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묵 원장의 한의학 세계] 한의학의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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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8-16 08:08  |  수정 2016-08-16 08:08  |  발행일 2016-08-16 제25면
[신흥묵 원장의 한의학 세계] 한의학의 이해

요즈음 미디어에서 한의학에 대한 과학화, 표준화, 세계화에 대한 기사와 이슈를 많이 접한다. 마치 한의학은 비과학인 것처럼 말이다.

단연코 한의학은 과학이다. 수천 년의 경험과 임상실천을 통해 정립된 논리와 이론을 구비한 과학이다. 다만 수치적 정량화에 익숙한, 젊은 세대가 이해하고 신뢰할 수 있도록 현대적 방식으로 재해석하는 것이 필요할 뿐이다. 디지털화된 서양의학의 수치적 의료는 진료의 과정을 이해하고 납득시키는 좋은 방법임에 틀림없다. 소위 표준화라는 가이드라인을 통해 누구라도 평균 이상의 의료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여전히 서양 의학적 방법도 질병의 예방과 치료에 한계가 있다. 이러한 부분은 동서양의 의학이 서로 보완해 새로운 치료기술 개발을 통해 인류 건강 증진과 환자의 고통을 줄여주는 방향으로 상호 타협점을 찾아야 한다. 디지털화된 의료는 어느 경계를 넘어서면 병, 경계 내에 있으면 정상이라고 판단한다.

예를 들어 보자. 이상지질혈증으로 잘 알려진 고콜레스테롤의 판단 기준은 혈중 총콜레스테롤이 200mg/dl 이하, LDL콜레스테롤 130mg/dL 이하를 정상 범위로 설정하고 있다. 그렇다면 201mg/dl의 경우는 이를 고콜레스테롤혈증으로 진단해야 할까. 또 198mg/dl의 경우는 정상의 범위라고 해서 모두 정상일까. 진단의 어려움이 생긴다.

한의학은 이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 환자가 상태가 나쁘다고 하면 그것은 병이 된다. 아날로그적 한의학은 디지털에서 명확한 병 이전의 수준, 이를 미병(未病)이라 하는데 이 단계에서 환자를 진료할 수 있다. 한의학의 매력이다. 서양의학의 치료로 호전이 되지 않는 경우 한의학의 치료법을 적용시켜 보자. 과거 수천 년에 걸쳐 사람을 진료한 임상 경험의 누적이라는 가이드라인을 갖고 말이다.

일부에서 한의약은 안전성과 유효성이 검증되지 않아 국민의 건강을 해칠 우려가 있다고 하는데, 이는 올바른 인식이 아니다. 이해 부족에서 기인한 편견이다. 한의약의 안전성과 유효성이 검증되지 않은 것이 아니라 아날로그적 한의학적 지식의 디지털 수치화를 통한 정보의 제공이 필요한 것이다. 한의사가 수치화를 통한 진단과 치료의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의료기기의 규제는 철폐되어야 한다.

소비자를 위해서나 대한민국의 의료 산업화를 위해서 반드시 그렇게 되어야 한다. 표준화 도구 사용을 금지하는 현 의료제도의 틀에서 한의약의 안전성, 유효성의 거론은 공허한 메아리에 불과할 것이다. 당연히 한의계도 전통 한의학 지식의 디지털화 및 표준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아야 될 것이다. <한약진흥재단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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