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렴 사망 10여년 새 4배…65세 넘으면 백신 맞아야

  • 임호
  • |
  • 입력 2016-05-31 08:00  |  수정 2016-05-31 08:00  |  발행일 2016-05-31 제19면
면역력 떨어진 노년층 발병 잦아
악화 땐 치사율 30% 넘는 패혈증
당뇨·신부전·암환자 더 조심해야
폐렴 사망 10여년 새 4배…65세 넘으면 백신 맞아야
폐렴은 허파 안의 기관지와 폐포가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감염돼 생기는 염증 질환으로 특히 노년층에 잘 생기고 회복 속도도 더디다. 지역의 대학병원에서 환자가 폐기능 검사를 받고 있는 모습. <영남일보 DB>

고령사회 건강 장수의 최대 복병은 폐렴이다. 폐렴은 병·의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는 가장 흔한 질병으로, 2014년 한 해 약 28만명으로 추산된다. 폐렴은 2000년 한국인의 사망 원인 11위(인구 10만명당 6명 사망)인 질병이다. 그러던 것이 2010년부터 6위(인구 10만명당 17명)로 올라섰다. 고령자가 늘면서 폐렴으로 사망하는 사람도 늘었다. 2014년 인구 10만명당 폐렴 사망자 수가 23.7명으로, 2000년과 비교하면 4배 늘어난 셈이다.

암 환자나 뇌혈관·심장병 환자 등도 실제적으로는 폐렴에 걸려 사망한 경우가 많다. 노년기에 가장 흔한 직접적 사망 원인이기도 하다.

폐렴은 허파 안의 기관지와 폐포가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감염돼 생기는 염증 질환이다. 특히 면역력이 떨어진 노년층에 잘 생기고 회복 속도도 더디다. 나이가 들수록 면역 세포의 기능이 떨어져 폐렴 발병 위험이 커진다. 이 때문에 입원치료를 받는 가장 흔한 질병도 폐렴으로, 한 해 약 28만명이 병원 신세를 진다. 폐렴이 악화하면 치명적인 패혈증(敗血症)이 온다.

패혈증은 피가 부패했다는 뜻으로, 세균이 혈액을 통해 전신에 퍼진 상태를 말한다. 대개는 폐렴이 치료가 안되면서 혈액으로 번져 발생한다. 38℃ 이상의 고열이 나고, 맥박이 빨라지며, 호흡수가 증가하는 것이 대표적인 증상이다. 혈액 검사에서는 세균과 싸우는 백혈구 수치가 치솟는다. 강력한 항생제를 투여해 치료를 시도하지만, 세균 감염으로 여러 장기가 동시에 망가지는 다발성 장기부전 상태가 되면 치사율이 약 30%, 쇼크 상태가 되면 치사율이 50%를 넘는다.

국내에서는 매년 3만5천~4만명의 패혈증 환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추산되는데, 면역력이 저하된 고령 인구가 늘면서 증가 추세를 보인다. 당뇨병이 있거나 만성 심부전, 신부전 등이 있으면 세균 감염 진행이 빠르므로 더욱 조심해야 한다. 폐렴을 예방하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폐렴구균 예방 백신을 맞는 것이다. 폐렴구균에 많이 쓰고 있는 매크롤라이드라는 항생제의 내성률은 약 78%이다. 폐렴구균이 뇌수막염을 일으켰을 때 쓰는 페니실린의 내성률도 83%나 된다. 즉 폐렴 치료에 쓰이는 항생제의 내성률이 워낙 높아 치료가 잘 안 될 수 있으나, 백신으로 예방해 발생 자체를 줄여야 하는 것이다.

현재 폐렴 백신 접종은 50세 이상의 연령층이 되면 권장하고 있고 65세 이상과 당뇨병 등 만성질환자는 반드시 맞아야 한다. 폐렴 발생 고위험 그룹은 △천식, 만성폐쇄성폐질환 등 호흡기 질환자 △알코올 중독자 또는 장기간 흡연자 △간경화, 만성신부전증, 심근경색증 등 만성질환자 △면역력이 저하된 암 환자 등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65세 이상 인구의 접종률은 10%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는 미국의 60~70%에 비해 한참 못 미치는 것으로 지속적인 주의와 권고가 필요한 상황이다.

폐렴 예방은 우선 감기에 안 걸리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를 위해 새벽이나 이른 아침 야외 활동을 할 때는 옷을 따뜻하게 입어야 한다. 과음과 흡연, 과로, 수면 부족 등은 면역력을 저하시키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집 안에서만 오랫동안 지내거나 누워 있으면 면역력이 현저히 떨어지므로 자주 햇빛을 쬐며 산책하는 것이 좋다.

일기예보를 유심히 보고, 황사가 오거나 미세먼지 발생 경보가 나오는 날에는 가능한 한 외출을 삼가는 것이 좋다. 폐렴은 호흡기 감염 질환으로 구강을 통해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들어와 전염된다. 하지만 실제로 균을 옮기는 것은 손이다. 통상 재채기나 기침이 나오면 많은 이가 손바닥으로 입을 막거나 주먹으로 가린다. 침 방울이 주변으로 멀리 튀지 않게 하기 위한 나름의 조치다.

하지만 이 방법이 손을 통해 폐렴 관련 세균과 바이러스가 전파되는 주요 원인이다. 그렇게 손에 침 방울을 묻힌 채 사람들과 악수를 하거나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거나 버스·지하철 손잡이를 잡아서 다른 사람의 손으로 세균·바이러스가 전파되기 때문이다. 기침이나 침 방울에 묻어 몸 밖으로 나온 세균이나 바이러스는 최대 24시간 공기 중에서 생존한다. 재채기 침 방울은 최대 7m까지 날아간다.

그렇다고 기침을 할 때마다 손으로 막고 즉시 손을 씻기도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래서 감염학회와 질병관리본부는 기침이 나오면 팔꿈치 안쪽으로 막으라고 권한다.

호흡기 감염은 피해자가 가해자가 될 수 있다. 이 때문에 평소에 손 씻기 등 개인위생 수칙을 준수하는 것이 중요하다. 비누로 충분히 손을 씻고 비누가 없으면 알코올 손 세정제를 사용하는 것도 좋다. 되도록 씻지 않은 손으로 눈, 코, 입을 만지지 말아야 한다. 사람이 많이 붐비는 장소 방문은 되도록 자제하고, 부득이하게 방문할 경우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도움말=한국건강관리협회경북지부

기자 이미지

임호 기자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건강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