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설명회도 없이 도로선형 변경 ‘논란’

  • 석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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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5-25 07:36  |  수정 2016-05-25 07:36  |  발행일 2016-05-25 제9면
국도 33호선 굴목교차로 구간
성주 가천면 직선진입로 폐쇄
주민 “통행불편 원안대로 해야”
주민 설명회도 없이 도로선형 변경 ‘논란’
국도 33호선 굴목교차로 공사구간에서 현장소장과 성주군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가천면 주민들이 교차로 선형변경에 대해 항의하고 있다.

[성주] 성주와 고령을 잇는 국도 33호선 확장공사가 올 연말 준공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확장도로에서 성주군 가천면으로 이어지는 굴목교차로 구간이 주민설명회도 없이 일부 선형이 변경돼 가천면 주민들이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24일 가천면 주민들에 따르면 국도 33호선에서 가천면으로 이어지는 구간이 당초 설계에서는 기존 2차로(폭 6m) 직선구간을 이용해 진입하도록 되어 있다. 하지만 선형이 변경되면서 급격하게 경사가 낮아지는 폭 3.5m의 도로를 따라 우측으로 꺾어서 진입하게 됐다. 통행 불편이 예상되자 주민들은 본격적인 관광철을 앞두고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우려하고 있다.

더욱이 주민들은 이 같은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다가 지난 23일 기존도로가 폐쇄되면서 알게 됐다. 주민들은 “가천면민을 무시하는 처사”라며 “당초 설계대로 진입도로를 개설해 줄 것”을 시공사에 요구하고 나섰다.

이러한 설계 변경은 가천면과 이웃한 대가면 대천1리 주민들의 반발이 발단이 됐다. 4차로로 확장된 국도가 구도로보다 5~6m 높아지면서 마을로 진입하는데 다소 어려움이 생기자 대천1리 마을 주민들이 중심이 돼 도로 선형변경 민원을 접수한 것이다. 이후 민원이 받아들여졌고, 몇 차례의 주민설명회 등을 거쳐 설계가 변경됐다.

이에 따라 확장된 4차로와 동일한 높이인 가천면으로 진입하는 2차로는 폐쇄되고, 폭 3.5m의 내리막이 있는 굴곡된 도로로 우회하도록 시공됐다. 이와 함께 폐쇄된 구도로는 대천1리로 진입하는 도로로 활용토록 했다.

문제는 이 같이 도로선형을 변경함에 있어 당초 불편이 예상된 대천1리 주민의 민원만 반영된 채 정작 도로선형 변경으로 새롭게 불편을 겪게 될 가천면민의 의견은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시공을 담당하고 있는 남양건설 정호정 현장소장은 “선형 변경을 위해 전문가들이 나서서 설계를 했기 때문에 현재 도로기능이나 공학적인 측면에서는 전혀 문제가 없다”며 “공사기간 중 주민들의 민원이 있어 의견을 수렴해 설계를 변경하게 되었는데 또 다른 지역 주민들의 민원이 생기니 난감하다”고 말했다.

성주군 역시 당초 설계도만 가지고 있을 뿐 변경된 선형에 대해서는 모르고 있다가 문제가 불거지면서 뒤늦게 변경사실을 알게 됐다. 군은 가천면민의 민원을 토대로 부산지방국토관리청에 설계 재변경 및 도로 폭 확장 등의 대안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석현철기자 shc@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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