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은 대구시여성단체협의회 회장 “女協 위상·회원 역량 ‘UP’ 온힘…여성이 행복한 대구 만들겠다”

  • 김수영 이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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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6-23   |  발행일 2017-06-23 제35면   |  수정 2017-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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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여성단체협의회에서 연 다양한 행사들. 위쪽부터 여성가족부 강은희 장관 특강, 부모교육행사, 소비자단체 대표 간담회.

지난 3월 대구지역 여성계에서 눈길 끄는 소식이 들렸다. 대구시여성단체협의회장에 역대 최연소 회장이 취임한 것이다. 18대 회장인 정기은씨(54)다. 50대 중반에 대구시여성단체협의회장에 취임한 것도 이채롭지만 단일후보로 출마해 33개 회원단체의 만장일치로 당선됐다는 점도 주목받을 만한 일이었다. 젊은 것이 무조건 좋은 것만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대구시여성단체협의회 일각에서 젊은 피의 수혈로 단체를 좀 더 활기차게 만들어보자는 목소리가 끊임없이 흘러나왔다. 급변하는 시대에 발 빠르게 대응하는 데 젊은 회장이 좀 더 낫지 않겠느냐는 기대에서 비롯된 제안이었다. 정 신임회장은 “이런 기대가 상당히 부담스럽지만 부응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보였다.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밀어붙이는 게 장점”이라는 그를 만나보니 회원들이 왜 그런 기대를 하는지 자연스럽게 이해됐다.

 2008년‘소비자교육’지회서 첫 활동
이후 존타·법률상담소 후원 등 열심
올초 33개 회원단체 만장일치 ‘당선’
역대 최연소 54세로 18대 회장 취임

“취임 3개월여…회원 활동 모습 감동
우선 11만1천여 회원 간 신뢰 다지며
그간 성과 알리고 자긍심 제고 애쓸 것
각 사회단체와 MOU…교육 등 소통도”

30일 엑스코서 ‘여성UP 엑스포’ 개막
이틀간 양성평등 실현 위해 다양한 행사


▶대구여성계에서 활동한 지 얼마나 됐는가.

“2008년 <사>소비자교육중앙회 대구지회에 가입한 것이 여성계 활동의 계기가 됐다. 2016년까지 소비자교육중앙회 대구지회 이사, 중구회장으로 활동했다. 나에게 있어 소비자교육중앙회는 본격적인 사회활동, 여성계 활동을 하게 해준 고마운 단체다. 이후 핑크리본복지연구소장(2004~2008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대구시중구여성분과위원장(2013~2017년), 대구 중구여성단체협의회장(2015~2016년) 등으로 활동하며 사회경험을 넓혀갔다.”

▶현재 대구시여성단체협의회장 외에 다른 활동도 많이 하는 것으로 안다.

“남편이 ‘분홍빛으로병원’을 운영하고 있어 그 병원의 행정원장, 부설 복지연구소 및 힐링센터 원장도 맡고 있다. 국제존타 대구3클럽 부회장, 한국가정법률상담소 후원회 부회장 등으로도 활동해 사실 많이 바쁘다. 그래서 대구여성단체협의회장에 출마해 보라는 주변의 권유가 있었을 때도 많이 망설였다. 그리고 나보다 오랫동안 여성단체활동을 하신 뛰어난 분들이 출마의 뜻을 내비쳐서 더 고민스럽기도 했다. 하지만 열심히 활동해서 여성단체협의회를 좀 더 발전시켜 보자는 지인들의 권유에 마음이 흔들렸고, 맡은 이상 최선을 다하자는 각오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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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평등주간을 맞아 오는 30일과 7월1일 엑스코에서 열리는 ‘2017 여성 UP 엑스포’를 주관하는 대구시여성단체협의회 정기은 회장.

▶처음 회장에 취임했을 때와 현재 마음가짐이 좀 달라졌다고 했는데.

“회장을 맡는 것이 부담스러웠지만 회장에 뜻이 있었던 다른 분들이 내가 회장 출마를 선언하자 포기하는 모습을 보면서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그동안은 회장 경선이 치열했는데 이번에는 단독출마해 추대 형식으로 회장이 된 만큼 회원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는 최선의 활동을 보이는 게 소임이란 생각이 들었다. 취임 후 3개월여 활동해보니 회원들을 보는 시각이 달라졌다. 사실 회장에 취임하기 전에 여성단체협의회에 대해 부정적인 소리도 들었기 때문에 걱정을 했는데 회원들이 너무 열심히 활동하는 모습을 보니 그게 선입견이란 걸 알게 됐다. 어떤 대가도 없이 자신들이 속한 단체에서 열심히 자원봉사 활동을 하고 자신을 성장시켜 나가는 회원들의 모습이 멋져 보였다.”

▶회원들의 수가 상당하다고 들었다.

“현재 33개 회원단체에서 11만1천여명이 활동하고 있다. 대구시여성단체협의회는 아주 거대한 조직이다. 행사장을 다니다 보면 늘 여성단체협의회 회원들을 만난다. 나는 회원들을 잘 모르지만 회원들이 나를 찾아와 인사를 한다. 행사장에 다닐수록, 또 이곳에서 회원들을 만날수록 ‘내가 진짜 회원들을 대표해 열심히 활동하고 모범이 되는 여성단체를 만들어야겠다’는 다짐을 굳힌다. 대구시여성단체협의회는 대구지역에 있는 여러 여성단체의 활동을 지원하는 것을 비롯해 정보 교류, 친목 도모 등을 통해 국가와 지역사회의 발전에 도움을 주자는 취지로 설립됐다. 평등사회 구현, 여성 발전 등도 추구하고 있다. 이를 잘 수행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2년 임기 동안 가장 시급히 풀어야 할 숙제가 무엇이라 생각하나.

“대구시여성단체협의회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단체의 위상을 높이는 것이 급선무다. 이를 위해 대구시여성단체협의회 회원들의 훌륭한 활동과 업적을 지역사회에 널리 알리는 일에 앞장서려 한다. 회원들의 연령대가 높다 보니 그동안 오프라인에만 집중하고 온라인에 소홀한 점이 없지 않았다. 인터넷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이다. 특히 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을 최대한 활용해 회원들의 활동상을 널리 알릴 계획이다. 또 홈페이지를 정비하여 각 단체의 알림방을 개설함으로써 실시간 활동상황을 홍보하도록 하겠다.”

▶회원들 간의 상호 신뢰에 대해서도 강조를 했는데.

“회원들이 많기 때문에 이들이 서로에 대해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신뢰를 다진다면 단체의 힘을 키우고 위상을 높이는 데도 큰 역할을 할 것이다. 회원들과 지역사회 전문가들의 조언을 구해 회원들 간의 신뢰를 높이고 회원들이 단체에 대한 자긍심을 가지고 활동할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도 만들어나갈 예정이다.”

▶다른 사업계획안에 대해서도 설명해 달라.

“거버넌스적인 협력을 통해 여성의 권익을 증진시켜나갈 수 있는 정책 개발 및 실천사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장기적인 마스터플랜을 짜서 양성평등운동 확산, 지역사회 소외계층을 위한 각종 봉사활동 강화 등에도 힘을 쏟으려 한다. 건강한 가정과 건전한 사회 건설을 위한 캠페인도 자주 개최할 계획이다. 지역 여성의 단합과 여성단체의 발전을 위해 역량 있는 회원단체들의 영입에도 신경을 쓸 것이다.”

▶회원들의 교육에도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안다.

“대구시여성단체협의회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서 회원단체를 이끄는 회장들의 역량을 강화하는 게 선행되어야 한다. 33개 회원단체의 회장들과 함께하는 월례회 때 회의만 하는 것이 아니라 역량강화교육도 하기 위해 지역사회의 여러 단체들과 MOU를 체결, 상호교류 및 교육의 장을 마련하려 한다. 그래서 최근 한국가정법률상담소와 MOU를 체결했다. 앞으로 이 법률상담소의 좋은 프로그램을 여성단체협의회에서 벤치마킹해 회원들의 역량을 강화할 계획이다. 회장들의 인식이 전환되면 자연스럽게 이것이 각 회원단체에도 파급될 것으로 기대한다.”

▶분홍빛으로병원 행정원장도 맡고 있다. 여기서의 경험이 여성단체 활동에도 좋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남편이 2008년 대구 중구에 분홍빛으로병원을 개업하면서 행정원장으로 일하고 있다. 행정원장만이 아니라 병원 부설 복지연구소와 힐링센터의 소장도 맡고 있는데 소장으로 있으면서 가장 잘한 일 중 하나가 환우들을 위한 목욕탕을 지은 것이다. 남편 일을 돕고 싶어 할 수 있는 일을 찾다가 환우들의 목욕을 도와주는 일을 하게 됐다. 이것이 계기가 돼 목욕탕과 힐링센터까지 만들게 됐다. 목욕봉사의 혜택을 받은 환우 상당수는 이에 많은 고마움을 느낀다. 이 혜택을 받은 이들이 너무 좋아서 다시 봉사자로 참여하는 경우도 많다. 힐링센터에서 현재는 기체조, 에어로빅, 미술·음악·독서치료, 가곡교실, 라인댄스 등의 수업을 진행한다. 이들 수업에도 환우들이 재능기부로 참여해 아주 좋은 분위기에서 수업이 진행된다. 자신이 받은 혜택을 되돌려주기 위해 재능기부하는 환우들을 보면서 삶의 아름다움을 새롭게 느낀다.”

▶러시아에서 대구의 의료관광과 관련한 발표도 했다고 들었다.

“지난 5월17일부터 20일까지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동북아 관광학회 및 포럼에서 ‘대구의료관광의 발전’이라는 제목으로 한국 대표 기조연설을 했다. 대구의 의료관광과 다양한 축제를 연결시켜 지역의 대표관광상품으로 발전시킬 방안을 제시했다. 대구시에서도 이 활동에 대해 큰 만족감을 표시했다. 대구시여성단체협의회는 물론 대구의 의료수준과 축제를 세계에 널리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을 것으로 본다.”

▶앞으로 펼쳐질 대구시여성단체협의회의 사업도 많은 것 같다.

“대구시여성단체협의회에서 대구시, 엑스코와 함께 30일과 7월1일 엑스코에서 ‘2017 여성 UP 엑스포’를 연다. 여성이 성별에 따른 차별 없이 인권을 동등하게 보장받고 대우받는 양성평등 실현을 위해 마련한 행사다. 이 행사에 총력을 기울여 여성이 행복한 도시 대구를 만들고 싶다.”

글=김수영기자 sykim@yeongnam.com
사진=이지용기자 sajahu@yeongnam.com

# 정기은 회장은 이화여대 사회복지대학원을 졸업했으며 소비자교육중앙회 대구중구회장, 중구여성합창단장, 중구여성단체협의회장 등을 맡았다. 대구시장 표창, 대구중구청장 표창, 행정자치부장관 표창, 대구시목련상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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