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시 최연소합격 → 권부 핵심실세 → 구속 갈림길 우병우

  • 입력 2017-02-19 19:35  |  수정 2017-02-19 19:36  |  발행일 2017-02-19 제1면
'사정 라인' 책임자로 최순실 국정농단 방조·관여한 의혹

"부정부패가 없는 사회를 만들고 싶다."
 고등학교 3학년 때 담임교사에게 이같이 검사가 되고 싶은 이유를 밝혔다던 우병우(50·사법연수원 19기)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이 법원에서 구속 여부를 심판받게 됐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그가 '비선실세' 최순실씨 국정농단 의혹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판단했다.

 서울대 법대 84학번인 그는 재학 중인 1987년 만 20세의 나이에 제29회 사법시험에 최연소로 합격했다.
 1990년 서울지검 검사로 임관한 우 전 수석은 검사생활 내내 동기 중 최선두권으로 평가받으며 승승장구했다.


 검사가 한 두 번 근무하기도 어렵다는 서울중앙지검과 대검찰청, 법무부에서 다양한 업무를 맡았다.
 법무부 검사·과장, 서울중앙지검 부부장·부장, 대검찰청 중수1과장·범죄정보기획관·수사기획관까지 요직을 두루 거쳤다. 사안의 핵심을 짚는 능력과 수사 역량이 뛰어나다는 평가 속에 '특수통'으로 통했다.

 2001년 '이용호 게이트' 특검팀에 파견돼 신승남 전 검찰총장의 동생을 구속했고, 부산저축은행 대출비리사건 등 대형 특별수사에 참여했다.
 대검 중수1과장 시절엔 박연차 게이트에 연루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직접 조사했다.

 그러나 노 전 대통령의 서거 이후 검찰 이력은 '내리막길'을 걸었다. '검찰의 꽃'이라 불리는 검사장 승진 인사에서 두 번 탈락한 뒤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삼수' 대신 2013년 검찰을 떠났다.


 하지만 2014년 5월 대통령 민정비서관으로 임명돼 화려하게 공직에 복귀했고 이듬해 최연소 민정수석이 돼 국내 '사정 라인'의 정점에 섰다.
 2014년 공직자윤리법에 따라 재산이 공개되는 고위공직자 중 가장 많은 423억3천230만원을 신고해 주목받기도 했다.

 그는 기흥컨트리클럽 대주주이자 대한중기협회장, 대한건설기계협회장 등을 지낸 정강중기 대표 고 이상달 씨의 사위다.
 검찰 재직 당시 평가는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는 편이었다. 자존심이 세고 타협을 모르는 성향 탓이라는 얘기가 나왔다. '사심 없는 원칙주의자'로 불렸지만, 일각에선 이른바 '소년 등과'의 영향으로 '선민의식이 강하다', '뻣뻣하다'는 평가도 있었다. '깁스'라는 달갑지 않은 별명도 거론된다.

 우 전 수석은 작년 11월 가족회사인 '정강' 자금 횡령·배임, 의경 아들의 운전병 꽃보직 특혜 의혹과 관련해 검찰 조사를 받았다. 민정수석에서 물러난 지 일주일만이었다.
 이때 수사 검사 앞에서 팔짱을 끼고 웃는 모습이 포착돼 '황제 소환' 논란과 함께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우 전 수석은 최순실씨의 비리를 알고도 묵인한 의혹 등이 특검 수사 대상이 되면서 이달 18일 불려 나왔다.
 그의 청와대 입성이 장모 김장자 씨와 친분이 있는 최 씨의 입김이 작용한 것이란 의혹도 불거졌다.

 여러 의혹에도 나름의 정연한 논리와 단호한 태도로 법망을 이리저리 빠져나가 '법꾸라지'라는 별칭까지 붙은 우 전 수석 수사는 특검에서도 어려운 과제로 꼽혀왔다. 그는 여러 혐의를 대체로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특검팀은 결국 구속영장 청구라는 승부수를 던져 향후 법원의 판단이 주목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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