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정우택 원내대표(가운데)와 이철우 의원(오른쪽)이 13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개헌 관련 기자회견을 하는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을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
바른정당 김무성 의원(오른쪽)과 유승민 의원이 13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창당준비위 전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
與, 대선 전 개헌 추진 공식화
“반 전 총장도 인식 같이 할 것”
개헌고리로 연대 시도 나선 듯
새누리당이 ‘대선 전 개헌’ 추진을 공식화했다. 이는 전날 귀국한 반기문 전 유엔(UN) 사무총장과 개헌을 연결고리로 ‘코드 맞추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새누리당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은 13일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 1인에게 집중한 권력은 결국 공적 시스템 작동을 왜곡시킨다”며 분권과 협치를 위해 대선 전 개헌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정치혁신, 정당혁신, 정책혁신 등 3대 혁신을 내세운 그는 특히 정치혁신과 관련해 “모든 정치의 왜곡된, 비정상의 정상화를 위해서는 개헌밖에 없다. 모든 적폐를 대선 전 개헌에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기본권 강화, 분권과 협치를 개헌의 원칙으로 제시한 뒤 5년 단임대통령제를 골자로 한 ‘87년 체제’를 끝내고 통일시대를 준비하는 새로운 대한민국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누리당은 이를 위해 국회 개헌특위 간사인 이철우 의원(김천)을 위원장으로 하는 당 개헌특위 구성안도 밝혔다.
새누리당이 대선 전 개헌론을 꺼낸 것은 전날 귀국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 개헌을 고리로 한 연합·연대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이다. 정우택 원내대표도 이날 비상대책위원·주요 당직자 회의에서 “반 전 총장도 대한민국 정치의 근본적 개혁을 위해 반드시 개헌이 필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정치권은 이를 놓고 반 전 총장에게 보내는 ‘구애의 신호’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현재로서는 반 전 총장이 대선을 앞두고 여권 내 기존 정당 중 한 곳을 자신의 정치적 둥지로 선택할 가능성이 점쳐지는 상황에서 새누리당이 개헌을 연결고리로 ‘정치교체’를 강조하는 반 전 총장과 연대를 시도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특히 여론 측면에서 바른정당보다 수세에 몰린 만큼, 새누리당은 이슈 선점뿐만 아니라 당 조직과 인적 쇄신에도 속도를 내야 하는 상황이다.
다만 인 위원장은 반 전 총장과 개헌을 고리로 연대하겠다는 뜻이냐는 질문에는 “아직 그런 생각은 안한다”며 “패권주의를 청산해야 한다는 것 한 가지는 확인했지만, (반 전 총장이) 우리 당 정체성과 맞는지 확인해 봐야 한다”고 원론적인 답변을 내놨다.
반 전 총장의 검증 필요성에 대해서도 “결혼을 하려고 해도 서로 누군지 알아야, 검증해봐야 할 것 아니냐”며 “반 전 총장이 우리 당의 대선후보를 꿈꾼다고 하면 대선후보로 적당한지 알아보는 것은 너무 당연하다”고 말했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