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한 술 대신에 ‘톡’한 술…올여름 ‘탄산주’ 열풍

  • 박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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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6-25 07:40  |  수정 2016-06-25 09:20  |  발행일 2016-06-25 제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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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백프라자 식품관을 찾은 한 고객이 여름철 시원한 청량감과 함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탄산주 제품을 고르고 있다. <대구백화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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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백화점 대구점 지하 2층 와인 코너에서 여성 고객이 여름철에 잘 어울리는 저도주 스파클링 와인을 살펴보고 있다. <롯데백화점 대구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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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과일 소주의 돌풍에 이어 올해는 낮은 알코올 도수의 ‘탄산주’ 열풍이 뜨겁다. 하이트진로에서 출시한 탄산주 ‘이슬톡톡’.


주부 이연옥씨(45)는 시어머니 생신을 앞둔 가족 모임을 준비하면서 마트에 들러 맥주를 비롯해 탄산주, 과일소주 등을 구매했다. 이씨는 “여름에 보다 상큼하고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주류가 제격이다. 특히 가족모임인 만큼 여성도 함께 즐길 수 있는 저도주로 모두 건배하면 좋을 것 같아 탄산주를 구매하게 됐다”고 말했다. 무더위가 이어지면서 대표적인 여름 주류로 꼽히는 맥주와 함께 탄산주, 저도주가 인기를 얻으며 주류업계의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 주류업계 ‘저알코올 탄산주’ 경쟁

부라더소다·이슬톡톡 등 잇따라 출시
지역 백화점 이달들어 매출 크게 늘어
스파클링 와인 판매량도 54%나 ‘껑충’
무알코올 맥주·막걸리 탄산주도 인기



◆올여름 탄산주 열풍= 최근 탄산주 열풍이 뜨겁다. 지난해 과일 소주의 돌풍을 시작으로 올해는 낮은 도수의 탄산주 바람이 불고 있다.

보해양조가 ‘부라더소다’를 출시한 이후 하이트진로에서 ‘이슬톡톡’을, 무학과 롯데주류에서는 각각 ‘트로피칼이 톡소다’와 ‘순하리 소다톡’ 등을 시장에 내놓으면서 탄산주가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금복주도 탄산주 제품 출시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탄산주는 탄산음료처럼 톡 쏘면서 알코올 도수가 낮아 여름철 청량감과 함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어 판매량이 증가세다. 술자리에서 취하기보다 가볍게 즐기기를 원하는 2030여성층이 탄산주 열풍을 주도하고 있다.

동아백화점 쇼핑점 식품관에서는 더위가 시작된 6월 들어 탄산주 판매량이 지난달보다 2~3배나 증가했다. 일부 제품의 경우 공급이 원활하지 못할 정도로 판매가 잘 된다. 대구백화점에서도 이달 들어 탄산주 매출이 전년 대비 3배 이상 늘어났다.

김재원 동아백화점 식품관 팀장은 “폭음을 당연시했던 예전의 술문화와 달리, 즐기면서 술을 마시는 문화가 확산됐다. 탄산주는 간편하고 부담스럽지 않게 술을 즐기는 문화에 더해, 여성 고객의 증가로 여성의 니즈를 공략하면서 호응을 얻고 있다”고 분석했다.

더운 여름에는 청량한 탄산과 달달한 과일향을 접목시킨 주류의 판매가 크게 증가하는 계절적 영향까지 더해져 탄산주는 더 큰 인기를 구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종태 대구백화점 식품매입팀 대리는 “알코올 함량이 낮은 달콤한 탄산주의 인기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이고, 탄산주와 저도주 상품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와인도 스파클링 인기= 와인도 스파클링이 저도주와 탄산 열풍을 타고 상한가를 치고 있다. 알코올 도수가 낮아 가볍게 마실 수 있는 데다, 파티 등 모임 문화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마트에서는 이달 들어 21일까지 스파클링 와인 매출이 전월 동기 대비 54.2%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와인 매출이 5.8% 증가에 그친 데 비해 상당히 높은 신장세다.

대백프라자 주류코너에서는 스파클링 와인의 매출이 전체 와인 판매 비중의 30%를 넘어 화이트 와인과 레드 와인의 매출과 비슷해질 정도로 판매량이 많아졌다. 롯데백화점 대구점 지하 2층 주류 코너에서도 이달 들어 낮은 도수의 스파클링 와인 매출이 지난달에 비해 20~30% 증가했다.

스파클링 와인은 탄산이 첨가돼 있지 않은 일반 와인에 다시 설탕을 추가해 인위적으로 발포를 유도한 와인을 일컬으며, 색깔이 옅을수록 단맛이 적은 경향이 있다. 대개 어패류와 생선 등 담백한 음식과 함께 마시면 잘 어울린다.

스파클링 와인의 인기도 역시 저도주 열풍과 맥을 같이한다. 고급 주류로 인식되던 와인의 소비층이 중장년 남성 중심에서 젊은 층과 여성으로 확대된 데다 음주 문화가 취하기보다 즐기는 방향으로 바뀌면서 상대적으로 도수가 낮아 부담 없이 마실 수 있는 스파클링 와인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레드 와인 알코올 도수가 보통 12∼15도인 데 비해 스파클링 와인은 4.5~13도로 도수가 낮은 제품이 주를 이룬다.

특히 3∼4년 전부터 젊은 층과 여성 소비자들이 자신의 기호에 맞는 와인을 적극적으로 찾기 시작하면서 스파클링 와인 선호도가 높아졌다. 탄산이 들어간 음료의 인기도 스파클링 와인 유행에 한몫했다.

◆막걸리는 변신 중= 막걸리도 변하고 있다. 막걸리 시장 1위 업체 국순당이 ‘쌀 바나나’ 막걸리를 출시하면서 다시 한번 막걸리 열풍을 주도하고 있다. 달콤하면서 톡 쏘는 맛으로 30~40대 직장인은 물론 20대의 대학생 사이에서 SNS를 타고 입소문이 퍼지면서 인기몰이 중이다.

이러한 인기에 더해 막걸리 탄산주인 아이싱 자몽, 아이싱 청포도, 아이싱 캔소다 등을 출시하면서 탄산주 열풍에 막걸리까지 합류하는 추세다. 특히 아이싱 시리즈는 캔 막걸리 형태로 보관이 쉬워 여름 휴가철이나 캠핑장 등에서도 인기를 얻고 있다.

동아백화점 식품관 관계자는 “이달 들어 아이싱 시리즈 매출이 전달 대비 15% 이상 증가세를 보일 정도로 찾는 고객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무알코올 시장도 성장세= 무알코올 맥주, 무알코올 칵테일 등 무알코올 시장도 젊은 여성층을 위주로 확대되는 추세다.

2012년 11월 나온 하이트진로음료의 ‘하이트제로 0.00’은 취할 염려 없이 맥아의 풍미와 청량감을 즐길 수 있는 무알코올 맥주로 출시 이후 꾸준히 팔리고 있다. 지난 3월에는 맛과 패키지 디자인을 전면 개선한 리뉴얼 제품이 나왔다. 세계 최초 무알코올 맥주이자 세계 120여 개국에서 판매되는 네덜란드산 ‘바바리아 0.0%’도 국내에서의 올해 판매량이 전년 대비 125% 정도 늘었다.

이마트도 최근 무알코올 칵테일 음료인 피코크 ‘377바(BAR)245㎖’를 출시했다. 알코올이 전혀 들어가지 않은 칵테일로 파인애플이 들어간 ‘민트’와 오렌지가 들어간 ‘시트러스’ 2가지이며, 종교·치료·임신 등 다양한 이유로 술을 마시지 않는 소비자들이 술 대신 마실 수 있는 음료다. 박주희기자 j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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