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대선 이끄는 TK사람들] 자유한국당 홍준표 파워라인

  • 이영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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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4-29   |  발행일 2017-04-29 제5면   |  수정 2017-04-29
“이제 독고다이 없다”…영남중·고-고려대 출신 TK의원 전진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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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스스로 자신의 삶을 ‘독고다이(단독 플레이를 한다는 뜻의 속어) 인생’으로 표현한다. 지독한 가난을 딛고, 혼자 힘으로 현재의 위치까지 올라왔다는 자부심의 또다른 표현이다. 홍 후보의 정치 역정도 주류는 아니었다. 4선의 국회의원에 당 대표까지 지냈지만, 홍준표계라고 분류할 수 있는 정치인을 찾기가 쉽지 않은 것은 그 방증이다. “최순실 사태가 없었으면 내가 후보가 될 수 있었겠느냐”고 말을 할 정도다. 하지만 최근에는 의원들을 만날 때마다 “이제 독고다이는 안 한다”고 말한다. 이를 반영하듯 홍 후보의 대선행보를 돕는 이들 대부분 당 후보 선출 이후 꾸려진 선거대책위원회(선대위) 구성원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 같은 맥락에서 홍 후보의 대선을 이끄는 TK(대구·경북) 사람들도 당내 전·현직 의원 중심으로 짜였다. 이런 가운데 홍 후보가 경남도지사를 연임하면서 쌓은 ‘경남 인맥’과 동문 그룹인 영남중·고교와 고려대 인맥이 전진 배치된 점은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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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한국당 대구·경북권 의원들은 각 지역구로 내려가 흩어졌던 보수표를 재결집하기 위해 총력전에 나서고 있다. TK에서 60% 이상 득표를 목표로 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TK 의원들은 또 중앙선대위 요직을 맡아 선거전을 주도하고 있다. 우선 중앙선대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대구 수성구갑 당협위원장)와 3선의 김광림 의원(안동)이 있다. 김 의원은 경제정책자문단장으로서 홍 후보에게 일자리 정책 등에 대해서도 자문하고 하다.

선거전의 꽃인 유세지원은 3선의 강석호 의원(영양-영덕-봉화-울진)이 책임을 지고 있다. 또 TV토론이 선거전에 중요한 변수로 떠오르면서 중요성이 한층 커진 미디어본부장은 대구 출신으로 조선일보 편집국장을 지낸 강효상 의원(비례대표)이 맡고 있다.

3선으로 당 사무총장인 이철우 의원(김천)은 총괄선대본부장을 맡아 한국당의 대선 실무를 총괄하고 있다. 특히 이 본부장은 홍 후보의 영남중 후배로, 정치에 입문하기 전에 국가정보원에서 일하던 시절 국회정보위원이었던 홍 후보와 함께 출장을 다니는 등 오랜 인연을 자랑한다. 이 의원은 “18대 국회의원 시절에는 홍 후보와 의원회관 사무실이 마주하고 있어 자주 만나 교감을 이뤘다”고 말했다.


김광림, 일자리 등 정책 도우미
이철우, 국정원 시절 출장 인연
추경호, 여론조사로 정세 분석
정종섭, 洪 후보와 연수원 동기
정태옥, 文의 의혹 제기 ‘저격수’
윤재옥·곽대훈 등 지역구 누벼



대구권 재선인 윤재옥 대구시당 위원장(달서구을)도 영남중 동문이다. 윤 의원은 “정치에 몸담기 전인 경찰 시절에 동문 선배로 홍 후보를 알았다”면서 “현재 흩어졌던 대구의 보수민심이 홍 후보를 중심으로 모이고 있는 것을 피부로 느낀다”고 말했다.

경남권 강석진 의원(산청-함양-거창-합천)은 정치권에서 유일한 홍 후보의 영남고 후배다. 강 의원은 “20여년 전 당 사무처 직원으로 일할 때 정치에 입문한 홍 후보를 처음 만났다”며 “정치권에 영남고 출신이 거의 없어 아무래도 맘이 갔다. 홍 후보 경남도지사 선거 때 열심히 도왔고, 나의 국회의원 선거 때는 홍 후보가 많이 도와 주었다”고 귀띔했다.

홍 후보의 고려대 동문으로는 TK에서는 초선인 정태옥(대구 북구갑), 곽대훈 의원(대구 달서구갑), 추경호 의원(대구 달성)이 있다. 정태옥 의원은 중앙선대위 대변인을 맡아 문재인 후보의 각종 의혹을 제기하면서 문 후보 저격수로 이름을 알리고 있다.

곽대훈 의원은 “홍 후보와 대학동문으로 만나 이야기를 나눈 적은 없다”며 “그러나 이번 대선은 그동안 갈라졌던 보수결집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점에서 홍 후보의 지지율을 박근혜 전 대통령이 받았던 80%로 올린다는 목표로 뛰고 있다”고 말했다.

추경호 의원은 정책 조언을 하는 자문기관인 당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도 책임지고 있어, 홍 후보와의 거리는 한층 더 가깝다고 할 수 있다. 기획재정부 차관 및 장관급인 국무조정실장을 지낸 추 의원은 지역구 구석구석을 돌며 선거를 독려하는 한편 여론조사를 통한 정세분석과 전략수립 등 전방위로 뛰고 있다.

홍 후보 검사시절의 TK 인맥으로는 행자부 장관 출신인 초선의 정종섭 의원(대구 동구갑)이 있다. 홍 후보와 정 의원은 사법연수원 14기 동기다. 지난 3월 당 후보 경선을 앞두고 초선과 간담회에 나선 자리에서 정 의원이 “(홍 도지사는) 저하고 (사법)연수원 동기입니다. 잘 좀 봐주이소”라고 소개하자, 홍 도지사는 작심한 듯 “친굽니다. 친구”라고 한발 더 나아가 화답하기도 했다. 정 의원은 “연수원 시절 함께 북한산을 등산하면서 진정으로 나라를 위한 일을 하자고 다짐했다”며 “정말 인간적이고, 능력이 큰 사람이다. 돌아가신 박세일 전 교수와 더불어 내가 가장 존경하는 사람”이라고 덧붙였다.

홍 후보가 직접 위원장을 맡은 국가대개혁위원회의 국민안전대책특위 위원장은 이만희 의원(영천-청도)이 맡고 있다. 또 당 재외동포위원회 수석부위원장인 김석기 의원(경주)은 미국에 체류하며 재외선거 투표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포항의 김정재 의원(포항북구)은 중앙선대위 여성대변인을 맡아 홍 후보의 ‘입’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외에 이른바 홍 후보의 핵심 측근 그룹으로 불리는 ‘경남 인맥’인 이종혁 전 의원은 대구초등을 졸업해 TK와도 인연이 적지 않다. 선대위 특보단장을 맡은 이 전 의원은 2008년 홍 후보가 한나라당 원내대표로 선출된 당시 원내부대표를 맡아 보좌했다.

이영란기자 yrle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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