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인協·영남일보 선정 ‘이주의 詩人’ |
낡아 풀리는 바짓단 같은
시절의 발우는
마른 걸레로 잘 닦아 뒤집어 놓으면
수유기 여자의 젖무덤 같다
생전 수식 없는 절제에도
게으름 때문이라며
당신은 가난을 이야기 하셨지만
옻칠장단 시아버님 삶은
나이테 속 나르는 흰배추나비처럼
한생의 발걸음은 가벼우셨겠다
지난한 수행의 진리인
저 발우
중심을 비워서 그릇이 되는 이치가
오늘도 내 소박한 일상에 얹혀
수유를 잃고 너부러진
오염의 주범들을
걱정스레 노려보고 있다
신윤자 시인= 2010년 ‘문장’, 2011년 ‘심상’으로 등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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