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라언덕서 경상감영공원까지…청사초롱으로 밝힌 근대路의 밤

  • 최미애,유승진,황인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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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8-27 07:27  |  수정 2016-08-27 07:27  |  발행일 2016-08-27 제2면
‘대구야행, 근대路의 밤’ 행사
20160827
26일 밤 대구시 중구 근대골목 일대에서 열린 ‘2016 대구야행, 근대路의 밤’ 행사에 참여한 학생과 시민들이 각시탈을 쓰고 약전골목에서 플래시몹을 펼치고 있다. 황인무기자 him7942@yeongnam.com

상화고택·계산성당·선교사주택
문화시설 21곳 밤10시까지 관람

제일교회 21년만에 시민에 개방
골목 곳곳 음악회·무용·뮤지컬
이동하며 역할수행게임도 즐겨
대구 중구 “문화재 활용 시발점”

‘대구야행, 근대路의 밤’ 첫날인 26일 오후 대구 중구 근대골목 일대에는 근대골목의 밤을 제대로 즐기려는 시민과 관광객들이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27일까지 열리는 이 행사는 대구 도심에 위치한 문화재, 문화시설을 야간까지 개방해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선교사 주택, 계산성당, 이상화 고택, 약령시 한의약박물관 등 중구 근대골목에 모여있는 문화재, 문화시설 21개소가 밤 10시까지 개방된다.

특히 대구·경북지역의 기독교 정착 역사를 엿볼 수 있는 구 대구제일교회 전시관은 21년 만에 시민들에게 공개됐다. 1898년부터 당시에 교회에서 있었던 일들을 살펴볼 수 있는 교회일지, 일제 탄압 역사를 알 수 있는 일제의 공문 등이 이곳에 전시됐다. 구 대구제일교회는 1893년 설립된 대구·경북 최초의 기독교회로, 교회 건물은 근대 건축사 연구에 귀중한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이날 클래식 연주팀과 중창단이 교회 테라스에서 공연하는 이색적인 풍경이 펼쳐지기도 했다.

이와 함께 관람객들이 적극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이상화 고택, 한의약 박물관, 경상감영공원 성화당 등으로 이동하며 각종 미션을 수행하는 근대골목 RPG(역할수행게임) 투어가 진행됐다. 이날 오후 6시쯤 경상감영공원에서는 RPG투어 참가자들이 짝을 이뤄 열심히 퀴즈를 풀고 있었다.

박지형씨(여·21·대구 동구 신암동)는 “친구들과 좋은 추억도 만들고 근대 역사에 대해 잘 알고 싶어 참여하게 됐다”며 “가까운 곳에 이런 귀중한 문화재가 있다는 것을 몰랐다. 앞으로도 계속 관심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부산에서 온 이민주씨(20)는 “SNS를 보고 참여하게 됐다”며 “대구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고 좋은 축제에도 참석하게 돼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청라언덕부터 경상감영공원까지 근대골목의 밤길을 걷는 청사초롱 투어도 진행됐다. 골목해설사 김경화씨(56)는 “이번 대구야행이 기존의 골목투어와 다른 점은 다양한 이벤트와 미션이 있다는 것”이라며 “이번 투어를 통해 시민들이 대구 문화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단순한 공간 개방이 아닌, 근대골목이 갖고 있는 이야기를 담은 국악, 클래식 음악회와 뮤지컬 등 볼거리도 마련됐다. 서상돈 고택 앞에서는 장소를 이동해가며 공연이 진행되는 무빙시어터 뮤지컬 ‘시간여행 1925’가 공연됐다.

경상감영공원에서는 조선시대, 근대사를 품고 있는 경상감영공원의 스토리를 기반으로 창작된 판소리 공연 ‘소리로 보는 경상감영’이 시민들의 귀를 즐겁게 했다. 대구시무형문화재 ‘정소산류 수건춤’ 보유자인 백년욱 선생과 제자들의 전통무용 공연도 이곳에서 펼쳐졌다. 계산성당과 성당 마당에서는 파이프 오르간 연주와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로 구성된 현악4중주 팀의 공연이 이어졌다.

김명주 중구청 관광개발과장은 “이제는 문화재를 보존하는 것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활용에 중점을 둬야 한다. 이번 행사가 대구 근대 문화재 활용의 시작이 될 것”이라며 “지속 가능한 지역축제로 발전시켜 관광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최미애기자 miaechoi21@yeongnam.com
유승진기자 ysj194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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