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현호 세이셸 입항…해경 기습진입으로 선박 장악

  • 입력 2016-06-24 10:04  |  수정 2016-06-24 10:04  |  발행일 2016-06-24 제1면
살인 피의자 격리조치·선원 안전 확보…참고인 조사·증거수집·감식 진행

인도양에서 선상 살인이 발생한 원양어선 '광현803호'(138t)가 24일 오전 3시 53분(현지시각 23일 오후 10시 53분)께 영국 자치령 세이셸군도 빅토리아 항에 입항했다.


 베트남 선원 2명이 한국인 선장과 기관장을 흉기로 살해한 뒤 4일 만이다.


 현지에 파견된 부산 해경 수사팀 7명은 입항 전인 오전 3시 10분께 선박을 안내하는 도선사가 광현 803호에 탑승할 때 현지 경찰과 함께 기습적으로 진입해 선박을장악한 뒤 안전하게 항구에 접안시켰다.


 이 때문에 우려했던 입항 전 선상 소요 사태나 피의자들의 해상 탈출 시도 등 돌발상황은 발생하지 않았고, 나머지 선원들도 모두 무사하다고 해경은 전했다.


 수사팀은 살인 혐의를 받는 베트남 선원 B(32)씨와 C(32)씨에게 부산지법이 발부한 구인영장을 제시하고 신병 확보에 성공했다.
 베트남 선원 2명은 해경의 구인 집행 과정에서 전혀 저항하지 않고 순순히 해경에 협조했다.


 현재 이 선원들은 광현 803호에서 격리된 채 현지 경찰의 감시를 받고 있다.

 
 수사팀은 이어 배를 몰고 온 유일한 한국인 항해사 이모(50)씨와 나머지 베트남선원 5명과 인도네시아 선원 8명에 대한 건강상태를 확인하고 선내에서 통역인을 통해 참고인 조사를 벌이고 있다.


 사건 당시 정황과 선상에서 술을 마신 경위, 공범 여부 등이 핵심 조사내용이다.
 수사팀은 사건 직후 베트남 선원들에게서 흉기를 빼앗는 과정에서 상처를 입은 항해사 이씨를 현지 병원으로 옮겨 치료받도록 할 예정이다.


 수사팀은 배 냉동실에 안치된 선장 양모(43)씨와 기관장 강모(42)씨 시신을 검안하고 현지 의사를 불러 2차 검안을 하게 된다.
 또 범행에 사용된 흉기 등 각종 증거물 확보는 물론 사건이 발생한 브리지, 기관장 선실 등 광현 803호 전반에 걸친 현장 감식도 진행하고 있다.


 해경은 부산지법이 피의자 심문용 구인영장을 발부한 만큼 세이셸에서는 가해 베트남 선원 2명에 대해 면담 등 기본적인 조사만 마치고 국내 압송 후 구속영장을 발부받아 본격적인 수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광현 803호에는 수사팀 외에도 현지 경찰, 한국 정부가 파견한 주에티오피아 대사관 영사, 선사 관계자, 유족 등도 탑승해 피의자 국내 압송, 시신 운구 등을 협의하고 있다.

 

 수사팀은 세이셸 현지에서 2∼3일 정도 머무른 뒤 베트남 선원 피의자 2명을 항공편으로 국내로 데려오게 된다.
 선장과 기관장 시신도 검안 등 관련 절차를 마치면 바로 선사 측이 국내로 운구하도록 도울 계획이다.


 광현 803호에서는 20일 오전 1시 58분께 베트남 선원 2명이 만취한 상태에서 선장과 기관장을 흉기로 찔러 살해했다.
 이 사건 후 항해사 이씨가 선장 직무를 대행하면서 배를 빅토리아 항까지 640마일(약 1천29㎞)을 운항해 왔다.


 살인 혐의를 받는 베트남 선원 2명은 감금이나 포박 없이 다른 자국 선원과 함께 자율 격리하는 형태로 선실에서 생활해왔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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