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제일주의 철학 공유…꿈 이룰 수 있게 진정성 갖고 돕는다”

  • 박종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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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9-11 07:51  |  수정 2017-09-11 07:51  |  발행일 2017-09-11 제16면
박재훈 영남이공대 총장 인터뷰
20170911
박재훈 영남이공대 총장이 학교 경쟁력 강화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박재훈 영남이공대 총장은 2학기 개학과 동시에 지난달 28일부터 ‘청년! 그 위대함’이란 주제로 약 6천명의 전교생을 대상으로 특강을 하고 있다. 11일까지 교내 천마스퀘어 2층 시청각실에서 매회 500명씩 총 12차례 특강을 하는 강행군이다. 지난 3월 총장 취임 후 생각보다 학생들을 만날 기회가 별로 없어 특강을 마련하게 됐다고 한다. 박 총장은 가장 듣기 싫은 말이 ‘헬조선’이다. 3포·5포세대란 말에서 알 수 있듯 현실이 너무 어렵지만 그들이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기(氣)를 불어넣기 위해 특강을 시작했다. 실제로 20대 초반의 두 아이를 키우고 있는 아버지의 심정을 솔직히 털어놓으면서 학생들과 교감을 넓혀가고 있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이야기를 일방적으로 전하는 것이 아니라 특강을 통해 오히려 학생들이 학교에 바라는 것을 더 꼼꼼히 챙기고 있다. 때문에 총장 특강이 시작되고 각 행정부서는 바빠졌다고 한다. 학생들이 제안한 사안들에 대한 집행과 그 결과를 보고해야 하기 때문이다. 총장과 재학생들 간의 미팅위크는 전임 총장 때부터 시작된 영남이공대만의 전통이다. 초기에는 학생식당 문제, 사물함 부족 등 대부분 복지 관련 건의가 많았다. 대학은 학생들의 건의를 최대한 즉각 반영한다. 그 결과 국가고객만족도 조사에서 4년 연속 전국 1위라는 명예도 얻게 되었다.

“노력하면 좋은 결과 주어진다”
매회 500명 12회 전교생특강

4차산업혁명시대의 인재육성
수업연한 다양화 반드시 필요

정부 전문대지원 확대하는 게
사회적 기대에도 부응하는 것


▶특강 막바지입니다.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십니까.

“한마디로 요약하면 진지하게 노력하면 헛되지 않은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입니다. 특강 시작하기 전에 고민이 많았는데, 학생들이 원하는 이야기와 재미있어 하는 이야기만 해주는 것이 다 맞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자기 자신과 학교, 사회, 국가를 믿어라. 내가 꿈꾸고 노력하면 상응하는 결과가 주어진다는 확신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평소 총장님이 늘 하시는, 우리 세대는 복받은 세대라는 이야기와 맥이 닿는 것 같습니다.

“기성세대는 국가 발전과 함께 많은 혜택을 누렸습니다. 하지만 사회가 고도화되면서 지금 젊은 세대들이 사회로 진입하는 데 많은 장벽이 있습니다. 지금 젊은이들이 우리 세대보다 능력도 있고, 가능성도 많고, 똑똑한데도 불구하고 졸업 후 자기 자리를 찾기 어려운 것이 이런 사회구조 탓입니다. 너무 자기 탓하지 말고 꿈을 찾아가라고 이야기합니다. 현실의 벽이 높지만 좌절할 일은 아닙니다.”

▶그 꿈을 찾아가는 데 대학은 어떤 역할을 합니까.

“우리 대학 구성원들은 큰 책무를 가지고 있습니다. 학생들이 열망하는 꿈과 비전이 이뤄지도록 길을 안내하고 방법을 가르쳐줘야 합니다. 교수는 단순한 강사가 아닙니다. 지식과 기술 전수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에 못지않게 학생들이 어떤 삶을 살고, 꿈을 어떻게 이뤄야 할지 방법을 제시해줘야 합니다. 사회적으로 대학 교수들이 존경 받는 것은 그런 사회적 책무가 있기 때문아니겠습니까.”

▶다른 대학과 비교되는 영남이공대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은 무엇입니까.

“대학다운 대학입니다. 앞서 한 말과 중복됩니다만 학생들의 꿈과 비전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주는 대학입니다. 이런 철학을 구성원 모두가 공유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에게 진정성을 갖고 교육한다는 점은 우리 대학의 큰 힘이고 자랑입니다. 이 부분은 학생들이 더 잘 알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특성화사업, 산학협력선도대학 등 정부 재정지원사업에 많이 선정되고 있지만 그 자체가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우리 대학이 재정지원사업에 참여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이 사업들이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앞으로도 이상적인 대학의 모습으로 발전시키는 데 구성원 모두 노력해 나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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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훈 총장이 재학생들을 대상으로 천마스퀘어 시청각실에서 특강을 하고 있다.

▶대학 위기는 이제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 됐습니다. 대책은 세우고 계시죠.

“국내 환경은 학령인구 감소에도 불구하고 우리 대학에 학생들이 찾아올 수 있도록 해야겠죠. 다른 대학과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는 것, 또 그 경쟁력을 강화시켜나가는 것입니다. 앞으로 평생교육 기능 강화도 필요합니다. 국외적으로는 외국유학생 유치를 꼽을 수 있습니다. 학령인구가 감소된 만큼 새로운 교육수요를 창출해 나가기 위해 구성원들이 머리를 맞대고 있습니다.”

▶요즘 일반대에서 전통적인 전문대 학과를 4년제로 개설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흔히 하는 말로 일반대는 일반대 갈 길이 있고, 전문대는 전문대의 길이 있는데 그게 제대로 안되고 있습니다. 일반대의 전문대 영역 침범이 지나칠 정도입니다. 일반대 약 200개 학과가 전문대 영역의 학과를 개설한 것입니다. 전문대 교육을 통해 2~3년 만에 배출할 수 있는 인력을 일반대에서 4년 이상 교육시켜 배출하는 것은 국가자원 낭비입니다.”

▶전문대가 정부에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는 사안이 있지 않습니까.

“수업 연한 다양화입니다. 잘 알다시피 전문대는 기본 2년에 3년·4년 과정이 있습니다. 직업교육 특성에 따라 수업 연한을 다양화하자는 것인데 일반대의 견제가 심한 것 같습니다. 특히 4차 산업혁명기에 융합형 창의인재 육성을 위해서는 수업 연한 다양화가 꼭 필요합니다. 기능적으로 전문대 인력의 질적 변화가 필요한 시기입니다. 기존 학과 간 융합교육이 필요하고 가르쳐야 할 지식과 기술도 복잡해져 전문대가 가르쳐야 할 부분이 크게 늘어났습니다. 현실에 맞게 수업 연한을 조정해야 할 시점입니다.”

▶늘 아쉬운 게 정부의 전문대 홀대정책입니다.

“학생 수를 비교하면 전문대는 42% 정도 됩니다. 전체 고등교육 예산에서 그 비율반큼 지원해 주는 게 맞는데 이 기대에 한참 못미칩니다. 지난해 순수재정지원사업만 하더라도 1조4천억원 규모인데 전문대에는 3천억원 지원됐습니다. 20%에 불과합니다. 전문대에 진학하는 학생들이 상대적으로 저소득층과 같이 사회적 취약계층이 많은 것을 고려하면 전문대 지원이 더 확대되는 것이 사회적 기대에 부응하는 것이 아닐가 생각합니다. 이 학생들에게 지금보더 더 관심을 가지고 지원을 해줘야 자신의 주체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전문대를 바라보는 시선이 과거보다는 많이 좋아진 것 같습니다.

“일반대보다 취업률이 5% 정도 높습니다. 전문대에 주어진 역할을 충실해 해온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면서 전문대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하지만 더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자리를 빌려 고3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동료들보다 빨리 사회에 진출해서 자기 자리를 잡고 싶다면 전문대에 지원하기를 권합니다. 우리 영남이공대는 지난 50년간 한결같은 교육철학으로 젊은이들이 꿈꾸는 비전을 이룰 수 있도록 전 구성원들이 노력해 오고 있다는 점을 꼭 알려주고 싶습니다.”

박종문기자 kpj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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