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 인생의 아름다운 황혼을 위한 길

  • 인터넷뉴스팀
  • |
  • 입력 2015-10-12   |  발행일 2015-10-12 제30면   |  수정 2015-10-12
20151012
천종택 (대구로고스장로교회 목사)

뜨는 해도 웅장미 있지만
지는 해도 더욱 찬란한 美
선한 싸움하듯 살아가면
우리의 황혼은 아름다워
신뢰의 가치관도 지키길

추석이 지난 들녘의 황금빛이 단풍으로 물들기 시작하여 색깔을 뿜어내는 산들과 더불어 한해를 마무리하는 심포니를 연주하는 듯하다. 새해에 뜨는 웅장하고 아름다운 해를 맞으러 산과 바다를 찾았던 발길들이 이제는 자연이 펼쳐내는 황혼의 연주에서 새해의 야심찬 소원을 정리하기 시작한다. 뜨는 해도 웅장하고 아름답지만 지는 해가 연출하는 더욱 찬란한 황혼의 빛은 우리의 내면을 깊이 바라보게 한다.

미국에서 지낼 때 동쪽지역에 살았기 때문에 해 뜨는 장면은 수 없이 많이 보았으나 LA를 방문하였을 때 바다와 해변의 해지는 장면에 압도당한 경험이 있다. 그때 나는 인생의 황혼도 이처럼 웅장하고 아름다워야 한다고 생각하며 나의 인생을 돌아보며 묵상했다. 필자는 그 시간에 믿음의 사람인 나의 인생은 하나님의 뜻과 조화되고 그 뜻이 이루어지는 삶이어야 아름다운 황혼을 맞을 수 있다는 분명한 결론을 평소의 신념에서 다시 확인했다. 성경에는 바울 사도가 고백한 “나는 선한 싸움을 싸우고 나의 달려갈 길을 마치고 믿음을 지켰다”는 말이 있다.

이에 따르면 첫째, 인생을 살면서 우리는 선한 싸움을 해야 한다. 비행기 제작사 Boing의 공장에는 모든 사람이 보도록 큰 간판이 걸려있다고 한다. “우리는 여기서 비행기를 만든다. 우리는 가능한 한 비싸지 않은 비행기를 만든다. 그러나 우리는 좋은(Good) 비행기를 만든다”는 말로 그 간판은 회사의 다짐을 공포하고 있다.

우리가 인생과 세상 사람의 눈에 훌륭하고 멋진 삶을 만들어 내면 그 황혼은 아름다울 것이다. 바울같은 종교인은 하나님의 눈에 훌륭하고 위대한 삶을 만들기 위하여 하나님이 주는 선한 것을 찾아서 그것을 이루는 삶을 살았다. 인생에 선한 목적을 두고 살아가자면 마치 싸움하듯 씨름하듯 힘써 살 수밖에 없다. 종교인이 아니더라도 사람은 인생을 숭고한 목적에 두고 열심히 투쟁하듯 살아가야 세상에 지지 않고 이겨나갈 수 있다. 인생의 아름다운 황혼을 위해서는 누구나 선한 싸움을 해야 한다.

둘째, 나의 달려갈 길을 완수해야 황혼이 아름다울 것이다. 인생이 자기의 선한 목표를 완수하는 길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인내가 있어야 한다. 즉 선한 싸움에 인내해야 한다. 인내의 원뜻은 어떤 일을 성공적으로 완수할 때까지 그 일을 이루기 위해 어려움을 극복하며 견딘다는 것이다. 이러한 특성은 어떤 일에든 그 사명을 이루려면 반드시 요구된다. 영국의 유명한 총리인 핏트는 사람에게 개인적으로 가장 요구되는 게 무엇이냐는 물음에 인내라고 대답하였다. 둘째 물음에도 인내라고 하였고 셋째에도 인내라고 하였다.

셋째, 신뢰하는 가치관을 끝까지 붙잡아야 한다. 고대 그리스에는 약간 이상한 경기가 있었다고 한다. 각 경기자는 불붙은 횃불을 들고 뛰는데 끝까지 불이 꺼지지 않고 결승점에 도달해야 우승할 수 있었다. 힘써 뛰어도 끝까지 불꽃을 지키면서 뛰어야 하는 것이다. 무엇인가 신뢰하는 것을 끝까지 지키면서 인생을 마쳐야 그 황혼이 아름다울 수 있다. 기독교도인 바울의 경우에서는 바른 믿음을 끝까지 유지하고 지키며 그에 따라 살아 왔기 때문에 황혼이 장엄하고 아름다웠다. 일반사람에게도 인격과 이상을 끝까지 끄지 않고 지키면서 달려가는 인생의 황혼은 아름다울 것이다.

한 졸업식 축사가 떠오른다. “당신은 물질적 성공과 세상의 명성에 너무 많은 가치를 두지 말라. 왜냐하면 그렇게 하면 오랜 훗날 그러한 것들에 그다지 많은 관심을 두지 않은 훌륭한 사람을 만나게 될 것이다. 그때 당신은 자신이 얼마나 불쌍하고 가난한 사람인지 깨닫게 될 것이다.”

뿌리로 돌아가는 낙엽을 밟을 수 있는 맑은 가을 하늘 아래 서면 우리는 인생에 대한 성찰과 기도로 자신을 새삼스레 살핀다. 그 생각의 끝은 인생의 아름다운 황혼을 위한 길에 머물지 않겠는가! 충실한 가을의 기도를 위해 우리의 삶은 열려있다.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오피니언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