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의 미래, 대구가 연다 .3] 물강국의 물산업 육성전략

  • 최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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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11-25   |  발행일 2015-11-25 제6면   |  수정 2015-11-25
클러스터가 물산업의 전진기지, 국가간 연대도…‘水中戰’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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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가 최근 벤치마킹 대상으로 지목한 미국 밀워키시의 물산업클러스터내 하수처리장 전경.


국내 물산업의 메카를 지향하고 있는 대구시는 해외 물 선진도시에 대한 연구결과를 지켜보면서 클러스터 조성의 중요성을 새삼 실감했다. 물 관련 기업과 정보, 인재를 한곳에 모아 원스톱 지원서비스를 구현하는 시스템이 한 국가 또는 도시의 물산업 경쟁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것. 이제 갓 국가물산업클러스터(달성군 구지면) 조성에 나선 대구는 아직 갈 길이 멀다. 내년 7월쯤 착공해 2018년 상반기 완공을 앞둔 국가물산업클러스터가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사전에 충분히 자양분을 줘야 한다. 기업과 연구기관, 전문인력이 힘을 모아 정보를 부지런히 모으고, 다시 이들을 촘촘히 엮어 ‘맞춤형 그물망 지원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해외 물 선진도시의 성공스토리에 일정 부분 답이 있다.

물 수입했던 싱가포르
클러스터 구축 대변신
물산업 세계 2위 도약

이스라엘은 수출 박차
정부와 유관기관 참여
물 ‘실리콘밸리’꿈꿔

네덜란드는 파트너십
6개국과 협력체제로
獨은 워킹그룹 중점
15개 지역 선정 운영

◆싱가포르·이스라엘의 교훈

대표적인 물 부족 국가인 싱가포르는 한때 물 자급률이 60%대에 머물렀다. 국토가 좁고 하천이 발달되지 않아 1970년대만 해도 인접국인 말레이시아에서 물을 전량 수입했다.

하지만 하·폐수, 재이용 등 대체 수자원 기술 확보에 전념한 결과, 지금은 세계 2위권의 물산업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싱가포르는 물산업 클러스터를 구축해 해외 유명 물 기업인 GE Water 등 10개사의 연구개발센터와 지역본부를 적극 유치했다. 기술개발협력을 통해 50개 이상의 물 전문기업도 육성했다. 첨단 수처리 분리막기술(멤브레인) 분야의 선도기업인 하이플럭스사는 산업용·재이용 수처리 등 기술집약적 고부가가치 사업분야를 개척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했다.

또한 클러스터 핵심 인프라의 일환으로 창이국제공항 인근엔 수처리 플랜트까지 건설했다. 이곳에서 싱가포르 전체 하수의 절반 가량을 정수해 음용수급의 깨끗한 물로 바꾸고 있다. 매년 여름 열리는 ‘싱가포르 국제 물 주간행사’를 통해 전 세계의 물관련 기술·정보·비즈니스를 선도하고 있다. 대구는 특정분야뿐 아니라 싱가포르처럼 수처리 전 분야에 대한 육성과 시설 집적시스템을 벤치마킹했다.

이스라엘은 물산업 기술 분야의 ‘실리콘밸리’를 꿈꾸고 있다. 2020년까지 200억달러 규모의 수출목표도 세웠다. 18개 정부부처와 유관기관이 참여한 NEWTech(Novel Efficient Water Technology) 프로그램이 그 구심점이다. 총 270개(20개 분야)에 달하는 중소벤처기업을 육성해 첨단 물산업 시장을 창출, 100여개국에 수출한다. 물을 한 방울씩 떨어뜨려 식물을 재배하는 세류 관개(drip irrigation) 기술과 해수 담수화 분야에선 단연 세계 최고수준의 기술을 자랑한다. 이를 토대로 이스라엘은 국가 공기업인 Mekorot(수자원공사) 중심의 클러스터링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대구는 이스라엘의 물 관련 첨단벤처기업 육성방안을 집중 벤치마킹 중이다. 아울러 일본에선 물 관련 신기술에 대한 테스트베드 운영시스템을 적극 도입했다.

◆유럽의 파트너십 구축시스템

대구의 물산업클러스터 워킹그룹(Working Group·실무협의단) 관계자들은 유럽에 안착한 국가차원의 파트너십 구축 전략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대구 국가물산업클러스터의 성공적 안착에 꼭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국토가 해수면보다 낮은 네덜란드는 열악한 자연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자국의 물 관련 기관을 총결집시켜 ‘워터 파트너십(Netherland Water Partnership)’을 구축했다. 정부부처, 공공기관, 기업, NGO가 대거 참여한 이 파트너십은 2000~2001년에 물산업 해외진출 활성화를 위한 대규모 리서치 프로젝트를 실시해 물산업의 세부범위를 설정했다.

또 200여개 관련기업, 기관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도 벌였다. 이같은 탄탄한 내부 공조는 해외시장에서도 위력을 발휘했다. 중국·싱가포르·미국 등 6개국과 파트너십을 맺고, 인도·베트남· 남아공과도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했다. 현재는 물산업과 관련해 연간 10조원 이상을 수출한다.

세계 2위 상하수도 기술 수출국인 독일은 네덜란드 파트너십 사례를 접목시켰다. 240여개 물 관련 기관이 참여하는 ‘워터 파트너십(Germany Water Partnership)’을 완성시켰다. 회원사간 네트워킹에 중점을 두고 기술혁신·정보·프로젝트 발굴 등 분야별 워킹그룹을 운영한다. 물산업 진출대상 지역을 15군데로 압축해 해당 지역마다 전문가 중심의 워킹그룹을 운영하는 점이 이색적이다.

수에즈·베올리아와 같은 세계적 물기업이 소재한 상하수도 운영관리 분야 세계 1위국 프랑스는 2007년 회원기관 100여곳이 참여하는 ‘워터파트너십(French Water Partnership)’을 만들었다. 대구의 물전문가들은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이 같은 글로벌 네트워크는 ‘KWP(korea Water Partnership)’를 중심으로 국가가 주도하는 게 맞다고 보고 있다.

유럽과 달리 미국의 물 수도인 밀워키시는 2009년 설립된 기업주도 비영리 단체인 ‘미국 물위원회’가 주도해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했다. 물위원회는 인재양성, 재정투자, 신기술 연구를 총괄한다. 밀워키시 권역 내 집적된 150개 물기업과 미국 유일의 담수과학 대학원(위스콘신대 밀워키캠퍼스)은 도시의 물산업 경쟁력 향상에 보탬을 주고 있다.

최수경기자 juston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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