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지역 저수지 ‘지진 무방비’

  • 마창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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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9-22 07:15  |  수정 2016-09-22 08:02  |  발행일 2016-09-22 제1면
72%가 50년 넘고 내진설계 無
규모 6.5이상땐 곳곳 붕괴 우려
“정부 안전강화 특단 조치 시급”

경주, 포항 등 경북 동해안 지역의 중형 저수지 대부분이 준공된 지 50년 이상 된 데다 내진설계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강진 발생 시 대형재난이 우려되고 있다. 또 양산단층의 경우 규모 6.5 이상의 강진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주장이 제기됨에 따라 영천 등지의 주요 댐에 대한 내진설계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1일 한국농어촌공사에 따르면 2001년부터 저수지의 안정성 확보를 위해 총 저수량 50만㎥, 제방높이 15m 이상인 저수지는 내진설계를 해야 한다. 그러나 경북 642개의 저수지 중 72%에 해당하는 462개의 저수지가 내진설계가 반영되지 않은 50년 이상(1965년 이전 준공)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경주는 물론 포항, 영천, 영덕 등 경북 동해안지역의 저수지 대부분이 내진설계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12일 발생한 5.8 지진의 진앙지 인근인 경주시 내남면 화곡저수지는 현재까지 내진설계와 보강이 이뤄지지 않고 있어 주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주민들은 “강진에 따른 여진이 400여 차례 이어져 저수지 등에 대한 안전점검이 시급하다”며 “정부가 저수지 안정성 강화를 위한 예산확보 등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할 시점에 와 있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농어촌공사 측은 “저수지 붕괴에 따른 인근 마을 침수 사태에 대비해 피해 복구 장비를 즉시 동원할 수 있도록 대기 중”이라고 밝혔다. 지질조사 전문업체 지오이노베이션 최정훈 대표는 “내진설계가 된 댐은 규모 6.5의 지진에도 견딜 수 있지만 30년 이상 된 저수지들은 상당히 위험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지난 20일 전국 저수지에 대해 대형지진 안전대책을 세우겠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규모 7.0을 넘어갈 경우 감당이 안 된다. 저수지 내진 기준을 다시 봐야겠다”며 저수지 관리 태스크포스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전국 1만7천여개 저수지 중 농어촌공사가 관리하는 3천400개를 제외하면 모두 지자체가 관리하고 있다.

포항=마창성기자 mcs12@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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