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이 행복한 대구 도시공간 재창조 4] 다양한 지역 맞춤형 도시재생사업 ①

  • 이창호
  • |
  • 입력 2015-11-30   |  발행일 2015-11-30 제4면   |  수정 2015-11-30
역사와 문화를 입고 변신…상권·관광 활성화로 생기 되찾는다
북·서성로 등 건축물 리노베이션
근대골목과 연계 핫플레이스로
기존 사업자 중심 개발방식 탈피
주민 등 지역공동체 참여 유도
20151130
대구시 중구지역 근대 건축물 리노베이션에 의해 조성된 강제위안부 역사관과 카페. <대구시 제공>
20151130
달서구의 ‘미로마을 조성사업’은 노후주택의 담벼락에 벽화를 입히면서 시작됐다. 골목길에 다양한 인문학적 스토리를 입힌 것이다. <대구시 제공>
20151130
수성구의 ‘해피타운프로젝트’ 중 하나인 담장허물기는 쾌적한 주거환경을 만드는 데 일조했다. <대구시 제공>
20151130
서구의‘행복한 날뫼골 만들기’에선 주민들이 손수 만든 ‘골목정원’이 유명하다. <대구시 제공>


요즘 전국에서 ‘도시재생’에 가장 열심인 곳이 대구가 아닐까. 이는 지난 9월 대구시가 국토교통부의 ‘2016년 도시활력증진지역 개발사업’ 공모에서 전국 시·도 가운데 가장 많은 총 8개의 사업이 선정된 데서도 잘 알 수 있다. 도시활력증진지역 개발사업은 지역 간 연계·협력증진을 통해 지역 경쟁력과 주민 삶의 질을 높여 균형발전을 실현하기 위한 정부 공모사업이다. 기존사업의 답습이 아닌 해당지역의 역사·문화적 자산 활용과 토지·건물의 매입 대신 다양한 사업의 융·복합을 통해 실질적인 도시활력을 불어넣는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대구시 도시재생추진과 김상연 주무관은 “도시활력증진지역 개발사업은 도시의 경제·사회·문화적 활력을 키우고 사회통합을 강화하는 큰 뼈대”라며 “기존 추진 중인 사업과 연계해 신규사업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대구시내 구·군에서는 다양한 지역 맞춤형 도시활력증진사업이 추진 중이거나 완료됐다.

북·서성로 등 건축물 리노베이션
근대골목과 연계 핫플레이스로

기존 사업자 중심 개발방식 탈피
주민 등 지역공동체 참여 유도

안심 연근단지와 도동 측백나무
고분·사당 등 문화자원 등 활용
활력 넘치는 대구로 바꾸기 활발

◆올디스 벗 구디스(Oldies but Goodies)

“초겨울 고색창연(古色蒼然)의 분위기를 만끽하고 싶다면 대구 중구의 북성로와 서성로를 찾아라.”

최근 이들 거리가 ‘핫 플레이스’로 뜬 것은 ‘대구읍성 상징거리 조성 사업’ 덕분이다. 이는 1907년 일제에 의해 철거된 대구읍성의 흔적을 따라 옛 읍성의 주요경관을 복원하는 사업이다. 중구청은 2012년부터 총 70억원의 예산을 들여 읍성의 주요 관문과 성곽 일부를 복원하는 한편, 성곽길을 특화해 동성로·남성로와 연결하는 근대역사문화벨트를 완성할 계획이다.

아울러 북·서성로, 향촌동 일대의 근대 건축물에 대한 리노베이션 사업이 펼쳐지고 있다. 이에 따라 삼덕상회 건물이 ‘카페 삼덕상회’로 부활했으며, 북성로를 상징하는 거점공간으로 ‘공구박물관’이 탄생했다. 중구청은 지난해 ‘더 한옥&스파’ 등 7곳에 대해 리노베이션사업을 완료한 데 이어 올해 현재 13곳의 사업이 진행 중이다. 앞서 리노베이션 작업을 거쳐 부활한 대구근대역사관과 향촌문화관 등도 이 일대에서 빼놓을 수 없는 근대건축물이다.

중구청 관계자는 “북·서성로가 근대골목과 연계돼 문화가 숨 쉬는 거리로 탈바꿈하면서 도심관광은 물론 지역상권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달서구의 ‘미로마을 조성사업’도 옛것을 제대로 업그레이드한 케이스. 이 사업은 2013년 두류 1·2동 주민이 중심이 돼 미로골목 속 30~40년된 노후주택의 담벼락에 벽화를 입히자 골목 구석구석이 미로(美路·아름다운길)로 바뀐 게 시초가 됐다. 입소문이 나 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새로운 마을’로 변신했다. 골목길에 다양한 인문학적 스토리를 입히니 떠나고 싶은 낡은 주택지가 아닌 정이 넘치고 머물고 싶은 마을로 부활한 것이다.

남구의 도시활력사업 중엔 ‘물베기마을 문화예술축제’라는 게 있다. 영선못에 있던 물이 언덕배기까지 흐른다고 해서 이곳을 물베기라 불렀다는 역사의 흔적을 찾아 2010년부터 주민들 스스로 기획하고 진행하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주민 2천여명이 참여해 오케스트라, 주민합창단, 아코디언 앙상블, 노래자랑 등 다양한 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주민 주도의 도시재생 ‘활기’

최근 대구시는 지역 주민과 함께하는 도새재생에 역점을 두고 있다. 기존 사업자 중심의 개발방식에서 벗어나 주민 등 지역공동체의 참여를 통해 사업을 이끌어 나가겠다는 의지다.

경북도청 이전터 주변지역의 ‘연암 서당골 여·행(餘·幸)’ 사업이 좋은 사례다. 오랫동안 개발에서 소외된 이곳의 주민들은 총회의 일종인 ‘연암 서당골 반상회’를 기획해 주민협의체를 새롭게 구성하고 마을의 변화를 위한 사업에 나선 것이다. 주민들은 반상회에서 보안등·CCTV 설치는 물론 유휴지를 이용한 쌈지공원 조성, 방치된 폐·공가를 활용한 주차장 조성 등을 적극 건의했다. 북구청은 반상회를 매월 한차례로 정례화해 주민의결회의로 활용할 방침이며 사업기간 주민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 나가기로 했다.

서구의 ‘행복한 날뫼골 만들기’는 비산 2·3동 노후주택의 담장·지붕 개량과 서구지역 맛길 정비 등 다양한 내용을 담고 있는 사업으로 주민협의체와의 긴밀한 협력 속에 펼쳐지고 있다.

주민들이 손수 만든 ‘골목정원’으로 노후 주택가가 생기를 되찾았다. 이는 회색 옹벽·철제 펜스로 대표되던 비산동 골목길에 주민들이 집안의 화분들을 하나 둘씩 갖고 나오면서 확산됐다. 또 페트병으로 만든 형형색색의 바람개비를 회색옹벽에 설치하고, 작은 나대지엔 수경시설을 만들어 꽃을 심었다.

수성구의 ‘해피타운프로젝트’는 주거환경 개선을 통해 지역민을 하나로 뭉치도록 했다. 구청은 마을자원 발굴·주민역량 강화 프로그램 운영·마을상권 특성화 등을 통해 주민들이 마을공동체의 기반을 스스로 다져나가도록 했다.



◆지역자산 활용한 관광거점 조성

동구는 전국 최대규모 연근 생산지를 비롯해 금호강·팔공산·불로동 고분군·도동 측백나무 숲 등 각종 역사·문화·경관 자산을 확보하고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그동안 공군 비행장으로 인한 고도제한 및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여 도심환경이 상대적으로 낙후되면서 최근 이를 개선하기 위한 도시재생사업이 활발하게 펼쳐지고 있다.

대규모 연근재배단지가 있는 반야월 안심지역을 중심으로 주민 휴식 공간을 만드는 ‘안심창조밸리 조성사업’이 지난해부터 추진되고 있다. 대구도시철도 1호선 안심역은 연꽃테마전시관, 연근·연꽃차 판매장 등을 선보이고 신서타운 테마거리엔 도시형 텃밭을 만들어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게 할 예정이다.

2016년 도시활력증진지역 신규사업으로 선정된 ‘천연기념물 ONE 도동문화마을 조성사업’도 관심을 끌고 있다. 동구 도평동 도동향산마을에 있는 천연기념물 제1호 ‘대구도동측백나무숲’을 비롯해 인근 용암산성·최치원사당 등 여러 향토문화 자원에 대한 스토리텔링을 개발해 관광객이 흥미롭게 둘러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동구청 관계자는 “도동문화마을 사업은 ‘측백나무’라는 브랜드를 활용해 지역주민의 소득증대를 이끄는 등 친환경적 도농복합 발전의 대표적 모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낙동강과 비슬산 등 천혜의 자연자산을 갖고 있는 달성군도 빼놓을 수 없다. 달성군은 올해 ‘창조문화바람 High-Five(5) 현풍’이라는 주제로 신도심과 구도심 간의 화합과 상생을 위한 5개 문화거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2016년 도시활력증진사업에 뽑힌 ‘하빈 P.M.Z 평화기념마을 조성사업’은 하빈 낙동마을 전재민촌과 새터민의 문화특화를 통해 북한문화를 체험하고, 역사·자연·평화 네트워크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이 사업엔 지역주민의 경제적 자립을 위해 노후된 공간을 게스트하우스와 창작 활동의 공간으로 활용하는 방안이 들어있다.

이창호기자 leech@yeongnam.com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기획/특집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