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제 꺾고 바둑계 정복‘알파고’은퇴 의료·과학·분야 등 무한도전 나선다

  • 입력 2017-05-29 07:39  |  수정 2017-05-29 09:56  |  발행일 2017-05-29 제14면
69전 중 이세돌에 유일하게 1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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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의 인공지능(AI) 알파고가 1년여의 학습 끝에 세계 챔피언인 커제 9단을 꺾으며 바둑 정복에 성공했다. 이번 대국을 끝으로 바둑 은퇴를 선언한 알파고는 이제 새로운 영역의 출발점에 섰다. 과거 인간 고급 두뇌에만 의존할 수밖에 없었던 신약·자연과학 연구나 전력 관리 등이 그것이다.

28일 알파고를 개발한 구글의 영국 자회사인 딥마인드와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애초 알파고의 목적은 ‘바둑계 평정’이 아니었다. 바둑은 구조가 너무 복잡한 데다 창의적인 수가 개입할 여지가 많아 원래 기계가 정복할 수 없다고 알려진 분야다.

작년 3월 이세돌 대국과 이번 달 커 9단 경기에서 알파고가 거둔 승리는 바둑이란 난관을 AI의 자율 학습으로 극복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알파고의 진짜 목표는 이런 성과를 토대로 한 범용 AI의 완성이다. 수년내에 여러 지적 영역에서 두루 인간 이상의 실력을 보이는 AI를 구현하겠다는 얘기다.

딥마인드의 데미스 허사비스 최고경영자(CEO)는 27일 커제와의 대국을 마친뒤 “앞으로 인공지능은 인류가 새로운 지시영역을 개척하고 진리를 발견할 수 있도록 돕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범용 AI가 의학·공학 등 이공계 연구자들에게 최적의 도구가 될 수 있도록 연구를 계속하겠다고 전했다. 과거 많은 고급 인력을 투입해야 해낼 수 있었던 신소재·신약 개발이나 단백질 등 생명 현상 연구를 AI에 맡길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한편 알파고에 3전 전패의 수모를 당한 커제 9단은 26일 “알파고와 바둑을 두는 것은 고통"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커제 9단은 이날 중국 저장성 우전인터넷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알파고와의 3번기 마지막 대국에서 불계패한 뒤 기자회견에서 “알파고가 지나치게 냉정해 그와 바둑을 두는 것은 고통 그 자체였다"고 말했다. 그는 “알파고와 바둑을 둘 때는 이길 수 있는 한 톨의 희망도 갖기 어려웠다"며아쉬움에 고개를 떨궜다. 커제는 회견 중 스스로 분했는지 한차례 울컥하는 모습을 보였다. 알파고의 전적은 68승 1패로 남게 됐다. 알파고는 이세돌에게 유일한 1패를 기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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