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물질 밀집지 LPG시설 논란

  • 조규덕
  • |
  • 입력 2016-09-01 07:08  |  수정 2016-09-01 07:08  |  발행일 2016-09-01 제2면
폭발 위험성 LNG의 7배
구미산단 일부 기업 추진
“인허가 주민 의견 반영을”
유해물질 밀집지 LPG시설 논란
<자료: 화학물질감시네트워크>

‘국제안전도시’를 지향하는 구미시가 각종 사업을 통해 안전도시 만들기에 나서고 있지만, 기업들의 미온적인 태도로 위험시설이 갈수록 늘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특히 적잖은 기업이 최근 비용절감을 이유로 폭발위험이 큰 LPG(액화석유가스) 저장시설 구축을 추진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2012년 9월 구미산단 4단지 불산가스 누출 사고로 5명이 사망하고, 주민 등 1만1천여명이 검사와 치료를 받았다. 지난 6월에도 구미산단 3단지 디스플레이 제조·가공업체에서 폐화학물질 누출 사고가 발생했다.

환경부 구미화학재난합동방재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1월 133개소에 머물던 구미지역 유해화학물질 취급사업장은 지난 7월 말 현재 171개소로 38% 증가했다. 화학물질감시네트워크가 개발한 ‘우리동네 위험지도’ 앱을 통해서도 구미산단의 유해화학물질 취급사업장은 확인이 가능하다.

특히 구미산단 3단지 인근 지역에는 8개 아파트단지 8천500여 가구와 어린이집 28개소, 초·중·고교 8개소가 밀집돼 있다. 해당지역 주민 남모씨(39)는 “집 주변에 위험시설이 이렇게 많은 줄 몰랐다. 우리 아이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고 생각하니 끔찍하다”고 말했다.

최근 구미산단 기업체 중 일부 업체는 비용절감을 이유로 LPG 저장시설 구축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PG는 발화율이 액화천연가스(LNG)보다 7배 높아, 누출 시 폭발위험이 상당히 높다. 탄소 배출량도 12% 정도 많아 환경오염을 가중시킬 수 있다.

지난 12일 경주의 LPG 폐용기 처리업체에서 LP가스통이 폭발해 화재가 발생하는 등 LPG 폭발 사고는 올해 상반기에만 10건이 발생했다. LPG 저장시설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할 경우 인근 기업체 근로자와 주민의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다.

최근 경기도 이천시에 있는 모 대기업이 현재 사용 중인 LNG를 LPG로 변경하려고 하자 인근 주민들이 “주민 안전을 외면한 대기업의 횡포”라며 지자체 인허가를 강력히 저지하기도 했다.

구미시민은 “구미산단 기업들이 에너지 저장시설을 위험성 높은 연료로 전환할 경우 주민공청회를 통해 의견을 수렴한 뒤 판단해야 한다”며 “위험물에 대한 상시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하고 위험물 인허가 결정에 있어 주민과 소통하고 참여하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미=조규덕기자 kdcho@yeongnam.com

기자 이미지

조규덕 기자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사회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