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역량개발센터와 함께하는 멋진 부모 되기] 한 아버지의 가족행복카페 소감

  • 이효설
  • |
  • 입력 2016-06-27 07:58  |  수정 2016-06-27 08:13  |  발행일 2016-06-27 제17면
“나는 좋은 아빠일까, 되돌아볼 수 있었던 시간”
20160627
아버지 최성종씨가 중학생 딸 아이와 얼굴을 마주보고 서로에 대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대구시교육청 제공>

“감정코칭형 아빠라고 생각했는데
강의 듣다보니 ‘억압·방임형 부모’

자녀 장점찾기·꿈 나누기의 시간
딸 손잡고 눈맞춰 대화할때는 울컥
5주 참가하며 서로 더 이해하게 돼”

‘나는 좋은 부모일까?’ ‘좋은 부모가 되려고 노력하는 부모일까?’ ‘나는 자녀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이 질문들에 자가 진단을 할 수 있는 학부모는 많지 않을 것이다. 자녀의 솔직한 답변을 듣지 않고서 내리는 자가진단은 오류일 가능성이 높다. 중학생과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한 학부모의 가족행복카페 참가 후기를 통해 부모와 자녀 사이에 정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찾아보자. 가족행복카페는 대구시교육청이 5월18일부터 지난 21일까지 진행한 맞춤형 가족 치유 프로그램이다.

Q: 가족행복카페에는 어떻게 참가하게 되었나요?

A: 총 5주차 과정으로 진행된 가족행복카페(부모와 자녀를 위한 감정코칭)에 아내의 신청으로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자녀(중1 딸, 초4 아들)와 관계가 좋다고 생각하고 있었고, 쉬고 싶은 토요일에 굳이 참가를 해야 할까 하고 망설였지만, 아내가 1주차만 참석하고 그 뒤로는 나의 판단 대로 해도 된다고 해서 피곤한 몸을 이끌고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1주차에 부모자기점검과 감정코칭, 자녀와 사랑의 지도 만들기, 자녀의 장점 찾기 프로그램에 참여했는데 정신적인 충격을 받았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제가 감정코칭형으로 자녀를 양육한다고 생각했는데 강의를 듣다보니 억압형·방임형·축소 전환형이 혼합된 부모로 분류되었기 때문입니다. 또 사랑의 지도 만들기 활동은 딸의 친한 친구, 좋아하는 음식, 싫어하는 음식, 좋아하는 색깔, 아끼는 물건, 요즘 스트레스 받는 것, 좋아하는 연예인 등 15가지 내용에 대해 아빠의 생각을 적는 것인데 막상 적으려고 하니 기억나는 것이 별로 없었습니다. ‘좋은 아빠일 거야’라고 위안하던 저는 저만의 생각으로 그렇게 포장하고 있지 않았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보면서 교육에 계속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Q: 가족행복카페에서 활동한 내용을 소개해 주신다면.

A: 부모님들이 교육 받은 내용은 부모의 양육유형 4가지, 청소년 자녀 이해하기, 청소년의 뇌 과학적 특징과 뇌의 구조, 사춘기의 뇌, 부모로서 해야 할 일, 감정 코칭 5단계에 대해 집중적으로 배웠습니다. 교육을 통해 자녀 이해의 폭이 훨씬 넓어지고, 자녀와의 갈등 해소는 물론, 자녀양육의 새로운 출발점에 서게 되었습니다. 또 매주 1시간은 자녀와 함께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자녀의 장점 찾기, 사랑 지도 만들기, 심장호흡법 같이 하기, 지구시민 이야기, 꿈 나누기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자녀와의 새로운 소통이 시작되었습니다.

Q: 가장 좋았던 활동은 무엇이었나요.

A: 딸의 손에 핸드크림을 발라주고 손을 꼭 잡고 눈빛을 교환하고 서로에게 감사한 점을 이야기하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딸이 아기일 때는 눈도 자주 바라보고 사랑의 눈빛으로 응시했던 기억이 나는데 크고 나서는 처음인 것 같아 울컥했습니다. 평소 표현을 잘 하지 않는 초등학생 아들도 엄마의 손등에 핸드크림(장미향)으로 하트를 그려주며 맘을 표현했는데, 아내도 깜짝 놀라며 깊은 감동을 느껴 요즘 길거리에서 장미를 볼 때마다 그 추억이 떠올라 행복하다고 합니다.

Q: 다른 학부모들께 권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요?

A: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윤용인 저)라는 책을 읽어보면 ‘아버지는 자식을 낳고, 자식은 아버지를 낳는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자녀는 부모의 소유물이 아닌 하나의 완전한 개체이고, 부모는 자녀가 성장해 가도록 끊임없이 자녀를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자녀에게 거울이 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저를 비롯한 많은 아빠들이 막연히 ‘난 좋은 아빠야’라고 생각하면서 살아가고 있을 것입니다. ‘먹여주고 재워주고 입혀주고 용돈도 주고 마음속 깊이 사랑하는데 나 같은 부모가 어디 있겠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가족행복카페 프로그램은 그런 마음에 더해 자녀를 이해하고 자녀와의 대화에서 자녀가 ‘나의 부모님은 나를 무척 사랑하시는구나’를 느낄 수 있도록 저를 변화시켜 주었습니다. 저는 자녀와의 대화에서 ‘너 전달법’이 아닌 ‘나 전달법’으로 대화하는 방법을 알게 되었으며, 이런 대화 방법의 변화가 자녀이해의 작은 시작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가족행복카페’는 제 삶의 변화와 가족의 행복을 선물해준 열쇠가 되었기에 많은 학부모에게 적극 추천해 주고 싶습니다.

이효설기자 hobak@yeongnam.com

▨도움말=왕선중 1학년 지현 학생의 아버지 최성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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