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茶 한잔] 대구시향 상임지휘자 줄리안 코바체프

  • 김봉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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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2-04 08:11  |  수정 2016-02-04 09:37  |  발행일 2016-02-04 제23면
“수준 높은 대구관객에 완벽한 연주로 보답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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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대구시향을 3년간 더 이끌기로 대구시와 재계약을 한 줄리안 코바체프. <대구시립교향악단 제공>

2014년 4월 대구시향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로 취임한 이후 뛰어난 지휘능력과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대구시립교향악단을 업그레이드시키고 있는 줄리안 코바체프.


올핸 고전∼신고전주의 시대별 준비
수·차석 단원 협연으로 품격 높이고
바그너·말러·베를리오즈 작품도 선봬


대구시향 연주회마다 매진 사례를 이어가고 있는 그는 역대 어느 대구시향 지휘자보다 시민들의 큰 사랑을 받고 있고, 지난해 12월 대구시향을 3년간 더 이끌기로 대구시와 재계약을 하면서 더욱 의욕에 차 있다. 그를 만나 몇 가지 궁금한 점을 물어봤다.

- 2016년 대구시향 연주회 프로그램은 어떻게 구성했는가.

“고전주의 모차르트부터 낭만주의를 지나 신고전주의 쇼스타코비치의 음악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으로 준비했다. 관객들도 다양한 음악을 접하고 싶어할 것이다. 그리고 대구시향의 뛰어난 수·차석 단원을 협연자로 내세워 대구시향의 품격을 높이는 한편, 대편성을 필요로 해 평소 쉽게 접하기 어려운 바그너, 말러, 베를리오즈,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등의 작품을 선보임으로써 대구의 클래식 수준을 높여갈 생각이다.”

-대부분 악보를 보지 않고 지휘를 하던데, 어떻게 다 외우는가. 그리고 암기해서 지휘하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는 어떤 차이가 있는가.

“악보 공부는 나의 생활이다. 오전 8시30분에 출근해서 밤 10시까지 집무실에서 항상 악보를 보고 음악을 들으며 작품을 분석한다. 그러다 보면 굳이 특별히 노력하지 않아도 악보가 머릿속에 그려지는 것 같다. 그리고 암보는 단지 각 악기 소리만 기억하는 것이 아니다. 감정, 표현 방식 등 악보에 표시된 여러가지 의미 기호까지도 머리에 새겨야 하며, 이것이 진정한 암보라고 생각한다. 지휘자로서 이 모든 것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있어야 모든 단원이 작품의 연주에만 몰두하게 도와줄 수 있다. 그리고 암보로 지휘할 경우 연주 도중 굳이 악보를 봐야 할 필요가 없으므로 연주하는 내내 단원을 바라보며 상호 교감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지휘하는 동작이 매우 멋지다고 하는 사람이 많다. 멋진 동작은 어떻게 나오는가.

“어느 곡을 지휘하게 되면 작곡가의 작곡할 당시 생각과 느낌에 빠져들고 그것이 나도 모르게 온몸으로 표현된다. 아마도 관객들은 그래서 지휘 동작을 더 멋스럽게 느끼는 것 같다. 그렇다고 지휘 동작을 따로 연습하고 연구하는 것은 아니다. 그저 작품 속에 빠져들다 보면 자연스럽게 그런 동작이 나오게 된다.”

-대구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대구시민들은 근본적으로 음악을, 그리고 문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인 것 같다. 이런 도시에서 지휘자로, 오케스트라로 사랑받는 것은 참으로 행운이 아닐 수 없다. 그동안 세계 곳곳을 다니며 연주활동을 해 왔다. 짧게는 수일에서 길게는 몇 년을 타지에서 생활하기도 했다. 그래서 이제는 외국에서의 생활이 익숙해질 법도 한데 막상 또 새로운 나라, 낯선 도시에 가면 어느 정도의 적응기는 필요했다. 그런데 지금까지 다녀본 곳 중에서 대구만큼 푸근하고 인간미 넘치는 도시는 처음이다. 마치 대구에서 새로 태어난 것 같고 제2의 고향처럼 느껴진다. 비록 외모도 언어도 다르지만 이렇게 정서적으로 고향같이 친근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대구시향 단원들을 비롯한 대구 시민들의 친절함과 밝은 미소에 있지 않나 싶다. 연주 때마다 공연장을 찾아주는 대구시민들을 만날 때마다 진심으로 음악을 좋아하고 즐기는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관람 수준이나 작품에 대한 이해도 높아 연주에 더 심혈을 기울여 완벽을 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김봉규기자 bgki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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