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산단 대기오염·슬럼화 방지 시급”

  • 양승진,손동욱
  • |
  • 입력 2017-09-23 07:31  |  수정 2017-09-23 07:31  |  발행일 2017-09-23 제6면
■ 대구시 첫 찾아가는 원탁회의
토론참가 성서주민 지역문제 진단
산단인근 악취·매연 근원적 해소
다문화가정 문제 등 개선방향 제시
“성서산단 대기오염·슬럼화 방지 시급”
지난 21일 오후 대구시 달서구 이곡동 AW호텔 오스카홀에서 열린 제2회 대구시민원탁회의에서 10대 참가자들이 ‘성서지역을 바꾸는 오만가지 상상-머물러 살고싶은 10년 후 우리마을’이란 주제 토론에 앞서 파이팅을 하고 있다.

손동욱기자 dingdong@yeongnam.com

대구 성서지역 주민들은 ‘머물러 살고 싶은 성서’가 되기 위해선 인근 산업단지의 대기오염 해결과 문화적 다양성 극복이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구시가 지난 21일 ‘성서지역을 바꾸는 오만가지 상상’이라는 주제로 연 2017년 제2회 대구시민원탁회의에서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시급히 해결해야 할 성서지역 현안을 설문한 결과, 응답자 264명 가운데 66명(25%)이 “인접 산단에서 발생하는 악취·매연의 근원적 해소”라고 답했다. 이어 ‘문화적 다양성 극복’(23.3%·62명), ‘슬럼화 방지 등 생활환경 개선’(22.6%·61명), ‘교육 이주 등 공교육 불신 해결’(15.8%·36명) 등 순이다.

이날 대구시민원탁회의는 2014년 회의가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찾아가는 회의’로 열렸다. 토론 패널 참가자 대부분이 성서에 살고 있는 시민들이었다. ‘마을 전문가’를 자처한 이들은 성서지역이 직면해 있는 각종 문제점을 정확하게 진단한 뒤 스스로 개선 방향을 제시해 주목을 받았다.

산단이 밀집해 있는 지역 특성을 반영하듯 토론이 시작되자 마자 30여개의 원탁에선 대기 오염·대형차량 주차 문제와 관련한 의견이 줄을 이었다. 특히 성서산단 내 호산고에 다니는 한 학생이 “구청에선 기준치 이하라고만 이야기를 하고 있다. 하지만 공장에서 나오는 냄새는 환기를 할 수 없을 정도의 악취다. 우린 운동장에서 체육수업도 마음놓고 할 수 없다”고 호소하자 참가자들의 큰 박수가 쏟아졌다. 달서구 용산2동에 사는 김모씨는 “대형차량들이 주택가 골목에서 밤샘주차를 하고 있어 사고 위험이 높다. 행정기관이 차고지를 늘리고 단속도 병행해달라”고 요청했다.

문화적 다양성 문제 해결을 위한 의견도 제시됐다. 조영미씨는 “성서지역 다문화 여성 상당수는 한글 습득 능력이 뒤쳐져 있다”며 “자녀들도 한글을 깨치지 못한 채 초등학교에 입학해 수업 집중도와 학교생활 적응력이 떨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이 같은 문제들을 개인 멘토링이나 사회 교육망을 통해 해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유혜원양(신서초등 6년)은 “우리 학교뿐 아니라 주변 학교에도 한국어를 하지 못하거나 한글을 모르는 외국·다문화 가정 친구들이 많다”면서 “이 친구들이 학교에 적응하지 못해 전학을 가는 모습을 많이 봤다. 이들을 위해 한국어 교육 프로그램 등이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이날 총평을 통해 “대구시 전체의 문제를 다뤘던 지난 10차례 원탁회의와 달리 이번 회의는 자치구·마을 단위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을 고민해보는 시간이었다”면서 “지역의 현안을 가장 잘 아는 이는 공무원이 아닌 그곳에 실제 살고 있는 주민들이다. 대구시는 앞으로도 주민들이 삶 속에서 스스로 문제를 발굴, 해결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는 데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양승진기자 promotion7@yeongnam.com

기자 이미지

양승진 기자

먼저 가본 저세상 어떤가요 테스형
기사 전체보기
기자 이미지

손동욱 기자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사회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