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여행…섬으로 떠나볼까 사찰로 떠나볼까

  • 김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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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4-23   |  발행일 2016-04-23 제16면   |  수정 2016-04-23
힐링여행…섬으로 떠나볼까 사찰로 떠나볼까
갯벌을 삶의 터전으로 살아가는 섬 아낙들. 섬에서는 여성들의 삶의 무게가 육지에서보다 더 무겁다.

복잡다단한 일상에 지치고 피로한 현대인들, 스스로를 돌아보고 쉬어갈 수 있는 휴식이 절실하다. 지친 현대인에게 유용한 휴식처인 ‘사찰’과 ‘섬’으로 안내하는 서적이 나란히 발간됐다. 한국의 대표적인 힐링여행지로 사찰 55군데를 소개한 ‘나를 위한 사찰여행55’와 섬에서 느리고 고요하게 살아가는 방법을 소개한 ‘섬: 살이-섬 학자 김준의 인문적 섬 읽기’가 그것이다. 저자들의 인문적 사유를 바탕으로 쓰인 두 권의 힐링서적을 소개한다.


힐링여행…섬으로 떠나볼까 사찰로 떠나볼까
나를 위한 사찰여행55- 유철상 글·사진/ 상상출판/ 432쪽/ 1만6천500원

국내 사찰 구석구석 살펴

다양한 템플스테이도 설명

일상에 지친 당신을 위해 산사에서 하룻밤을 묵는 ‘템플스테이’는 어떨까. 울창한 숲 속 사찰에서 자신과 조우하고, 스스로를 내려놓는 법을 배울 수 있다. 또 휴식이 필요한 당신이라면 ‘가을 백양사’를 추천하고 싶다. 흔히 내장산 단풍을 으뜸으로 쳐서 가을 내장사라고 하지만 아는 사람은 번잡한 내장산을 피해 백양사로 발길을 돌린다. 붉은 단풍과 푸른 비자림이 어우러진 백암산은 온 산이 불타는 듯 황홀경을 선사한다. 특히 매표소에서 백양사까지 이어지는 약 1.5㎞ 구간의 도로 양옆과 백양사 주위의 단풍이 아름답다.

사실 우리 땅 어디를 가든 절이 없는 곳이 없다. 오죽하면 ‘절로 절을 찾게 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이 산하 구석구석에는 정말로 많은 사찰이 있다. 사찰에는 유구한 세월을 불교와 함께 해온 우리 민족의 지난한 삶이 녹아있으며, 선조들의 희로애락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저자는 “사찰여행은 쉼표처럼 절을 느끼고 자신을 되돌아보는 공간을 찾아가는 여행”이라고 말한다. 사찰을 걸으며 참된 자신의 세계를 향해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걷는다는 것은 내면에 집중하기 위해 자연 속으로 향하는 것, 사찰을 걸으며 숨을 가다듬고, 몸의 감각을 예리하게 갈고 호기심을 새로이 하는 기회를 얻게 된다는 것이다.

힐링여행…섬으로 떠나볼까 사찰로 떠나볼까
선암사는 전통차의 맥을 유지하고 있는 곳이다. 툇마루에 앉아 차를 음미하는 지허 스님.


산사는 스님의 수행공간이자 사는 집이다. 일주문을 넘어서면 경내에 들어선 것이므로 몸과 마음을 가지런히 하고 사찰 예절을 지켜야 한다. 사찰은 대웅전이나 요사채처럼 스님과 신도가 함께 지낼 수 있는 공간과 강원이나 선원 같은 스님만의 공간으로 나뉜다. 여기에 큰스님이 수행을 하며 사는 암자까지 경내에 포함한다. 저자는 이 책에 실린 55곳의 사찰을 10년에 걸쳐 구석구석 걸으며 만났다. 사찰을 찾아가기 위해 필요한 기본 정보를 넣었고,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경우 프로그램의 특징적인 내용 설명도 덧붙였다. 이와 더불어 절과 관련된 이야기나 역사적인 사건도 자세히 소개했다.


힐링여행…섬으로 떠나볼까 사찰로 떠나볼까
섬: 살이- 김준 지음/ 도서출판 가지/ 304쪽/ 1만6천원

섬 사람들 날것의 삶에 주목

역사·문화 등 질박한 이야기

여자만의 작은 섬 장도의 주민들은 봄이면 바지락, 겨울이면 꼬막에 의지해 살아간다. 고둥이나 짱뚱어처럼 갯벌에서 자유롭게 생활할 수 없기에 만들어낸 것이 뻘배였다. 장도 여성들에게 음식솜씨 없는 것은 흉이 되지 않지만 뻘배를 타지 못하는 것은 큰 흉이다.

제주도에서는 소금밭을 소금빌레라고 부른다. 빌레는 용암이 굳어서 형성된 너럭바위를 일컫는 제주 말이다. 제주시 애월읍의 구엄마을은 특히 빌레가 발달했다.

놀라운 것은 인근 오름에서 가져온 흙으로 두렁이라는 한 뼘 남짓 높이로 둑을 쌓아 소금밭을 만들었다는 점이다. 여기에 허벅으로 바닷물을 지어 올려서 햇볕과 바람에 증발시켜 돌소금을 얻었다. 이처럼 섬에는 고유한 문화와 역사가 전승되고 있다.

저자가 처음 섬을 만난 것은 스무 살 무렵, 암태도였다. 섬을 연구하는 입장에서 찾았지만, 발길이 잦아지면서 섬과 섬사람에 대한 사랑으로 바뀌었다.

그에게 섬은 거대한 바다 위에 버티고 선, 작지만 큰 또 하나의 뭍이었고 작은 우주였다. 그 공간에서 섬사람들은 파도와 바람으로 일상을 빚고 소금과 김과 미역으로 역사를 꾸리며 치열하게 생존하고 있었다.

섬사람들의 삶에 매혹되어 오늘도 섬사람들의 삶을 기록하고 있는 저자는 ‘사람이 사는 섬이 아름답다’는 주장을 편다.

저자는 우리가 막연히 꿈꾸고 사랑해온 섬에 대해, 풍경이 아닌 날것의 삶이 속속들이 배어 있는 살림 이야기를 들려준다. 오늘날 섬에는 누가 사는지, 어떤 집을 짓고 세간을 마련해서 살림을 유지하는지, 섬사람들이 매일같이 하는 일과 삼시 세끼 먹는 밥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섬마을에서 오랫동안 이어져 내려온 생활풍습에 관하여 깊고 질박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저자는 26년째 전국의 섬을 제집처럼 드나들며 섬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김은경기자 enigma@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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