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 어린이병원 소아청소년 건강챙기기] 배 아픈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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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11-07 07:49  |  수정 2017-11-10 10:43  |  발행일 2017-11-07 제20면
20171107
<강빈 소아청소년과 교수>

평소에 건강하던 아이가 갑자기 배앓이를 할 때, 중요한 것은 응급상황 여부다.

응급 처치가 필요한 질환은 대부분 증상 자체가 급성으로 나타나고 급격하게 악화되며 발열, 구토, 설사, 혈변, 토혈, 탈수, 처짐 등의 증상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학동기 전에는 장중첩증, 학동기와 청소년 연령에서는 급성 충수염이 대표적인 질환이다. 과거에 장 수술을 받은 병력이 있다면 장 폐쇄를 의심해야 한다. 드물게 급성 췌장염, 요로 결석, 요로 감염 등이 있다.

하지만 응급 질환보다는 급성 장염인 경우가 많다. 응급한 복부 질환 여부를 아이나 부모가 판단하는 것은 매우 어렵고, 급성 장염인 경우도 드물게 패혈증이나 탈수가 급격히 악화되는 경우가 있다. 따라서 복통이 급작스럽게 발생하면서 전신 증상이나 다른 복부 증상이 동반되면 즉시 소아청소년과 의원·병원을 찾아야 한다.

배를 아파한지 오래됐거나 오랜 시간에 걸쳐 간헐적으로 반복적인 복통과 급격한 복통은 차이가 있다. 만성 또는 반복적인 복통의 원인은 많은 경우가 어떤 기질적인 질환이 있어서라기보다 기능성 복통인 경우가 많다.

기능성 복통은 구조적 또는 생화학적 이상으로 설명할 수 없는 만성 또는 반복적인 복통으로 본다. 심리적인 스트레스나 불규칙적인 생활 습관에서 기인하는 경우가 많다. 다른 전신 및 복부 증상이 없으면서 복통만 있는 경우가 많다. 배를 아파하는 위치가 주로 배꼽 주변이나 배의 여러 군데가 아프다고 표현하지만, 일상생활이 가능하고 특별한 조치 없이 복통이 사라지는 특징이 있다.

반면 만성 또는 반복적인 복통이 발열, 구토, 토혈, 설사, 혈변, 식욕부진, 체중감소, 키 성장 저하, 만성 피로, 황달 등의 증상과 동반이 됐거나, 오른쪽 배의 특정 부위가 아프거나, 복통이 점진적으로 심해지면서 저절로 호전되지 않는다면 기질적인 질환을 의심해야 한다.

만성 복통을 호소하는 기질적인 질환 중에는 염증성 장 질환과 음식 알레르기가 최근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다. 염증성 장 질환은 소아 청소년 연령에서 25%가 발생하는 만성 복부 질환 중의 하나로, 크론병과 궤양성 대장염이 대표적인 질환이다.

크론병은 복통, 설사, 체중감소가 주요 증상이고 항문 누공, 키 성장 저하, 사춘기 지연이 있을 때 반드시 의심해야 한다. 궤양성 대장염은 설사, 혈변, 복통이 주요 증상이다. 이외에도 반복적인 구강 궤양, 발열, 원인 모를 관절염이 있을 때에도 만성 염증성 장질환을 의심해야 한다.

음식 알레르기는 식품 알레르기 검사에서 양성인 경우도 있지만, 그러지 않은 경우도 있어 식사일기를 작성해 원인 식품을 찾아야 한다. 또 상복부 통증이 지속된다면 상부 위장관 내시경과 조직검사를 필요로 하는 경우도 있다. <강빈 소아청소년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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