치 히로유키 정치부 전문위원이 쓴 문제의 칼럼을 캡처한 것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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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말기 고종황제의 비(妃)로, 1895년 일본 공사의 지휘를 받은 일본 낭인들에 의해 암살된 명성황후의 영정. 연합뉴스

일본의 우익성향 매체인 산케이 신문이 박근혜 대통령의 중국 전승절 열병식 참석을 비난하면서 박 대통령을 일본 낭인에 의해 암살된 명성황후에 비유한 ‘망언 칼럼’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산케이의 노구치 히로유키 정치부 전문위원은 지난달 31일 오전 산케이 인터넷판에 ‘미중(美中) 양다리 한국이 끊지 못하는 민족의 나쁜 유산’이라는 제목으로 실은 고정 칼럼에서 박 대통령의 열병식 참석이 ‘사대주의’ 행보라고 주장하면서 “이씨 조선(조선시대)에는 박 대통령 같은 여성 권력자가 있었다”고 썼다.

칼럼은 명성황후를 ‘민비’로 칭한 뒤 “일본의 청일전쟁 승리로 조선은 청나라의 책봉 체제에서 간신히 빠져 나왔다”며 “대원군파(派)에 다시 힘이 실려 청나라라는 후원자를 잃은 민씨파는 쇠퇴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민씨파가 1895년 러시아군의 지원으로 권력을 탈환한 지 3개월 뒤 민비는 암살된다”고 했다. 명성황후 암살범이 당시 일본 공사의 지휘를 받은 일본 낭인들이었다는 사실은 일절 거론조차 하지 않았다.

산케이는 지난달 30일자 사설에선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중국 열병식 참관 계획에 대해서도 “국제사회의 기대에 반하는 일이자 유엔에 대한 신뢰를 손상할 수도 있는 일”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산케이의 이 같은 칼럼에 대해 국내 정치권에서는 한·중 외교로 인해 일본이 동북아에서 고립될 것을 우려해 망언을 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아베 정권을 비호하는 일본 극우주의자들의 몰(沒)역사관이 또 한번 입증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편 산케이 신문은 지난해 8월 서울지국장이 증권가 정보지를 인용해 세월호 사고 당일 박근혜 대통령의 행적에 대해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했다가 명예훼손 혐의로 피소된 바 있다. 산케이는 일본의 사실상 극우 보수지로 군국주의 부활 등을 옹호해 왔다.

최종무기자 ykjmf@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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